주말농장

부푼 꿈을 안고 시작은 혔씀다마는...

꿈낭구 2015. 4. 9. 21:59

 

 

좀처럼 시간을 내기 어려워 지난 주일에서야 

부푼 꿈을 안고서뤼 새로 시작헌 영농발대식을...ㅎㅎ

 

 

 

울작은형님께서 전원주택지로 오래전 마련하신 경치 좋은 이곳 가까이에

짐승을 키우는 축사가 생기는 바람에

예사롭지 않은 냄쉬 땜시로 집을 지을 수 읎게 되얏답니다.

비가 부실부실 내리는 오후에

위치가 워드멘가~ 일단 함 가보기로 허고 갔었는디

생각보다 집에서 멀다 싶네여.

얼마전 울작은형님께오서 형님 생전 맘놓구  월매든지 심고싶은거 있음 심어보라시기에

형님네랑 함께 원대헌 영농(?)을 계획혔드랬쥬.

근디...막상 가서 봉게로 밭이 생각보다 넘 넓어서 이거 클났쓰요.

게다가 영농구상만 허고 바쁘다보니 차일피일 미루며 너무 게으름을 피웠나

때가 넘 늦어서 나무시장에 갔더니만 묘목들은 다 팔리고 남은거라곤

감나무, 대추나무, 매실나무 등등...

그나마 다음주엔 요것마저 구헐 수 읎을것 같기에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감나무 네 주, 왕매실 두 주를 사고

울형님네는 왕대추 두 주 꺼정 사들고 다시 이곳을 찾었구만요.

우리는 대추는 수확허기도 어려울것 같아서

우선은 손쉬운 감과 매실만 심어보기로 혔쓰요.

단감나무 몇 그루 더 사다가 심어봐야긋는디

워디가믄 살 수 있을랑가...

 


나무시장에서 자상허니 설명을 듣긴 들었음에도

요게 무신 나문지도 헷갈려갖구...ㅋㅋ

더듬더듬 비슷헌 모양끼리 늘어놓고 분별을 혔당게여.

오랜 기간동안 이곳에 농사를 지으신 이웃집 아자씨께 삽을 빌려서

 

 

 구덩이를 파고 어설픈 나무심기에 도전을 혔쓰요.

일단 일러주신대로  삽자루 네 개 기준으로 간격들 두고 구뎅이를 파놓고 시작을 헙니다.

너무 깊게 심어도 안 되고

접붙인 숨구멍이 위로 나와얀단디...

비닐을 조심조심 벗겨내고 감나무부터 심어봅니다.

 

 

 지드란헌 짐승이 출몰헐까봐서

길에서 가까운 앞쪽 부분을 차지허긋다고 떼를 썼더니만

ㅋㅋ울형님은 뒷쪽 차지가 되얏쓰요.

이 푸릇푸릇헌것이 죄다 냉이구만요.

내년 봄에는 이곳으로 냉이를 캐러 와야 쓰긋네여.

이곳에 농사 지으시던 어르신께서 우리의 모냥새가 어리숙혀보였던지

나무심기에 대햐 시방 조언을 허고 기십니다요.ㅎㅎ

이곳은 추운 지방이라서 겨울엔 감나무가 얼어죽을 수 있으니

가을에는 짚으로 옷을 입혀줘얀당먼유.



울형님넨 구덩이 몇 개 파는것도 쉽지가 않으신듯...

여태 한 그루도 못심고 기십니다요.

아무래도 지원을 나가얄 모냥입네당.ㅎㅎ

 

 

 비가 내려서 우산을 씌우느라 지는 입으로만 심고

울신랑 맨손으로 흙텀뱅이가 되야갖구서뤼...ㅋㅋ

시방 심고있는 요것은 새로운 품종이대여.

대봉시 보다 훨씬 더 달고 크기도 더 큰 감이 열릴것이란디

ㅎㅎ앞으로 3년이 지나믄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당만유.

 매실나무도 왕매실이라 알도 굵고 좋다기에 두 주를 사왔씀당.

유기농으로 매실장아찌도 만들고 효소도 담글 생각에 부풀어서 신이 났쓰요.



울형님께서 우리에게 처음 제안을 허셨을때부텀

과연 무엇을 심을것인가를 놓고 궁리를 혔었는디

도라지를 심으믄 3년 정도는 있어야 수확을 헌당게로 그걸 심어볼까

아님 나무를 심어볼까

울형님은 우리 허는대로 따라 허시긋단디 

 우선은 경험도 읎고 섣불리 이것저것 심으려다가는

실패헐 위험이 있응게로

일단은 가장 손이 덜 가는 유실수 위주로 심어보기로 혔지요.

다행히 비가 내려서 나무를 심고 물을 주지 않아도 되어 일을 덜었네여.

 

 

 에구머니...비가 와서 땅이 질척거려 걸음을 지대루 걸을 수 읎을 지경이넹.

졸지에 우리는 모두 흙강아지가 되얏쓰요.

발이 무거워서 질척거리는 미끄러운 밭을 겨우 지나

밭두덕꺼정 오는디 우와~힘이 어찌나 들던지요.ㅋㅋ

 울형님은 새운동화를 신고 오셨는디 흙범벅이 되얏다고 투덜이가 되셨쓰요.

뭣보담두 시급헌 일은 우선 장화부터 한 켤레씩 마련혀야 쓰긋다공...


 

이곳에 도착혀서 우리가 차에서 내리는 순간

쓰나미 맹키로 확 다가오던 고약시런 냄쉬가

우리를 몹시 당혹스럽게 혔씀다마는

ㅎㅎ 나무 심느라 한참을 머물다봉게로 무감각헌것이 신기혔쓰요. 

이렇게 사람은 환경에 적응허믄서 사는건가 봅니당.ㅋㅋㅋ

 

 

차에 올라탈라믄 신발을 벗어얄만큼 깔끔을 떠는 울신랑이

어느새 부리나케 차 바닥에 신문지로 도배를 혔드랑게여.ㅋㅋ

어르신 댁에서 흙 묻은 삽도 씻고 신발도 대충 흙을 씻어내고 혔기에 망정이지... 

 



 

겨우 차 한 대 지나기에도 좁다란 이 길에서

마주오는 차라도 만날 경우에는 난감헌 상황을 우짤랑가 몰긋네여.

울형님은 앞으로 이곳에 컨테이너 박스도 마련허시긋다며

한껏 목소리 톤이 높아지셔갖구서뤼

여그다가는 호박을 심고,

져짝으다가는 들깨를 심을끄나?

부푼 꿈을 두둥실 키우고 계시는디

가만봉게로 아주버님과 울신랑은 여차허믄

우리의 중차대헌 영농사업에서 슬그머니 발을 빼실 궁리를 허시는 눈치라서

은근 부담스러워집니다요.

'인자 니랑 내랑 일루 소풍오믄 좋긋쟝?'

ㅎㅎㅎ

울형님 지를 넘 의지허시는디 

집에서 10여분 거리인 우리 주말농장에 일 주일에 한 번 가서 가꾸는것도 쉽잖은디

맘 먹고 와야헐 먼 거리꺼정 과연 얼마나 자주 올 수 있을랑가 몰긋네여.

주말이나 틈만나믄  산으로 바다로 싸돌아댕기기를 즐기는 우리네가

과연 이 영농사업을 지대루 해낼 수 있을랑가 은근슬쩍 걱정도 됩니다그려.

밭꺼정 내려와 온통 휘젓고 댕긴다는 멧돼지 출몰도 걱정이고 말여라.

밭에서 봤던 멧돼지 발자국이 워찌케나 우람헌지 등골이 싸혀졌당게여.

그나저나 이 넓디넓은 밭에다가 무얼 심는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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