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영농개시

꿈낭구 2015. 4. 28. 21:17

 

 

올봄엔 싸돌아댕기다가 영농사업이 한참 늦어졌씀당.ㅋㅋ

해마다 밭을 갈어엎고 거름을 주고서야

진정헌 영농개시를 허는지라

지주냥반 영농시작을 알리는 기별이 읎어서리

여태 느림보 거북이 맹키로 있다가

어여 모종을 사다 심어얀다기에 지난 주말에야 이케 뒷북을 치게 됐구만요.

 

 

 

찬란헌 봄날에 산으로 들로 가고픈 곳이 월매나 많은디

황금거튼 주말에 영농을 혀얀다니...

허지만 뭣이든 다 적절헌 때가 있는벱인디

영농사업을 한읎이 미룰 수가 있어야쥬.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휘다닥 영농사업을 허고

곧바로 지리산 둘레길을 걷든 워디를 가든허자고 작당을 허고

그야말로 눈꼽만 띠뿐지고 재래시장을 안 갔긋써라잉?

그란디...그 가까운곳에 투구봉이라는 곳에 꽃이 한창이라는 정보를 입수혔쓔.

꽃동산이란디 그야말로 눈이 부시게 철쭉과 겹벚꽃이 만발을 혔더이다.

이른 시간인디도 사람들이 엄청 몰려들어서

한 바퀴 돌아보고 장을 보려구요.

 

 

 

와따미~~!!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탐스럽게 매달린 꽃들이 눈이 부십디다요.

 

 

 

 

지난주부터 싸리꽃으로 뒤덮인 산이 무쟈게 아름답단 소문을 들은터라

걍 지나칠 수 있어야지요.ㅎㅎ

 

 

 

 

 

 

 

 

아름다운 꽃길을 걷노라니 눈이 엄청 호강헙니당.

웨딩촬영중인 청춘남녀들도 눈이 즐겁고

이른 시간인디도 이케나 사람들이 몰려드는디

주말이라서 한옥마을의 관광객들꺼정 몰려들믄

북적북적허긋드랑게여.

 

 

우리의 목적은 재래시장에서 영농에 필요헌 모종을 사는것인지라

새벽시장이 선다는 이곳 천변주변의 장터귀경은 눈으로만 허게 되얏네여.

꽃귀경허고 내려왔더니 새벽시장이 파장이군요.

 

 

배가 출출허니 ㅎㅎ 남부시장에서 전주 콩나물국밥을 사먹기로 혔쓰요.

요렇게 정갈헌 밑반찬들과 보글보글 뚝배기에 담겨져 나옵니다.

 

 

수란이 곁들여져 나오는디 뚝배기에서 조금씩 덜어다

수란에 넣고 김을 잘게 뜯어넣고 먹으믄 고소~허니 아조 맛나지요.

배가 만땅꼬가 되야갖구서리

모종을 이것저것 사다봉게로 7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허게 되얏쓰요.

 

 

 

우리 주말농장에 당도혔을때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떠서 땡볕에 이 잡초들을 어찌혀얄까

당혹스럽기 한량읎었지만

깔개를 깔고 앉어서 커다란 임금님 우산(?)을 어깨다 걸치고

풀을 뽑기 시작허는디 어흐...

구슬땀에 발등이 깨지게 생겼쓰요.

 

 

시장서 오는길에 거름 두 포대를 사다가 뿌리고

이제 삽으로 땅을 파서 고르는 중이랍니다.

지주냥반네는 아직도 영농개시를 안 혀서

ㅎㅎㅎ우리가 먼저 시작헌만큼

부러움을 한몸에 받게될 먹거리 생산에 열을 올려봅네당.

 

 

작년에 한 줌 사다가 심었던 인디언감자가 드믄드믄 새싹을 드러내고 있구만요.

행여 밟히기라도 헐까봐서 돌로 표시를 혀뒀쓰요.

 

 

 

요것이 바로 초석잠입니당.

작년에 초석잠 씻어냈던 흙탕물을 화분에 버렸는디

용케 거기서 싹이 돋아나서 주말농장에다 옮겨 심었던것이라우.

참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이 절로 납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근대도 뾰족뾰족...

 

 

요것은 신선초라고혀서 얻어다 심은것인디

이게 어찌나 세력이 왕성헌지

조만간 이 밭두렁을 죄다 점령허게 생겼쓰요.

 

 

 

치커리도 작년에 심은게 새로 움이 터서 요렇게 이쁘게 올라왔군요.

요거 샐러드로 먹기에 딱 알맞은 크기구만요.

 

 

가지가지 다양헌 모종들을 요렇게 사갖고 왔씀당.

 

 

요것도 쌈싸먹음 맛나긋져?

 

 

올해 새로운 도전은 바로...

요즘 각광을 받고있는 그라비올라.

요게 상당히 비싸서 모종 두 개를 시험삼어서 심어볼라구여.

 

 

 

고추는 종류가 하도 다양혀서

모종만으로는 분별이 쉽지않어서 각기 이름을 써갖고 왔다우.

일반고추, 당조고추, 아삭이고추, 오이고추, 꽈리고추,

그리고...올해 신품종인 가지고추...

왠 고추가 시커멓드랑게여. 컬러푸드가 대세인 요즘에

요것이 인기가 치솟는다기에 거금을 주고 모종 두 개를 사왔지요.

 

 

 

풀과의 전쟁을 피허기 위해서 비닐을 씌우고

사갖고 온 모종을 심기 시작혔쓰요.

 

 

ㅎㅎ요게 바로 잎을 따서 차로도 우려내 마신다는 그라비올라라는 모종입니당.

 

 

 

가시오이도 심고 조선오이도 심고...

그나저나 이 철망 바깥에다 심어얀거 아뉴?

저보구 총지휘 감독허라고 불러쌌는디

이 영농이 한두 해도 아니고 알어서 소신껏 심으라고 혔등만

아 글씨...

이 철망을 시방 마악 이쁘게 돋아난 밭두덕의 취나물 위여다가 던져놨기에

갸들 행여 다쳤을까봐 살피고 있는 참에

요렇게 어정쩡헌 위치여다 오이를 심고

아직 때이른 지주용 철망꺼정 벌써보톰 갖다가 이케 세워놨네여.

지주냥반 보믄 틀림읎이 한소리 듣게 생겼쓰요.ㅋㅋ

 

 

요것은 애호박인지 오이인지 분간이 안 되능먼유.ㅋㅋ

느낌상으론 애호박 같으요만...

 

 

대추토마토는 빨간색과 노란색 두 종류로 샀지요.

올해는 순 집어주는것을 지대루 배워갖구 어설프게 한데 뒤엉키지 않고

반듯허니 하늘바라기로 곧게 자라게 만들어 볼 참여라.

 

 

 

가지도 네 개 사왔는디 과연 주렁주렁 많이 열릴랑가...

작년에는 재미좀 봤지라.

 

 

 

정성들여서 심고 물을 흠뻑 주고 돌아와서는

기진맥진 둘다 그대로 뻗어뿐졌쓰요.

늦은 즘심을 가까스로 챙겨먹고는

올해부터 새로 일을 벌인 울형님께서 주신 밭에다 심을라고 사온 단감나무를 심으러 가기로...

 

 

 

지난번 감나무랑 왕매실을 심었던 형님네 밭에는

요렇게 냉이가 꽃을 피워 참말로 이쁘네여.ㅎㅎ

너무 멀기도허고 감당키 에롭다시며

슬그머니 이 영농사업에서 발을 빼신 아주버님을 뒤이어

울신랑 역쉬 넘 넓은 밭두렁에 기가 질리는지

슬금슬금 물러설 궁리를 허십니다요그려.

저 역쉬 너무나 무성헌 이 냉이꽃밭을 보닝게로 걱정이 앞섭니당.

 

 

단감모종을 네 주 사다가 형님네 두 주

우리꺼 두 주 구뎅이를 파고 심고 물을 주는 사이에

형님과 저는 이 두릅나무에서 두릅을 따느라고 단재미가 났쓰요.

그 아래로는 머위가 한창 올라오고 있씀당.

해가 기울도록 신바람이 나서 두둑허니 수입을 잡어갖구 돌아와서는

고만 지가 감기몸살로 몸져 누웠당게여.

어쿠야...시방 온몸이 쑤시고

기침이 나고 목이 아프공...

이래갖구서야 워디 밥빌어묵고 살긋냐고

삽질 몇 번에 허리다 찜질팩을 휘감고 누워 낑낑대는 남푠과

초저녁부터 끙끙 앓아누워버린 우리가 서로 마주보믄서 낄낄거리고 웃었네여.

과연...이 영농을 성공적으로 헐 수 있을랑가...

속도 모르고 울형님은 그곳에 갖다놓을 컨테이너 박스를 알아보라십니당.

그곳에는 멧돼지가 자주 출몰혀서 감자나 고구마나 옥수수나 그런것은 꿈도 못꾼대여.

길가 쪽의 손바닥만큼의 밭에다가 도라지 씨앗을 두 봉다리 뿌려놓고 왔는디

꽃이 필 때쯤 소풍삼어서 가볼까 헙니다만

아무래도 넘 자신이 읎어지능먼유.

ㅎㅎㅎ앞으로 3년 후에는 주렁주렁 열린 열매들 수확허는 재미를 누릴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