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눈부신 봄

꿈낭구 2011. 4. 21. 23:50

학원끝나고 돌아오는 천변에는 요즘 내 눈길을 사로잡는것이 한 둘이 아닙니다.

나물을 캐느라 엎드린 사람들의 울긋불긋한 모습은

마치 형형색색의 꽃인듯 강둑을 따라 아름다운 풍경의 한 몫을 하곤합니다.

바람에 나풀대며 흩어지는 버들강아지 꽃이며

납작 엎디어 핀 샛노란 민들레꽃이며

이제 마악 피기 시작한 토끼풀꽃은 향수를 자아냅니다.

꽃반지도 만들고 꽃시계며 화관까지 만들며 놀았던 어린시절 추억에

하마트면 집으로 가는길을 지나칠뻔 하였지요.

이래저래 한눈을 팔며 집에 도착하니

울신랑 다짜고짜로 어딜 데리고 간다며 퇴근하자마자 서두르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수양벚나무를 며칠전 출장 다녀오며 보았다지요.

이걸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들뜬 모습으로 서둘렀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멋진 꽃구경을 하게 되리라곤 생각 못했는데...

와우~완죤 감동입니당.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되는 이문재님의 시가 생각났어요.

 

 

이 꽃길을 지나며

떠올린 얼굴이 바로 아내였다는 사실에

또한번 감동입니당...

 

 

추욱 늘어진 가지끝에 매어달린 꽃들이 얼마나 낭만적인지요.

함박눈이 쏟아져 내리는듯 잠시 착각을합니다.

이 꽃들이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는데 황홀해서 어찌할바를 모르겠어요.

영혼까지 포위당할것 같은 이 눈부신 봄을 어이합니까.

 

 

꽃길을 계속 달려 송광사 입구의 벚꽃터널로 들어섰지요.

강변쪽을 향한 나무들은 공사하느라 옮겨심은 탓인지

예년의 아름다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만

그래도 퍽 아름다운 해질녘 풍경입니다.

 

 

산사의 봄이 이렇듯 화사하니 황혼녘의 이시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네요.

 

 

이곳의 산벚은 어찌이리 아름다운지요.

눈을 돌리는곳마다 파스텔화로 그려진 작품같아요.

각기 다른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이 조화로운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입니다.

 

 

이 봄이 가기전에 꽃들에 흠뻑 취해버린 우리는

마음조차 화사한 분홍빛으로 물들어

매일매일의 삶이 기쁨과 감사로 넘쳐나겠지요?

 

 

연두빛 새 잎을 그냥 지나칠 수 있남요...?

 

*만화방창 호시절에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기운차게 세상을 덮으며 진군해 오는

저 푸른 새 잎들을 보지 못하면

당신이나 나나 신선이 되기는 다 글렀다*

이런 글귀가 딱 어울리는 시점이 아니겠는가 말입니다.

 

 

우리가 만나본 산벚이 그려낸 풍경중 이곳처럼 아름다운 곳을 보지못했어요.

 

어디로 눈을 돌려도 그대로 수채화같은 풍경이니 말입니다.

산자락 여기저기서 그려내는 눈부신 봄이 머무는 동안

이곳에 시간을 붙잡아두고 그려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요.

절정에 이르른 이곳을 실컷 마음에 담아가야쥐~!

그래서 때로 고단하고 마음속에 잔물결이 일어날때면

가만히 꺼내어보면 마음이 말랑말랑 해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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