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신록예찬

꿈낭구 2011. 5. 2. 22:25

황사가 극성을 부리는 요즈음

집안에만 갇혀있으려니 넘 답답해요.

요 며칠동안 즐기던 산행도 못했고

도무지 산에 얼마나 푸르름이 짙어졌는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쥬~~

마스크와 모자로 중무장을 하고

크게 무리되지 않는 코스로 늦은 오후 시간에 내남자와

모처럼 시간을 냈답니다.

 

 

세상에나...이렇게 어여쁘게 꽃을 피우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더라니까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꽃입니다.

이곳에 그냥 하염없이 머물고 싶었어요.

 

 

해마다 만나는 찬란한 모습인데도

여전히 이렇게 송이송이 꽃을 매달고 뭇 심령들을 잡아 흔드는데

고만  이 아래 서면 누구라도 오월의 신부 만큼이나 어여쁜 모습이 되지 않겠어요?

위로 올려다보면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비가 조금 내렸다고 숲 속에선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흘러 넘칩니다요.

크고 작은 폭포들이 시원스레 쏟아져 내리는데

등줄기에 살짝 한기가 느껴집니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아리따운 꽃들과 눈을 맞추느라

자꾸만 걸음이 느려집니다.

숲속 다람쥐와 놀고있는데 한 줄기 바람을 타고 온 향기로운 더덕이 우리에게 숨바꼭질을 청하네요.

두리번~두리번~

술래가 되어 근방을 살펴보지만 좀체로 귀허신 몸을 드러내 보이질 않는군요.

너무 깊이 숨어 이제 술래가 시들해서 돌아가버릴거라고 엄포를 놓는데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 매직벤치.

잠시 이곳에 길게 드러누워 싱그러운 푸른 잎 사이로 하늘을 바라봅니다.

아~!

우리가 하루를 살면서 이런 하늘을 과연 몇 번이나 만날까요.

우리조차 숲의 나무가 되고 두둥실 구름이 되고 아득한 하늘이 되는 이곳.

 

 

새들의 지저귐과 계곡의 물소리까지 덤으로 안겨주시는 울아부지...

이곳에 앉아 잠시 그분께 우리의 마음을 내어드립니다.

자연을 통해 말씀하시는 그분께 찬미하며

우리 또한 신록예찬으로 화답을 하였지요.

정녕 아름다운것을 마주하게 될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

감사~

살아있음에...

느낄 수 있음에...

그분의 자녀임에...

너무나 행복한 오후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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