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디저트

진달래화전

꿈낭구 2011. 4. 23. 20:36

이렇게 화사한 봄날

아이는 새학년이 되어 처음 보게될 시험을 앞두고

책에 머리를 파묻고 지내니 봄이 오는지 가는지도 모르고...

코앞으로 다가온 셤인지라 어디 한눈을 팔 마음의 여유도 잃은듯합니다.

맘이 짠해져서 오늘은 딸아이를 위해서 진달래화전을 부쳐주려구요.

 

마침 찹쌀죽을 쑤고 남은 찹쌀가루가 있어서

익반죽을 해서 먹기좋은 크기로 진달래꽃을 한 잎씩 얹어 부쳐보기로 합니다.

 

냉장고 속에서 이틀이나 보낸 진달래꽃이라서

쬐끔 덜 예쁘지만 그래도 이 화전을 부쳐주려고

지난번 산행때 행여 꽃이 망가질까봐 등산복 모자안에 몇잎 따서 넣어가지고 왔었거든요.

 

간식으로 가져다주면 얼마나 좋아할까 딸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며

엄마의 마음을 여기에 가득 곁들입니다.

노릇노릇하게 부쳐낸 화전에 설탕을 솔솔 뿌려주고

이렇게나마 봄을 만나게 해주고 싶어서 궁리를 해봅니다.

해마다 봄이면 이렇게 화전을 부쳐주곤 했는데

요번엔 이 화전에 시 한 수를 곁들여줘야겠어요.

아이가 깔깔 웃을만큼 재미난 시가 있거든요.

김용택 시인의 진달래.

 

'염병헌다 시방.

부끄럽지도 않냐

다 큰 것이 살을 다 내놓고

훤헌 대낮에 낮잠을 자다니

연분홍 살빛으로 뒤척이는 저 산골짜기

어지러워라 환장허것네

저 산 아래 내가 쓰려져불겄다 시방'

 

먼 훗날에 봄산에 진달래가 피면

이런 추억들을 떠올리며 엄마를 그리워할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