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디저트

추억의 파전

꿈낭구 2011. 4. 24. 14:23



요즘 우리집 주말농장 쪽파로 날마다 파잔치를 벌입니다용.

우짠일인지 요새 의욕이 차고 넘쳐갖고서리...

이러다가 몸살 나는건 아닌지.ㅎㅎㅎ

 

어제 남겨둔 쪽파를 이용해서 오징어를 넣고 파전을 부쳤답니다.

조갯살이나 굴을 넣고 부치면 더 맛있는데

울딸랑구는 조개와 굴을 한사코 마다해서 대신 오징어를 이용했어요.

예전에는 이렇게 파전을 부치고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우리집에서 작은음악회를 열었더랬죠.

전원주택이라서 늦은밤까지도 참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었는데 말입니다.

그 당시 벚꽃이 피는 내내 우리집엔 손님이 끊이질 않았었지요.

 

텃밭에 심은 파로 이렇게 파전을 부치는데 재료만 준비해두면

손님들 스스로 부재료들을 사들고 찾아오곤 했더랬죠.

당시에는 남녀를 불문허고 에프런을 입고

누군 반죽담당, 누군 오징어썰기, 또 누구는 부치기선수...

그중엔 유달리 프라이팬을 잘 다루던 이가 있었지요.

적당히 익었을때 프라이팬을 높이 들어 뒤집기를 할때면

거의 예술에 가까워서 우리 모두는 '우~우~!'함성을 질러대곤 했더랬어요.

이렇게 재미나게 공동작품으로 파전을 함께 부쳐먹던 잼난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러구나면...

피아니스트의 반주가 시작되고

테너솔로 소프라노 솔로...바리톤의 쵸콜릿 같은 달콤헌 노래로

슈베르트의 세레나데가 흐르면

우린 기냥~~!!

어디 그뿐인가요?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우리모두는 약간 각도를 틀어 옆으로 서서

뚜와리 와리 와리로 반주를 넣어가며 증말 재미났었는데 말입니다.

 

조만간 또 그 시절을 추억하며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올테지요?

어떤때는 참 아파트라는게 답답해지곤 하지요.

우리집 piano가 빛을 내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요.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 그런 여유로운 삶을 누릴 때가 오겠지요?

그래도 언젠가 다시 돌아갈 곳이 있다는게 큰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