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워따매~!! 십 년 감수 혔쓰요.

꿈낭구 2016. 2. 5. 13:33


이게 왠 황당 씨츄에이션인지 감이 잡히셔라잉?

워따매~!!

지가 오날침으 기냥 십 년 감수 혔당게라.

이렇게 놀라기는 생전 츰였쓔.

이게 어케 된 일이냐믄요...

인자 명절도 다가오고 혀서 뭔가 준비를 좀 혀얄거 아니긋써라?


울 큰형님께서 지가 좋아허는 무시래기를 몽땅 싸주셨거덩요.

마침 냉동실 정리허다가 민물새우를 발견허고 무시래기 넣고

새우탕을 끓일라고 시래기를 삶기 전에

압력솥에다 물을 시래기 잠길 정도만 붓고

잠깐 가열을 혀서 따땃혀지믄 꺼뒀다가

시래기가 충분허게 불으믄

 오후쯤에 압력솥에 본격적으로 삶을 작정으루다

올려놓고 뒷베란다에 나갔다가

이것저것 정리허다 고만 깜빡 잊어뿐지규.

갑자기 주방쪽에서 굉음이 나서 아차~! 싶어서 뛰어들어왔등만

순식간에 앞도 안 보이게 주방 가득헌 수증기가 화산 폭발허드끼 무섭게 치솟아 오르지뭡니까?


그 곁에 있던 아침에 밥을 혔던 작은 압력밥솥으로 시래기의 파편이 튀어

ㅋㅋㅋ이렇게 밥솥 전체가 덕지덕지...

심지어는 한참 떨어져 놓여있던 무선전기주전자도 시래기 파편을 뒤집어쓰고...ㅋㅋㅋ

압력밥솥에서 이렇게 무시래기가 밖으로 탈출혀서 너덜너덜헌것이

그때 상황이 얼마나 끔찍헌 상황이었나 보여주능만요. 

에구머니...너무나 놀라서 가심이 벌렁벌렁혀서 비명을 질렀드랬쥬.

그 와중에도 그대로 놔두고

밖으로 줄행랑 치기 보다는 글두...뭔가 스스로 해결을 혀얄것 같어서

일단 가스를 잠그고 모든 문을 열어서 신속허게 수증기를 빼내고 팬을 돌려서

무서운 기세로  하염읎이 증기기관차 맹키로  빠져나오는 김이 다 빠져 나가기를 지달렸쓰요.


근디 문제는 김이 다 빠져 나간 뒤에 뚜껑을 열려고 헝게로 꼼짝도 안 허요잉.

혼자서 압력밥솥을 부등켜 안고 워뜨케든 열어볼라고 씨름을 허다가

오호라...손잡이를 분해허는 방법이 있었고낭~!

드라이버를 갖다가 조심조심 돌려보니까

그제서야 뚜껑이 열릴 조짐이 보입디다요.

압력솥 안의 시래기들은 바깥의 사정과는 달리

그리 험상궂진 않더이다.

아마도 시래기 이파리 부분이 압력솥의 김 빠져나가는 부위를 막았던 모냥입니다.

그랴서 높아진 압력을 못견뎌서 폭발음을 내고

추가 기울어지믄서 속에 있던 김이 일시에 빠져나오믄서

파편들이 용암분출허듯이 튀어 나왔던가 봐요.


아침내동 주방 바닥이며 벽이랑 씽크대랑 가스렌지 주변으로 분출된 시래기 파편을 청소허느라고

월매나 심들었나 몰루.

덕분에 손잡이 꺼정 윤기나게 빤질빤질허니 목욕을 시켰구만요.


지가 엊그저끄도 이렇게 일을 저질렀거덩요.

3중 스텐냄비여다가 천일염을 볶아서

실리콘 냄비받침을 두 개나 깔고 요 발매트 위에 놓고 절구로 냄비째 끌안고

빻았거든요.

아래층에 피해 안 줄라고 요 폭신헌 매트 위에서 일을 벌였던 것인디

헉~~!

실리콘 깔개는 멀쩡허구만 깔개 밖으로 냄비의 뜨거운 열기를 못견딘 매트가 녹아서

냄비바닥으로 찰싹 달라붙응규.

다행히 매트를 양면으로 쓰는거라서 시치미를 띠고서뤼 매트를 온전헌 쪽으로 뒤집어 놨는디

문제는 냄비바닥에 달러붙은 것을 워뜨케 제거를 허느냐쥬.

혼자 해결헐라다가 도저히 못허고 남푠의 도움을 받어야혀서 이실직고를 혔는디

오늘 또 다시 이케 일을 저질러서 이 일이 발각되는 날에는

이거 지가 체면이 말이 아니긋잖우?

맨날 집에서 이렇게 일을 저질러서야 워디 남정네가 맘 놓구 밖에 나가 일을 보긋냐구요.

요새 지가 감기몸살 후유증인지 몰라도

긴장감이 줄고 자꼬만 게으름을 피우고 나사도 조까 풀어놓고 지냈네뵤.

오늘 십 년 감수헌 이 사건을 교훈삼어서

정신 바짝 챙겨서 인자보톰 설명절 준비에 박차를 가헐 요량입네당.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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