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완두콩이 벌써 요렇게...

꿈낭구 2016. 4. 12. 09:18


베란다 화분에 심었던 완두콩이 어느새 이렇게...

꽃이 진 끄트머리에서 요렇게 앙증맞은 꼬투리가

주렁주렁 매달렸지 모야용?

아구구...넘 기특허구 이뻐서 마구마구 자랑허구 싶어졌쓰요.

두메부추라는 야생부추와 일반 부추도 기를 쓰고 올라오고 있구만요.

아무래도 비바람과 햇볕을 직접 받고 자라는 식물들과는 비교가 안 되긋지만

나름 정성을 쏟은 만큼 이렇게 답장을 보내주고 있으니

생명의 신비를 가까이서 날마다 마주허고 있어 행복헙네당.

그사이에 어느새 천리향도 꽃망울을 여기저기서 터뜨리기 시작해서

이 향기로운 꽃향기가 베란다에 가득해요.

아...이 꽃향기를 한아름 보내드립니다.ㅎㅎ

오후 햇살을 받고 모두들 맘껏 해바라기를 허고 있구만요.

잎깻잎은 다섯 번 정도 따먹었당게여.

마트표 깻잎은 씁쓸헌 맛이 나던디

요것은 깻잎향이 아주 기냥 끝내줍니당.

어저끄 아이들과 함께 이렇게 시간을 보냈지요.

두 주 전에 완두콩 모종을 심은게 제법 자라서

지주를 세워줘얄것 같지요?

한 옥타브 높아진 아이들의 재잘거림에

꽃박스 속의 채소들이 놀라긋어라.ㅎㅎ

도시의 아이들에겐 이런 원예활동이 마냥 신기헌 모냥입니다.

날마다 물을 주고 월매나 정성을 쏟는지 모른다믄서

아이들 정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좋아허십니다.

수확허기 전에 무성허게 자란 처음의 인증샷을 남기지 못헌게 아쉽...

케일 잎사귀 뒷쪽에 배추흰나비가 알을 금세 낳았나봐요.

배추흰나비의 한살이인 알에서 애벌레로 다시 번데기로

번데기에서 성충이 되어 다시 짝짓기를 통해 알을 낳는 과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관찰일지를 쓰도록 혔는디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보고 느끼고

과정을 지켜보믄서 배우는게 훨씬 집중도도 높고 흥미로워해요.

너무 밀집된 완두콩을 옮겨심음 좋긋는디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운동장조차 넉넉찮은 도시 학교에서는

손바닥만헌 실습지 조차도 여의치 않네여.

상추 잎을 따는 방법을 그렇게 알려줬건만

한쪽 모듬에서 루페로 배추흰나비 알을 관찰허는 사이에

우듬지꺼정 싹뚝 이렇게 민대머리를 순식간에 만들었드랑게여.ㅎㅎ

이 아이들은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것입니당.

식물의 광합성에 대해서도 산교육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점심때 직접 가꾼 쌈채소로 쌈을 싸먹을거래여.

소쿠리에 고사리 손으로 수확헌 쌈채소를 담아갖구

서로 들고 가긋다공...ㅋㅋ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서 베란다텃밭을 만들자고 헐지도 몰긋네여.ㅎㅎ

다음 시간에는 과채류도 심고

손수 가꾼 재료들로 샌드위치도 만들어 먹을 생각에

아주아주 신바람들이 났드랑게여.

완두콩에 이쁜 꽃이 피고 콩꼬투리가 생기믄 아그덜이 월매나 좋아헐것여라.

그 환헌 얼굴을 상상만 혀두 저는 즐겁고 행복허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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