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가 한창이지요?
울 시골집에 세들어 살던 분이 십여 년 만에 내집마련을 혀서
갑작스럽게 이사를 가게 되얏네여.
그랴서 지가 그동안 일들이 많었구만요.
겨우 보름 남겨두고 갑자기 이사를 헌다고 연락이 와서 황당혔당게여.
처음엔 정원도 우리가 살때보다도 더 이쁘게 잘 가꾸고 사시기에
내집이다 생각허고 편히 사시라고 그동안 맘 탁 놓구 믿거라 혔등마는
ㅠㅠㅠ 너무나 내박쳐두고 살았던지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한숨이 나왔쓰요.
오래전 태풍에 쓰러진 향나무들이 담벼락에 기대어 가까스로 생을 연명허고 있고
대문 열고 들어서믄 쫘악 있어야헐 잔디는 온데간데 읎고 잡풀만 무성~~
정원의 꽃나무 밑에다는 맥문동을 심어 완죤 맥문동 밭이 되야서
그 세력에 시달린 꽃들이 죽어가고 있었지요.
뒷마당 뜨락에 있던 갖가지 과일나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ㅠㅠ 실내는 더 가관이더라구요.
왠 못을 그렇게 닥치는대로 박고 살었는지 거실에 박힌 못을 대충 세어봤더니 50개가 넘어요.
아니...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요?
너무나 기막혀서 속상허고 화도 나고...
암튼 그랴서 우리가 당분간은 두 집 살림을 혀야쓰게 생겼쓰요.
바닥재나 도배 정도만으로는 세를 내줄 수 읎을 정도라서
대충 정리를 혀놓구서 대대적으로 손을 봐야쓰게 생겨서 견적을 받어볼라구요.
울딸랑구 어릴적 수레국화 만발헌 꽃밭에서 숨바꼭질놀이를 허던 생각이 납니다요.
울집 뒷마당의 살구나무는 흔적도 없어졌는디
옆집 살구나무에서 떨어진 살구가 어찌나 많은지...ㅎㅎ
갑작스런 소나기에 다 익은 살구들이 죄다 떨어져서 오렌지빛 꽃이 핀것 같으요.
줏어다가 이웃들과 나눔을 허고도 많아서 살구잼을 만들었어요.
새콤달콤헌 살구잼을 만들었는딩 겁나 마시쪄용.ㅎㅎㅎ
재료 : 살구(씨 제거혀서)2kg, 설탕600g
주말에 지리산으로 달음질허던 발걸음 대신 아침 일찍부터 작정을 허고 정리를 하러 시골집에 갔지요.
전기주전자랑 코펠세트도 챙기고 도시락도 싸고 간식거리도 챙겨서
아침 일찍 나서믄서 사다리랑 이것저것 사들고 갔었지요.
우리의 신혼시절부터 울딸랑구 학교 들어가기 전꺼정의 추억이 담긴 정말 이쁜 집이었드랬는딩...
대문에서부터 제초작업을 시작허고 울신랑은 거미줄 제거부터 시작을 허다가
쉬엄쉬엄 떨어진 살구를 먹음시롱 우리의 오랜 추억을 떠올려보기도 혔쓰요.
ㅋㅋㅋ타임머신을 타고 딸랑구 놀이터가 되얏던 계단에 앉아서 살구를 한 바가지나 먹었네여.
완숙되어서 떨어진 것이라서 신맛이 없이 아주 달달허니 참 맛있더라구요.
이웃들과 나눔을 허고 남은걸루다 요렇게 살구잼을 만들었다우.
말랑허니 익은거라서 씨를 빼는게 누워서 떡먹기야용.ㅎㅎ
오일스킬렛에 가득~~요렇게 살구 2kg을 넣고
230도에서 바포밸브 울릴때꺼정 끓였더니
요렇게 되얏어요. 남실남실~~!!
설탕 600g을 넣고 섞었더니만 넘치기 일보직전입니당.
달달헌 살구냄쉬가 집안 가득해서 너무너무 좋아요.
이제 170도로 낮추고 뚜껑을 연 상태로 30여분 두고
오며가며 심심허믄 한 번씩 나무주걱으루다 한 번씩 저어주다가
졸아들기 시작허믄서 농도가 날 즈음에 130도로 15분 정도 두었더니
아주 새콤달콤헌 맛난 살구잼이 되얏당게여.
남은 살구는 요렇게 건조기여다 말려서
말캉헌 상태로냉동실에 넣어뒀지요.
생각나믄 꺼내서 요거트에도 넣어먹고 샐러드에도 넣어볼라구요,
집에 있는 병이란 병은 다 출동을 헌것 같구만요.ㅋㅋ
찬물에 떨어뜨려봐서 잼이 풀어지지 않으면 다 된거랑게여.
병에 담기전에 찍었어얀딩...
열탕소독헌 빈병에다 가득가득 담고도 요만큼 남았네여.
요것은 완죤 유기농 살구잼잉게로 선물헐라구용.
먹을때마다 저를 생각허긋져? ㅎㅎ
나머지는 요 자그만 글라스락에 담았는딩
ㅎㅎ 요거트에 섞어서 먹공
오며가며 수시로 요렇게 떠먹게 된당게여.
향기가 아주 끝내주고요 적당허니 달믄서 새콤헌것이
은근 중독성이 있네뵤.ㅎㅎ
개인적으로 저는 딸기잼 보다 새콤달콤헌 살구잼이 훨 맛있구마는
울신랑은 신맛이 난다공...
아무래도 설탕이 살구에 비해서 덜 들어간것 아니냐믄서
설탕을 더 넣었어야는거 아니냐구...궁시렁 궁시렁~~!
오일스킬렛을 이용혀서 만드는 잼은
보통 잼 만들때 재료와 설탕의 분량을 거의 동량으로 허는것과는 달리
설탕의 양을 파격적으로 줄여서 잼을 만들 수 있다는게 큰 매력입니당.
원래 새콤헌것을 좋아허는지라 말랑헌 살구여다가 약간 단단헌 새콤살구를 몇 개 넣었더니만
아마도 그래서 신맛이 나는것 같구만요.
ㅎㅎㅎ 예전에는 신맛 가득헌 살구를 맛나게 먹었었는디
시디신 살구를 맛나게 먹는 제모습만 보구서도 입속에 침이 고인다고~~
아마도 지난 봄에 만든 사과잼과 딸기잼은 울신랑 전용 잼이 될것같으니
'앗싸봐리~~!! 살구잼은 죄다 내꺼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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