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이 특수밥을 어찌헌다요.

꿈낭구 2011. 5. 20. 22:32

지난번 놀러가서 쑥을 캤는디...

울신랑 한사코 빤닥빤닥 꾀를 냄서 전진을 하자는디

지천으로 널린 이 쑥들을 두고 발길이 워찌코롬 떨어진다요.

칼도 없이 손으로 쥐어뜯다보니 손톱 밑이 시커먼스~~!

이걸루다가 애탕국도 끓이고 개떡도 쪄먹고 쑥버무리도 만들어야징...

신바람이 나서 쪼그리고 앉아 열심휘 쑥을 뜯었더니

보다못헌 울신랑 아무래도 쉽게 일어설것 같지 않은 폼새에

마지못해 도와준답시고...ㅋㅋㅋ

 

히히히...이 등산복 주머니마다 꿍꿍 눌러담게 캐야 일어난댔등마는...

그란디 몇쪼금 못가서 또 꾀를 냅니다요.

이건 쑥이 아니고 국화라고...

이거 잘못 캐다가 온식구들 부작용 나게 맹그는거 아니냐며

또 방해공작을 펼칩니다요.

쑥이 넘 실허다봉게로 눈썰미 없는 이들은 혹~ 착각헐 수도 있으까잉?

국화에서 쑥냄새 나는거 봤냐고 코에 들이밀었더니

할 수 없이 다시 쪼그려앉은 참이여라.ㅋㅋㅋ

 

 

캐는것도 캐는거지만 씻는것도 만만치 않으요잉.

씻고 또 씻고...칼도 없이 손으로 쥐어뜯다보니 다듬어서 씻기까지도 제법 손이 갑니다.

끓는물에 데쳐서 냉장고에 넣어두고는

시간을 내서 맛난 간식으로 자랑을 허리라 맘을 먹었었구만요.

그러다가 날을 잡어 실행에 옮기기로 했는디...

어제 너무나 바쁘고 고단헌 나머지

쑥을 넣고 개떡을 만들려고 쌀을 담가두고 학원에 갔다 왔는데

저녁에 너무 늦어져서 방앗간에 못가고

아침에 살펴보니 이를 워쩐다요잉~~

쌀에서 살짝 냄새가 납니다.

어제 날씨가 좀 더웠나요?

특히나 어젯밤에 후텁지근해서 고만 쌀이 살짝~

썩 기분좋은 상태가 아닌데 떡을 만들 분량이니 이거 넘 아까우요.

 

 

향기가 강헌 쑥과 섞이면 그런대로 해결되지 않을랑가 하야

방앗간으로 들고갔등만 아니되겠답니다.

대략난감...

이 귀헌 쌀을 워치케 버린다요...

몇 번이나 씻어서 식초를 몇 방울 넣고 밥을 지었어요.

뜨거울적에 단촛물로 버무려 재빨리 식혀서 주먹밥을 만들려고

반 분량을 덜어서 넓은 그릇에 넣고 수선을 떨고 있는데

동무들이 집 아래에서 얼렁 내려오라고 빵빵거림서 야단입니다.

에구...모르긋따~!!

식탁위에 있는대로 늘어놓고

친구따라 맛난 점심을 먹고 학원으로 줄행랑을 쳤다가 돌아와보니

울신랑 이게 왠 황당 상황이냐고...

아침에 쑥개떡을 만들어 놓겠다고 나발을 불었고마는...

 

불량주부로 낙인이 찍히게 생겼으니 이걸 우짠대여.

주말농장에 갔등만  며칠 사이에 풀이 어찌나 왕성허게 자라고 있던지

비닐봉지를 깔고 철푸덕 밭고랑에 앉아 풀을 뽑고 다 늦게 기진맥진해서

돌아와서는 주먹밥은 무신 주먹밥이당가요.

요 며칠 연수로 집 떠났던 내남자와

한약을 먹느라 가리는 음식이 많아진 딸랑구 덕분에

식탁에서 냉장고로 오르락 내리락 들랑날랑허던 두통거리 반찬들을 죄다 집합시켜놓고

'우리 오늘저녁 비벼먹음 워뜌?'

"잉~! 굿또 아이디얼~"

 

아까 낮에 밥을 재빨리 식히느라 너부데데헌 락엔락에 단촛물을 섞어 밥을 펼쳐놓았던 것들중

반도 넘게 덜어놓고서 있는대로 집어넣고 찬지름을 조로록...넉넉허니 넣고서리

오른쪽으로 다섯 번 외약쪽으로 다섯 번...

쓱싹 쓱싹~~ 뭔 밥을 갖고 그렇게 품에 안고 씨름을 헌다요?

" 이건 특수밥(?)잉게 이케 비벼야는겨!"ㅋㅋㅋ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냠냠쩝쩝!!

워따매~ 고만 감쪽 같으요잉.

개코 울딸랑구도 깜빡 속아넘어가게 생겼구만요.

 

그란디...허구헌날 비빔밥을 먹을 수는 없는 일.

낼 아침에는 냄새로 커버를 혀설라무니 김치볶음밥으로 변신을 시킬라능만요.

허지마는 아직도 며칠은 먹어야 할 이 많은 밥을 워찌헌다요.

이 특수밥으로 무신 좋은 수가 없을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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