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가습기 대신 솔방울로 가습효과를...

꿈낭구 2017. 1. 4. 19:00


2017년 1월 4일

가습기 대신 솔방울이 가습효과가 있어서 천연가습기를 만들었다.

지리산 자락에서 여기저기 산행중에 이쁜 솔방울들을 하나씩 주워와 바구니에 담아

장식을 해뒀었는데

오늘 요양병원 원예치료 수업도 있고 하여

천연가습기 수업을 하려고 샘플루다 만들어서 갖고 가려고 꺼내봤다.

먼저 솔을 이용해서 사이사이 구석구석 깨끗이 씻어서 여러 번 헹궈주고

솔방울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끓여줬다.

물을 먹은 솔방울이 굳게 문을 닫아걸어 오므라들었다.

온 집안에 솔향내가 진동헌다.

넘넘 상쾌허고 좋다.

눈을 감고 있음 깊은 산속 어드메 누워있는듯...ㅎㅎ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음 혹여 솔방울 사이사이에 작은 애벌레알 같은게 있을 수도 있고

겉부분에 남아있는 찐득거리는 송진이 있어서 먼지가 잘 달라붙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번거롭지만 처음에는 이렇게 소독 겸해서 한 번 삶아주는게 좋다.

건져서 소쿠리에서 물기 빠지게 기다려야징~!

우와~!

코를 박고 이 솔내음에 취해뿔고 싶당.

버리지 않고 하루 내내 뚜껑을 열고서뤼 이렇게 놔뒀다.

물기 빠지기 기다렸다가

나즈막헌 상자에다 뽁뽁이를 깔고

솔방울을 주섬주섬 올려놓구

상자에 레이스로 이쁘게 장식을 했더니

근사헌 천연가습기가 되얏넹.ㅎㅎ

오늘은 어르신들 뫼시고 부직포를 이용해서 꽃송이 가습기를 만들었다.

부직포 자르기 힘드실만큼 손에 힘이 없으신 어머님들을 위해

가격이 3배 이상 되는 펠트지도 따로 준비했다.

허지만 가습효과로는 물을 머금는 양이 펠트지 보다는 부직포가 훨씬 많기는 하다.

재료를 아주 넉넉하게 준비해갔는데

새해 첫 수업이라서인지 참여도가 높아 바닥이 났다는...ㅎㅎ


이렇게 화사헌 꽃을 만드시는 동안

내내 얼마나 즐거워 하시던지...

요즘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으로 가습기 사용이 꺼림찍헌디

요렇게 컵에 물을 채워서 꽂아두면

부직포가 물을 빨아들여서 자연스럽게 가습효과를 내니

부족한 물만 보충해주믄 되니 일석이조.

어르신들 모시고 따뜻헌 봄날이 오믄 산책길에

이렇게 이쁜 솔방울도 주워서 잘 보관했다가

겨울쯤엔 이쁜 솔방울 가습기를 어머님 아버님이랑 만들어 보기로 했다.

솔향기를 맡으시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시는가 하면

까칠한 촉감에 손에 쥐고 쥐얌쥐얌...새로운 놀이를 즐기시는 분도 계시고

ㅎㅎㅎ 함께 하는 동안 내내 울엄마 아빠를 만난듯

어리광도 피워보고 싶어지는 참으로 내겐 소중한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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