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시골집 봄꽃들

꿈낭구 2017. 4. 29. 17:57


귀엽고 사랑시런 종지꽃이 반색을 허믄서 우릴 반긴다.

연헌 잎은 나물로도 먹을 수 있고

이쁜 꽃으로 튀김도 만들 수 있다는데

이렇게 이쁜 꽃을 우리는 눈으로만 먹기로 했다.ㅎㅎ

수선화가 탐스럽게 꽃대를 피워올렸다.

초록속에서 샛노란 꽃이 겸손허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어디에서 이렇게 달콤헌 향기가 나는가 허고 둘러보니

천리향이 자기도 좀 봐달라공...

색색의 히야신스가 탐스럽게 꽃대를 올려 등허리가 휠 지경이당.

아구구...이 향내...

산당화도 벌 나비를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고

할미꽃이 꽃문을 열었넹.

앵두꽃이 이렇게나 푸지게 피었다.

자그마헌 바가지를 들고 고사리 손으로 앵두를 따던 울딸랑구 모습이 생각난다.

가까스로 꽃을 피워낸 진달래를 올려다보믄서

칭찬과 격려를 한바탕 해주고

라일락이 담장을 넘어 바깥세상에 귀를 열고 있다.

아~! 이 빨강나무는 라일락과의 햇빛경쟁에서 한끗 뒤쳐져서 안타깝다.

백목련과 함께 앞뜰에 심었던 자목련이 하늘을 향해 열심히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백목련은 안타깝게도 전에 세들어 살던 이들의 손에

무참히 밑둥이 잘리워져 생을 마감했더라는...

하여간 수많은 나무들을 비정상적으로 자르고 없애고...

너무나 속이 상하지만 이렇게나마 우리가 다시 가꾸고

마음을 다해 사랑해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꿀냄새가 폴폴나는 싸리꽃이

눈부시게 피었다.

뒷뜰은 이미 냉이가 온통 점령을 해서 냉이꽃밭을 만들었다.

사과나무가  두 그루나 있었는데 흔적읎이 사라져서

올 봄에 새로 사다가 심은 나무에서 이렇게 이쁜 곷을 피웠다.

내가 아주 좋아했던 하얀빛의 라일락도 이렇게 기지개를 켜고 있고

배꽃도 하나 둘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호랑가시나무가 몰라보게 자라서 하늘을 향해 꽃을 피운 모습.

나무들과 꽃들을 하나 하나 마주하고

눈인사도 나누고 이제 잘 지내보자고 가만가만 속삭여주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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