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천리포수목원1

꿈낭구 2011. 5. 31. 10:00

 

언제부터 벼르고 벼르던 천리포 수목원을

지난 주말에 드디어 다녀왔어요.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서해의 아름다운 경관을 끼고 자리잡은 그곳을 가 볼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하던지요.

맨먼저 이 자그마한 연못이 우리를 반깁니다.

 

 

소사나무집인데요...

봄 햇살을 가득 끌어안고 있는 이 뜨락에서 한참을 머물렀어요.

요즘엔 어쩐지 한옥이 좋아요.

처마의 아름다운 선이 어찌나 맘에 든지...

 

 

소사나무집 옆의 회화나무랍니다.

이 쪽마루도 맘에 들고요.

언젠가는 이런곳에서 하룻밤 지내보고 싶었어요.

 

 

조금 윗쪽에서 내려다본 풍경입니다.

신록의 푸르름이 느껴지시나요?

 

 

청초한 이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내리쬐는 봄햇살도 아랑곳하지 않고 쭈그리고 앉아 보고 또 보고...

 

 

와우~!!

넓게 펼쳐진 이 꽃은 창포인가요?

수선화처럼 섬세한 맵시는 아니지만 어딘지 신비로운 느낌이지요.

 

 

멀리서도 우리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이 나무의 오묘한 빛깔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삼색참죽나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네요.

Flamingo라는 이 나무는 식물계의 카멜레온이란 별명을 갖고 있어요.

색이 세 번 변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갖게 됐다지요?

봄엔 짙은 자주색의 새잎을 내고,

초여름 즈음에는 연한 노란색으로 변했다가

한 여름이 되면 그 색이 점점 짙어져서 초록으로 바뀐답니다.

새 잎의 색이 선명한 자색이어서 멀리서 보면

마치 나무에 꽃이 핀 것처럼 보이는 참 신기한 나무로군요.

계절마다 갈아입는 옷을 볼 수 있었음 좋겠어요.

 

 

때묻지 않은 이곳에는 이처럼 소박하고 아름다운 꽃들이 지천으로 많아요.

디카만 믿고 필기도구를 못챙겨서 얼마나 안타깝던지요.

충전하는것만 신경을 쓴 바람에 저장공간이 부족하다니 정리하지 못하고 들고 나온게 후회스러웠어요.

결국 일일이 확인하고 삭제를 하느라 또 배터리 소모가 만만치 않아서 말이죵.

 

 

Paul's Scarlet이라는 서양산사나무가 화사한 꽃을 매달고 있네요.

 

 

 

나무의 표피가 알록달록한 느릅나무네요.

느릅나무 껍질이 한약재로 쓰인다지요?

예전에 이걸 달여 마신적이 있어요.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하던 시절에...

민털느릅나무로 엑소니엔시스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군요.

 

 

어머나~!!

이렇게 하얀빛의 등꽃도 있었네요.

이제 마악 피기 시작해서 너무나 아름다워요.

이렇게 늘어뜨린 꽃들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흔적을 남깁니다.

 

 

칠엽수가 진분홍빛 꽃을 피웠어요.

대개 칠엽수는 7장의 잎이 둥글게 모여서 나는데

이 카네아칠엽수 '브리오티'는 5장의 잎이랍니다.

칠엽수 중에서도 지중해 발칸 반도가 고향인 유럽 칠엽수를 통칭해서 '마로니에'라고 불러요.

유럽에 가보면 칠엽수가 가로수로 많답니다.

몽마르뜨 언덕에도 있어서 많은 예술가들의 화폭에 담겨지기도 하지요.

 

 

동백꽃이 이곳에선 여태 피었더라구요.

이런 알록이 동백을 처음 만났어요.

빨갛고 하얀 동백만 보다가 참 색다르네요.

 

 

5월에 만나보는 동백이라니요...

한줄기 바람에 후드득~ 붉은 꽃송이가 떨어집니다.

동백은 지는 모습도 아름다워요.

 

 

스님들의 염주에 쓰인 모감주나무래요.

여름에 왔더라면 이 나무에 황금빛으로 핀 꽃을 보았을텐데...

꽃이 진 다음에 꽈리모양의 열매가 아주 특이한 나무랍니다.

열매속에 동그란 검은 종자가 들어있는데 스님들이 염주를 만들때 이용한다 하여 염주나무라고도 부른다네요.

수생식물원에도 가봐야하고 아직 봐야할게 많은데 배터리가 걱정이 됩니당.

오늘은 여기까지...

 

 

1979년 한국에 귀화하기 전까지는 Carl Ferris Miller라고 불렸던

독일계 이민자 3세인 Miller

1970년 벽안의 신사가 이곳에 후리나라 최초의 민간 수목원을 일군

나무 할아버지' 민병갈 선생입니다.

이분의 손길이 곳곳마다 남겨져 있어서 그야말로 감동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손수 가꾸셨을 그분의 수고로 많은 이들이

이 화창한 봄풍경을 저마다 마음에 가득 담아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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