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천리포수목원2

꿈낭구 2011. 6. 1. 10:44

 

 

이토록 아름다운 꽃이 겸손히 머리를 숙이고 있어요.

이 꽃을 보면 멀리서도 가까이 있는(?) 고운 벗이 생각나요.

이 꽃처럼 정말 어여쁜데 남들 앞에 그 아름다움을 뽐낼만도 한데도

그녀는 늘상 다소곳한 자태를 보여

제가 6시 5분전이란 별명을 지어준 벗이지요.

없는것도 과장해서 보이기를 애쓰는 요즘 세상에서

정말 보기드믄... 마음까지도 예쁜 벗이지요.

 

 

안개가 자욱한 날에 이 꽃을 바라보면 정말 신비로울것 같지요?

속마음을 절대로 내비치지 않을것 같은...

하지만 싱그러운 바람에 빙그레 웃고 있어요.

 

 

 

바야흐로 계절의 여왕 5월을 실감합니다.

'꽃들아 미안하다

붉고 노란 색이 사람의 눈을 위한 거라고

내 마음대로 고마워한 일

나뭇잎들, 풀잎들아 미안하다

푸른 빛이 사람들을 위안하려는 거라고

내 마음대로 놀라워한 일

꿀벌들아 미안하다

애써 모은 꿀들이 사람들의 건강을 위한 거라고

내 마음대로 기특해 한 일

뱀 바퀴 풀쐐기 모기 빈대들아 미안하다

단지 사람을 괴롭히려고 사는 못된 것들이라고

건방지게 미워한 일...'

이희중님의 '미안하다'라는 시의 일부인데요...

문득 떠오르더라구요.

 

 

잠시 멈춰서서 명랑한 꽃들의 노래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비타민 한 알 보다 몇 배나 위력이 있는 이 노래를 따라 불러보세요.

 

 

고고한 붉은빛의 모란이 한창입니다.

가냘픈 꽃잎이 수많은 겹으로 모여 탐스럽게 보여요.

 

 

가지가지 색깔의 꽃들로 눈 앞이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현란한 모습에 취하고 향기에 취해서

꽃그늘 아래 한참을 머물렀어요.

 

 

사람들도 저마다 이처럼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지요.

나름 최고의 걸작품이 아니던가요?

얼마전 마음에 새겨두었던 글이 떠오릅니다.

이 세상에 어여쁘지 않은 꽃이 있나요?

꽃들은 서로를 시샘하지도 않고 비교하지도 않는데

사람들은 자주 다른이들과 비교를 하며

자신만이 가진 빛나는 아름다움을 잊고 산다지요.

그래요...

내가 가진 아름다움을 빛내는 사람이 되자던 어느날 배달된 글이 문득 떠올랐어요.

 

 

영락없는 비단처럼 보여요.

우아한 광택이 어찌나 아름다운지요.

이렇게 화사한 작약은 처음봅니다.

내 마음도 이런 찬란한 빛으로 물들이고 싶어요.

그러면 세상 모두가 이뻐보이지 않겠어요?ㅎㅎㅎ

 

 

우유빛 순결한 꽃을 피운 작약도 역시 아름다워요.

예전 우리집 뜨락에 이 꽃이 봄 한 철 눈부시게 피었더랬는데...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색깔이지요.

이상하게도 저는 이 꽃을 보면 어릴적 운동회때 습자지로 만든 꽃이 생각나요.

꽃이 하두 촘촘히 피어서 향기를 맡기위해 코를 들이댔다가는

자칫 꿀벌에 쏘일 수도 있답니다.

 

작약

                             - 장석남 -

 

빈 방에서 속눈썹 떨어진 걸 하나 줍다

또 그 언저리에선 일회용 콘텍트렌즈 마른 걸 줍다

이 눈썹과 눈의 주인을 생각한다

눈물 위에 이걸 띄워서 무엇을 보았을까

작약 싹 올라온다

작약꽃이 피어 세상을 보다가

떨어질 것을 생각한다

작약 겹겹 꽃잎이 바라본 그 속에

이 눈의 주인과 내가

눈 꿈쩍꿈쩍하며 나눈 말들을 숨겨 두리라

 

*작약 꽃 피어나면 시들어질 때가 근심스럽다.

화려하고 풍요로운 꽃이어서다.

흐뭇이 돋아난 노란 꽃술을 품은 겹겹의 빨간 꽃잎들.

존재감이 도드라진다.

시들어 떨어진 뒤의 허전함을 견디기 힘든 건 그래서다.

붉고 풍요로운 꽃이 사람의 세상을 바라본다.

회색이다.

같은 땅에 깃들어 사는 생명이거늘,

사람이 짓는 잿빛과 작약 꽃이 지은 빨강 빛의 대조는 심히 극단적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꽃술을 지닌 작약 꽃의 속내가 궁금할 수밖에...

작약 꽃 바라보는 사람의 눈이 꿈쩍꿈쩍한다.

오래오래 그와 생명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끝내 숨겨두고 싶은 자연의 경이로움이다.   <고규홍·나무칼럼니스트>

 

 

블루스타정향이 분위기를 바꿔주네요.

형형색색의 꽃들이 하두 많아 꽃에 취했어요.

햇살에 저마다 얼굴을 내밀고 해바라기를 한 모습이 정말 멋져요.

맨날 여기서 지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침저녁 산책길이 정말 즐겁겠지요?

 

 

우수수...떨어질것 같아요.

하얀 꽃송이가 초록으로 물이 든것 같지요?

땅닿기 놀이를 하고 있을까여? ㅎㅎ

 

 

헬레보루스- 사순절 장미

꽃인지 잎사귀인지 분간이 안 가서 키를 낮추고 마주했어요.

참 묘한 꽃입니다. 어쩐지 비현실적으로 보여 가까이 들여다보았더니...

 

 

정말 독특합니다.

한겨울인 1월에서 3월에 장미와 비슷한 꽃을 피우기 때문에 사순절 장미라 부른다지요.

저는 이곳에서 처음 만난 꽃이었어요.

 

 

간혹 6월까지도 꽃을 피우기도 한다는데

영국에서는 눈장미 또는 겨울장미로 알려져 있다네요.

 

 

잎의 뾰족한 가시가 상당히 날카로워요.

장미라는 이름에 걸맞는 가시를 갖춘 이 꽃의 꽃말은

'근심을 풀어주세요' 라는데...

 

 

이름도 모양도 독특해서 절대로 잊어버릴 걱정 없겠어요.

그리스, 터키가 원산지라는데...

교회에서 사순절 꽃꽂이로 좋을것 같아요.

 

 

이 당차고 도도한 꽃을 좀 보세요.

살짝 장난끼가 발동해 간지럼을 태우고 싶어져요.ㅎㅎㅎ

 

 

 

 

 

큰꽃 으아리가 돌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달라네요. ㅎㅎ

'그래. 너두 데리고 갈게... 여기봐라. 가만가만...움직이지 말구.'

수줍은 미소가 아름다워요.

 

 

 

클레마티스 '넬리 모저'의 우아한 자태좀 보셔요.

이 세상 어느누가 이처럼 아름다운 옷을 지어 입힌단 말입니까?

참말루 울아부진 너무너무 멋진 예술가세요.

어느것엔 흰옷을 입혀주시고 어느것엔 보라빛, 분홍빛으로...

 

 

야쿠시마 만병초.

이름에 '초'가 붙어 있어서 풀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진달래과의 늘푸른나무랍니다.

뿌리와 잎에 여러 질환에 효험이 있는 성분때문에 예로부터 민간에서 약재로 쓰였다구요.

아마 이 이름도 그런 뜻으로 지어진게 아닐까...

꽃의 색깔도 흰색, 연분홍색, 연보라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랍니다.

하지만 저는 이 색깔이 넘 사랑스럽고 이뻐요.

 

 

마가목.

세상에나 세상에나...

어쩜 이리도 앙증맞은 꽃이랍니까?

저마다 하늘을 향하여 무어라고 종알대는것 같지 않나요?

 

 

마가목이 봄을 노래하고 있나봐요.

 

 

참 흔치않은 빛깔의 철쭉이지요.

이런 매혹적인 자태를 보고 그냥 지나칠 사람이 있을까요?

한낮의 햇살에 한껏 기지개를 켠 모습이군요.

벌 나비들이 앞을 다투겠어요.

 

 

눈부신 흰꽃이 대단합니다.

흰꽃이라면 무조건 뒤로 넘어가게 좋아하는 동무가 생각났어요.

함께 왔더라면 얼마나 감탄사를 연발하며 좋아할텐데...

오늘은 이쯤에서 흥분을 가라앉혀야겠어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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