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손수 만든 롤러코스터를 가지고
한참 동화속 나라에 빠져 이야기를 듣던중
그런데 잠깐만... 아빠...
엄마 아빠는 어떻게 결혼하게 됐어?
그때 엄마 나이는 몇살이었는데?
그럼...9월24일엔 아빠는 총각이었겠네~!
Shall We Dance?
아빠, 난 언제 어른이 되지?
어른돼서 뭐하려고?
아빠랑 결혼하려고...
아빠는 엄마랑 결혼했으니깐 쇼니랑 결혼 못하는데...
그럼 누구하고 하지??
내가 커서 어른이 되먼
쇼니는 아빠하고 결혼할거야...
엄마는 어쩌고?
엄마는 집보고.
왜 엄마하곤 안 해?
어른이 둘이되먼 안되니까...
여자끼리라는 표현을 이렇게 했더랬다.
피이...아빠하고만 뽀뽀하기야?
엄마한테는 꽃을 줄게요.
이꽃 줄게 이렇게 웃어봐요.
강력한 라이벌 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다섯 살 쇼니.
나는 아빠가 모자라요.
아빠와 늘 함께하고 싶은 쇼니는 공연히 트집을 잡고
아침부터 울고 떼를 쓰며 아빠가 보고싶다고...
어제 저녁 교회에 훈련받으러 가신 아빠를 기다리다
졸면서도 울고불고 눈물콧물 범벅이 돼가지고
아빠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그래. 아빠 오라고 그래. 코자하고 싶어.
비디오와 사진 속의 아빠로 달래려하자
진짜 아빠가 보고싶단말야.
엄마 미워. 그러니깐 엄마는 항상 서울로 가서 있어.
난 아빠하고 살거니깐.
엄마가 필요없어?
응. 난 아빠하고 살거야.
아무리 어린애라지만 섭섭해서 아무말없이 돌아서자 다가오더니...
얼굴을 들이대며 포옹을 하잰다.
엄마 필요없다면서?
아니...엄마 필요있어.
그런데 왜 엄마 가라고 했어? 왜 미웁다고 했어?
엄마가 나를 미워하니까 내가 엄마 미웁다고 그랬지.
엄마가 언제 미워했는데?
아까... 나를 때릴려고 했잖아.
지금도 엄마 미워?
아니, 엄마 사당해...엄마 필요있어. 이마~안큼 사당해!
아빠가 출근했으니까 우린 둘이 되었네~!
둘은 2야. 그치 엄마?
그날 저녁 전도폭발훈련을 받으러 교회에 가신 아빠를 기다리며
쇼니가 손수 만든 작품...
꾸며보자. 우리 함께 꾸며 놓으면 아빠가 오셔서 깜짝 놀랄거야.
우리아빠 눈이 휘둥그레질거야...
요즘에는 이제 아빠가 딸을 밤늦도록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다.
졸음에 겨워 책을 들고 끄덩끄덩~~ 졸면서도
들어가서 편히 누우라고 해도
굳이 쇼파에 길게 누워
발자국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아빠.
늦은밤.
행여 지친모습으로 돌아오지는 않을까
칼로리 적은 간식을 마련해두었냐고 채근을 하는 아빠가
'오야~!! 어서 오너라.' 하며 반가이 맞아주는 그 시간을 즐기는 딸.
이렇게 얼마를 함께 할 수 있을까...
날개를 힘차게 펼치고 아름답게 비상할 그날까지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도 딸아이의 발걸음에 귀를 기울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