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식품

뽕잎차 만들기

꿈낭구 2018. 5. 13. 14:48


5월8일 늦은 오후 가뜩이나 지친 상태로 귀가해서

드러누우려던 찰나

걸려온 전화 한 통...

뽕잎차를 만들려믄 지금 곧장 주말농장으로 와얀다는 지주냥반의 전화였쓰요.

도무지 몸이 말을 안 듣는 상황이었지만

안 그래도 차일피일 미루던 뽕잎차 사업을 더는 미룰 수 읎어서

다시 힘을 내어 주말농장으로 달려갔지라.

다른 해에 비허믄 많이 늦은감이 있는게

뽕잎이 많이 커졌고 오디가 지법시리 또록또록헌게 늦긴 늦었더라구요.

따기 쉽도록 뽕나무 가지를 잘라주셔서

쪼그리고 앉아서 뽕잎을 따는데 한결 수월했구먼요.

해마다 하던 일인데도

올해엔 넘 힘들다고 모두들 뽕잎차 만들기를 포기해서

잘라놓은 가지에서 뽕잎을 따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오후들어 바람도 불고 제법시리 쌀랑허니 추워서

오돌오돌 떨믄서 잎을 따야혔당게여.

벌써 노린재들이 출몰헌거 보니께 잘 씻어얄것 같으요.

그날 어둑어둑해질때꺼정 어마어마헌 분량의 뽕잎을 따서

다음날 시골집에 가지고 가서 씻으려고 그대로 차 트렁크에 두고 올라와서는

그대로 뻗어뿐졌당게여.

저녁준비헐 심도 읎어서뤼...

센쑤쟁이 울신랑이 지가 씻고있는 사이

 치킨을 배달시켜서 저녁을 대신혔드랬쥬.

다음날 수업 마치고 집에 돌아왔더니

이렇게 씻어서 건지고 있는 울신랑.

미세먼지며 꽃가루 땜시로

비가 내린 후에 수확을 헌다고 미루다가

올해는 이렇게 늦어져서 잎도 크고 오디도 벌써 하얀 터럭이 굼실굼실...

노랗게 둥둥 떠오르는 꽃가루 땜시로

뽕잎을 세척허는데만도 몇시간에 걸쳐서 씻었나 몰라요.

소쿠리마다 요렇게 가득가득~!!

씻어놓고 보니 양이 엄청납니다.

커다란 곰솥을 이용해서 그야말로 숨만 죽일 정도로

소독차원에서 살짝 넣었다가 건져내서 물기를 빼야하는 과정인데

해도 해도 좀처럼 끝날것 같지 않은 일거리로

몇 시간...아니...오전부터 시작해서

거의 6시간 가까이 시간을 들여 작업을 했나봐요.

그렇게 데쳐낸 뽕잎을 재빨리 건져서

일단 이렇게 옷걸이에 걸어 물기를 빼내야 돼요.

근디...요것 또한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답니다.

너무나 많은 분량이라서 채반에 널어서 베란다에 일을 벌이기엔 힘들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모색허게 된것이지요.

바람 잘 통허는 뒷베란다 건조대에 주렁주렁~~!

초록빛 정글이 생겼쓰요.ㅋㅋ

하필 비가 내려서 베란다에서 물기를 대충 뺀 뽕잎을

송두리째 시골집으로 싣고와서

전기팬을 이용해서 재빨리 덖어줘얄것 같았지요.

그렇게 거의 종일 뜨거운 열기와 허리 통증과 싸워가믄서...

이런 수고로움을 누가 알어주는것도 아닌디

고지혈증 가족력이 있는 식구들 생각혀서

해마다 이렇게 일을 벌이곤 헙니다.

작년에도 이제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이제 너무 힘들어서 더는 못헐것 같다고 했었는디...

글두...이런 유기농 뽕잎으로 직접 만들어야 마음놓구 마실 수 있지 않긋나 싶으니

다들 포기허고 만 뽕잎차에 다시 손을 대게 되는구만요.

원래는 서늘헌 그늘에서 바람 잘 통허게 두고 건조를 시켜얀디

다음날 또 비소식이 있어서 마음이 급해져서

전날 내린 비로 하늘의 미세먼지가 말끔히 씻어내린 오전 보약같은 햇살에

잠시 이렇게 말렸어요.

반 분량을 덖고 못다 덖은 절반을

그 다음날 또 가져가서 내내 덖어야 했다는...

허리가 뒤틀리고 온몸이 아우성을 치는디

그들먹헌 채반위의 덖어낸 뽕잎을 보니께 흐믓허고도 보람차구만요.

밖에서는 빗소리가 우렁찬디

거실에서 비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믄서

음악을 들어감서 이렇게 **제다(?) 사업을 마무리혔네여.

올해 만든 뽕잎차를 오늘 시음을 해볼라구요.

구수허고도 깔끔헌 뽕잎에서 우러난 차 한 잔을 마시며

그동안의 수고로움이 스르르르~~~

이틀에 걸쳐서 덖었던 뽕잎차를 보관허기 위해서

쾌청헌 오전 햇살에 채반째 내다 널었더니

바싹 말랐네요.

집집마다 나누어서 포장허는 일을 혀야되갓네여.

건조기에 말릴 필요가 읎을 정도로 바스라질만큼 말라서

봉지에 넣기에도 조심스러워요.

이렇게 봉지마다 가득 담았더니

그 어마어마허게 많던 뽕잎이 요만큼 나왔어요.

당뇨에도 고지혈증에도 이 뽕잎차가 좋단디

울 가족들 모두 올 한 해도 건강을 지킬 수 있어서 뿌듯헙니다.

이렇게 올 봄 커다란 사업 하나를 끝마쳤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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