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이 없어서 요즘 도통 맛을 지대루 못느끼고 있어요.
아무래도 봄을 타나뵤.
밥생각은 더더구나 읎어서 호박죽을 끓였답니다.
작년 가을에 늙은 호박을 썰어서 말려둔게 있어서
그걸 이용해서 죽을 끓여볼라구요.
건조기에 말린거라서 바삭바삭한 늙은호박 말랭이를 물에 불릴라구요.
생각보다 빠르게 불려져서 보들보들 하구만요.
물을 붓고 먼저 끓였더니 호박죽 맹키로 말랭이가 다 풀어져서
달큰헌 냄새가 납니당.
찹쌀가루를 넣고 저어주다가
냉동실에 팥 삶아둔게 생각나서 조금 넣어서 끓였어요.
소금과 설탕 약간 넣고 간을 맞추니
말린 호박으로 끓인건지 아무도 눈치 못채게 생겼어요.
다음번엔 여기에 밤도 넣어봐야긋어요.
올 가을엔 늙은 호박을 더 많이 썰어서 말려둘라구요.
지난 겨울 너무 추워서
시골집 거실에 두었던 늙은 호박이 얼어서 몽땅 못먹게 돼서 아까웠는디
가을볕에 말려서 보관해둬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