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입술 부르튼 열무김치

꿈낭구 2018. 10. 8. 20:42


요즘 새콤허니 익어서 겁나게 맛있는 열무김치 자랑조까 헐라구요.ㅋㅋ

울시골집 텃밭에 김장배추 모종을 사다 심은지가 엊그제 같은디

벌써 배추가 지법시리 포기가 풍성해졌어요.

무우씨도 함께 한켠에 뿌렸었는디 벌써 이렇게 자랐당게여.

너무 밀집된 곳은 솎아줘야 무우가 실허게 자라기 때문에

한참 파릇파릇허니 이쁘게 자라는 무우를 솎았어요.

다듬고 자시고 헐것이 읎을 정도로 싱싱 그 자체입니당.

시골집에서 다듬어서 절였다가 씻어서

집으로 가져왔어요.

고추가 주렁주렁 빨갛게 익어가고 있어서 따왔거덩요.

씻어서 꼭지만 따고 가위로 숭덩숭덩 썰어서 믹서에 갈았어요.

말리기에는 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냥 믹서에 액젓과 양파청과 밥 한 술 넣고 갈았어요.

물고추로 요렇게 갈아서 여름에 맛난 김치를 담가 먹었어얀디

지난 여름 폭염으로 얼마나 배추가 비쌌던가요.

묵은지와 오이소박이랑 물김치 등으로 대충대충 먹고 살다가

올간만에 김치를 담그려다 보니께

일이 많구만요.

갈은 고추에서 아주 매운 냄새가 진동헝만유.

무우가 이제 쥐꼬리 만큼씩 생겨서

열무김치라고 불러야긋네여.ㅎㅎ

고추씨가 좋다기에 고추씨까지 그냥 갈았더니 더 칼칼헌가봐요.

배추김치는 담그믄서 간을 보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

지가 열무김치는 익어야지 먹는지라

담그믄서 간을 보는게 고역이랑게여.

끙끙 앓는 소리를 내믄서 책 보구 있는 남푠을 주방으로 호출혔씨유.

간을 함 봐달라구요.

그란디...너무 매워서 간이 어떤지 알 수가 읎다네여.

무신 그런수가 있느냐믄서

다시 또 봐달라공...또 한 입 ...ㅎㅎ

가뜩이나 매운거 못먹는 울신랑

여태꺼정 울집에서 담근 김치중에서 이케 매운 김치는 먹어본 적이 읎다네여.

혀에 통증을 느낄 정도로 맵다고 어쩔줄 모르는 모습이 재밌어서

또 한 입...좀 싱겁지 않느냐믄서 잎줄기를 권했는디

딸국질에다 입술이 부르텄다고 엄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당.

무신 남자가 매운 김치땜시 입술이 부르텄다고 허냐고 순풍시럽다고 약을 올렸더니

결국에 간 봐주다 말고 거실로 줄행랑을 쳐서

헐 수 읎이 지가 간을 보게 되얏는디

헐~!! 진짜루 맵기는 겁나게 맵구만요.

혀가 불에 데인듯 화끈거려요.

이거 우리집 수준으로는 계륵이 아닐 수 읎긋드랑게여.

울시댁식구들 모두 매운것을 못드시는데

아마 체질적으로 맞지 않나봐요.

증말루 남푠 입술이 부풀어 올랐지뭐여유? ㅋㅋㅋ

왜케 웃음이 나오던지 쳐다보고 웃고 또 보고 웃공...

딸랑구허고 통화허믄서도 웃었더니만

아빠 왕팬인 울딸랑구 역시 매운걸 못먹는지라

아빠의 고통이 자신의 고통인냥 안타까워서 어쩔줄 모릅니당. 

요렇게 김치통에 가득 담아놓고

매워서 먹지도 못허게 될것을 괜시리 헛심만 쓴 격이라고 난감해혔쓰요.

참 이상허쥬?

고추 모종을 종류대로 사다 심으믄서

주로 맵지 않은 고추로만 심었는디

여름내 풋고추로 맛나게 줄기차게 따다 먹은 고추가

빨갛게 익었다고 이렇게 갑자기 매워지다니 믿을 수가 읎네요.

따온 고추가 일반고추랑 꽈리고추, 아삭이고추, 오이고추

이렇게 네 종류의 고추인데

냉큼 안 따다 먹어서 빨갛게 익었기에 따온거였거덩요.

근디...어쩜 이케 고추가 갑자기 매워질 수 있는건지

누가 몰래와서 청양고추로 죄다 바꿔놓은 모냥여라.

요 김치를 먹을 엄두도 못내고 상온에 며칠을 내박쳐뒀다가

엊그제 뚜껑을 열어보니께 새콤허니 익은 냄쉬가 아주 맛있게 나능규.

한 가닥 집어먹어 봤등만 워매~!

익응게로 생김치 때의 무섭도록 매웠던 기세는 워디로 가고

아주 쌈빡허니 맛깔스럽게 개운헌 매운맛으로 숙성이 되얏드랑게여.

요새 요것허고만 먹는답니당.

입술 부르튼 열무김치가 이렇게 인기짱이 될줄 누가 알었긋써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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