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국

가을 아욱국

꿈낭구 2018. 11. 8. 18:57


울시골집 텃밭에서 지난봄에 씨가 떨어졌나

여기저기 아욱이 자라고 있다고 신통허게 생각허고 뜯어왔거덩요.

근디 알고봉게로 울신랑께오서 씨를 뿌린거래요.

그렇담 씨앗을 새들이 다 줏어먹은 모냥입니다.

아무래도 쥔냥반 발걸음이 뜸허다보니께

동네 고냥이들과 온갖 새들의 놀이터가 되다보니

텃밭은 흙웅덩이가 여기저기...

새들이 목욕을 허느라 생겨난 흔적들입니다.

그네들에게는 인기척 읎는 조용헌 울집이

그들의 놀이터와 신방을 꾸미고 새끼들을 길러내기엔 천혜의 조건이 아니긋써라?

국이라도 한 번 끓여먹을만큼 자라기를 지달려서

암튼 몇 차례 눈독을 들이다가

엊그제 두어 줌 뜯어와서 아욱국을 끓였어요.

재료 : 아욱 두 줌, 마른새우1T, 냉동새우25마리, 풋고추1개, 디포리1마리, 천연조미료1T

된장1T, 다진 마늘, 대파 약간

아욱은 울엄마 보니까 이렇게 주물러서 푸른물을 빼내고 국을 끓이시더라구요.

깨끗이 씻어서 요렇게 건져두고요

된장 한 수저 넣고 작은 건새우를 넣었어요.

아욱허고 새우가 잘 어울린단 생각에서요.

걍 허던대로 멸치를 넣고 끓일일인딩...

엄마표 아욱국엔 새우가 들어있었단 생각에서...

글두 살짝 미심쩍어서 멸치 대신 디포리 큼지막헌거 한 마리를 넣고

폴폴 끓이다가

아욱을 넣었어요.

그란디...엄마표 가을아욱국은 국물이 약간 얼큰했던 기억이 나서

고추장을 살짝 넣어봤어요.

그러구서 맛이 궁금해서 간을 봤더니

지가 생각혔던 맛이 아녀라.

건새우 특유의 향이 엄마표 가을아욱국허고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어서

당황...황당...

츰부터 냉동실 속의 새우를 끄집어내기 귀찮아서

건새우를 넣은것였는디

그제서야 냉동실에서 새우를 꺼내서 찬물에 녹여서 넣었어요.

온갖 재료들을 가루로 내어 만든 천연조미료를 넣고

마늘과 파와 고추를 넣고

다시 한 번 한 입 맛보니

글두...역시 울엄마표 아욱국 따라갈라믄 한참 멀었쓰요.

가을아욱국을 먹을때마다 생각나는게

가을에 먹는 아욱국은 문 닫아걸고 먹을만큼 맛나다고 하셨드랬죠.

어찌나 맛있는지

막내사위헌티만 준다공...

ㅎㅎㅎ글고봉게로

울신랑이 바로 막내사위구만요.

싱싱헌 새우 사다가

다음번에는 지대루 울엄마표 가을아욱국에 도전혀볼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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