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별미밥

곤드레밥

꿈낭구 2019. 1. 18. 11:42


요즘 다시 냄비밥에 맛들려서

무겁고 두 식구에겐 텀턱스러운 압력밥솥을 대신해서

샐마1Qt짜리 귀여운 냄비에다 밥을 지어먹어요.

오늘은 잡곡밥만 지으려다가 반찬도 국도 새로 만들기 귀찮아서

도중에 갑자기 맘이 바뀌어

요렇게 꾀돌이 곤드레밥으로 둔갑(?)시켰쓰요.

왜냐믄 이런 별미밥은 별다른 반찬 읎이도 맛나게 한 끼 해결헐 수 있응게여.

지가 요새 넘 두시럭을 많이 떨어선지

아침마다 코피가 나고

입술이 다 부르트고 몰골이 말이 아닙니당.

이런 와중에 딸랑구 이사꺼징 시키느라 무리가 되얏던지

미세먼지 땜시 운동꺼징 못헌지 한참이나 되니 체력이 바닥이 났나뵤.


재료 : 불린 혼합잡곡과 쌀 2인분, 간편곤드레1봉지, 양념장, 통깨

앙증맞은 아주 쬐끄만 냄비가 작은듯 해도

요기다가 5인분 밥두 지을 수 있당게여.

뚜껑 한 번 열지 않고도 냄비밥을 짓는다는게

어찌나 신기방기허던지요.

그랴서 두어 해 전에 크게 질렀드랬는디

살믄서 잘헌 선택이었노라 스스로 칭찬허는 것 중 하나구먼요.

일단 불린 잡곡쌀로 밥을 짓고있던 중이라서

간편곤드레로 나온 요런 곤드레나물을 부스러뜨려서

밥 위에다 얹고 뚜껑을 덮었어요.

밥물이 좀 있었을때 넣었으면 좋았을걸

뜸들일때쯤 너무 늦게사 넣었더니

곤드레나물이 살짝 덜 불은것 같아서

물을 약간 줘서 주걱으로 뒤적뒤적해서 뜸을 들여줬어요.

밥 안칠때 처음부터 넣는게 좋을것 같아요.

이제서야 구수~~헌 나물밥 냄쉬가 납니당.

밥 위에 곤드레를 넣을때 들기름을 살짝 넣어줬드라믄

훨씬 더 맛있는 곤드레밥이 지어졌을텐데 말입니다.

비벼먹기 좋게 넉넉헌 그릇에 밥을 담고

생들기름을 한 수저 뿌려주고

꼬시게 볶은 통깨를 올렸어요.

간장에 고춧가루, 다진 마늘, 참깨소금, 들깨소금, 다진 파, 참기름을 넣어

양념간장을 만들어서 밥을 비벼서뤼

요즘 한창 맛의 최고봉을 달리고있는 김장김치를

요로코롬 크게 올려서 먹음 월매나 맛나게여.ㅎㅎ

지가 입술이 부르터서 입을 크게 못벌리는걸 깜빡허구서

요거 시도만 허다가

결국 밥 따로 김치 따로 먹어야혔구만요.

밥을 푸고나서  밥을 먹는 동안 약불에 그대로 뚜껑을 열고 놓아두믄

요런 모자누룽지가 만들어져요.

요 누룽지를 쏘옥 끄집어내고

냄비여다 물을 붓고 끓인 구수헌 숭늉맛은 또 월매나 좋은뎌라.

요새 냄비밥을 짓다보니 요런 누룽지가 군입정거리로도 좋지만

비상용 먹거리로 모아두고 있어요.

아주 얇게 눓은거라서 끓는물만 부었다가

누룽지로 먹음 그만이랑게여.

밥물 넘칠까봐 냄비밥 지으려면

몇 번씩 뚜껑을 열고 닫으며 주변을 서성이지 않아도 되고

번거롭게 나물 삶을 필요읎이도

뚝딱 나물밥을 지어먹을 수 있는

이렇게 살기좋은 시상이 되얏으니

어르신들 보시믄 놀라지 않으시긋써라?

얼마전 지리산을 품은 산골마을 어르신들 뫼시고 만들기 수업을 혔는디

어르신들께서 '요즘 같이 살기좋아진 시상을

 오래오래 살다 가고잡다' 허시드라구요.

그래요. 그 오랜세월 자식들 위해 허리가 휘도록 고생하셨으니

 자식들 효도할 수 있는 기회도 주셔야지요.

남은 여생 이제는 더 많이 누리시고

건강허고 행복허게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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