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식품

장담그기

꿈낭구 2019. 2. 14. 17:30


2019년 2월 14일

대대적인 장담그기 사업을 완수혔쓰요.ㅎㅎㅎ

사전에 장담그기에 대해 알어봤는디

홈쇼핑에서 판매허는 메주는 규격화 되어 있어서

어찌보믄 넘 쉽고 간딴허니 장을 담글 수 있더구만

일반적으로 시골할매표 메주는 크기나 모양도 구구각색

중량 또한 일정치가 않아서

장 담그기가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닙니다.

지진난듯 쩍쩍 갈라진 메주에서 콤콤허믄서도 구수헌 냄새가 폴폴 납니당.

메주 역시 얼마나 잘 숙성되고 말랐느냐에 따라서 무게가 달라지고

그러니 저마다 하는 말이 달라서

초보나 다름읎는 저 같은 경우는 갈수록 혼란만 가중됩니다.

일단 메주 네 장을 저울에 달아보니 7.75kg

물에 담가서 씻으면 안 된다니까

먼저 새 칫솔을 꺼내다가 지푸라기를 살살 털어내고

메주의 표면을 비로 쓸듯이 쓸어가며 이물질을 제거해주고

손에 들고 수도호스와 솔로 깨끗이 씻어서

양지바른 곳에서 물기를 말리는 중입니다.

요리죠리 돌려줘감시롱...

해를 따라댕김서 바싹 말려주는데

새들이 똥이라도 쌀까봐 지키고 있어얀당게여.

한나절 넘게 뒤적여가믄서 말렸더니

꾸덕꾸덕 거의 다 말랐네요.

ㅎㅎ메주가 증말 메주같쥬?

길쭉헌 직사각모양의 메주만 보다가

요 너부데데헌 메주를 보닝게 영판 못생겨 보여요.ㅋㅋ

월요일에 미리 시골집에 가서 이렇게 메주도 씻어서 말려놓고

소금도 미리 녹여둬얀다기에 묵혀둔 소금을 꺼내왔어요.

이제 소금을 녹여놔얄것 같아서 중량을 달아보니

좀 모라잘듯 싶네요.

2013년산 천일염이라 간수는 거의 다 빠져서

소금이 포슬포슬헙니다.

모자랄까봐 집에서 가져온 소금의 중량을 달아보니

물 30리터에 소금을 넣고 녹여두려고요.

2리터짜리 패트병으로 15개 물에 소금을 넣었는데 잘 녹지 않네요.

소쿠리를 마구마구 좌우로 흔들어가믄서 녹였어요.

항아리가 어쩔지 몰라서

적당헌 크기 항아리 두 개를 씻어서

소독을 해줬어요.

와우~! 불길이 달아오르면서 항아리 표면이 달궈졌는지

뜨끈뜨끈헙니다.

연기가 가득하도록 소독을 한 뒤

행주로 수없이 닦아 항아리를 준비했답니다.

이렇게 해두고 월요일 밑작업을 끝내고 돌아왔지요.

드댜~! 장 담그는 날.

아니나다를까 울시골집 거실에서는

온통 메주내얌쉬가 진동을 허는 바람에

때아닌 환기를 시키느라 문을 죄다 열어두고

향초를 켜고

바깥으로 델꼬나온 메주들 마지막 햇볕샤워를 시킵니당.

소금물의 염도가 걱정되어 부담스러워하자

남푠이 어느새 염도계를 주문해서 배송되얏드라구요.

그란디...그 염도계라는것이

도무지 도움이 안 되고 도움은 커녕 더욱 더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였어라.

차라리 내 방식대로 헐것인디...

18보메라니 생소허기만 헌 문명의 이기를 무턱대고 믿기 보다는

달걀을 띄워보는 방법을 시도했어요.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 떠오를때까지

소금을 추가로 넣었어요.

소금의 총 양이 6.9kg입니다. 물 30리터에.

고운 채에 소금물을 걸러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소독해둔 항아리들을 옥상으로 옮겨다 놓고

메주가 떠오르는것도 막고

나중에 장가르기헐때 메주가 부서져서

간장에 떨어지는것을 막을겸

깨끗이 손질한 양파망에 메주를 넣었더니

세 덩이가 들어가네요.

세 덩이는 이렇게 망에 넣고

나머지 한 덩이는 낑겨 넣었어요.

우리 한 말짜리 항아리에는 메주가 너무 꽉 차서

결국 울엄마 항아리에다 담그기로 했지요.

항아리가 옛날 항아리라서

요즘 항아리와 달리 두께가 얇은듯 합니다.

메주위로 소금물을 붓고

숯과 고추를 넣었어요.

지난 가을 따서 말려둔 홍고추가 넘 가냘퍼서

새로 더 구해다가 넣어줘야긋네여.

대추도 좀 넣어줄라구요.

이렇게 유리뚜껑을 덮어서 발효되기를 기다리면 되는데

아차차~!

광목 항아리 덮개를 잊을뻔 혔구만요.

아무래도 미세먼지가 걱정되야서 안전허게 고무줄로 꽁꽁 여며주고

유리뚜껑을 덮어줬어요.

뚜껑 뺀 항아리의 높이는 45cm, 둘레는 42cm, 지름 26.5cm에

메주에 소금물 붓고 보니 약 2.1리터가 남더라구요.

며칠 지나 메주가 소금물을 흡수해서 줄어들면

나머지 남은 소금물을 부어줄라구요.

혼자 심심할까봐서

장 항아리 곁에다 작은 울항아리를 놓아줬쓰요.

이제 햇빛과 바람과 공기가 할 일만 남았네요.

옛 어르신들께서 장담그기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셨는지

이 항아리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실감이 나능만유.

오후내내 옥상에서 해바라기하며 잘 숙성되라고 속삭여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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