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울형님표 보리고추장

꿈낭구 2019. 3. 1. 17:21


울큰형님께서 고추장 담그셨다고

한 통 담아놨으니

언제 시간나믄 와서 가져가라셨어요.

해마다 형님께서 고추장을 주셔서 얻어다만 먹는게 죄송스러워

형님 고추장 담그실때 가서 함께 거들며 배워볼 작정였는디

고추장 담그는 시기도 정확히 몰라서

때를 놓치고 말았네요.

형님댁에 도착해 문을 열도록 모르시고 꿀잠이 드신 형님께서

기별도 안 허고 왔느냐시며 반갑게 맞아주시네요.

몸도 성치 않으신데 혼자서 어떻게 고추장을 담그셨을까

정말이지 몸둘바를 모르겠더라구요.

형님표 고추장은 직접 농사하신 고추를 손수 손질하셔서

보리고추장으로 담그시는데 정말 맛있거든요.

이 보리고추장에 맛들린 저는 시판용 고추장은 못먹겠더라구요.

꼬신내 폴폴나는 들기름도 꺼내주셨어요.

형님께선 제게 주시면 뭐든 야무지게 잘 만들어 먹으니까

자꾸 주고싶으시다네여.ㅎㅎ

사실 허리도 성치않으신 울형님께서 어떻게 걷으신 농산물인데

워뜨케 지가 허투루 먹을 수 있겠어요. 

 친정엄마처럼 자꾸만 퍼서 주시는 울형님 생각허믄서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있어요.

형님 모시고 맛난거 사드릴까 했더니

아구찜 잘 하는 집이 가까이 있다해서

모시고 찾아갔는데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더라구요.

나오시는 사람들마다 맛있게 잘 먹고 간다고 하시던데

과연 그렇게 맛있을까 하고 기대만땅이었는데

아닌게 아니라 정말 맛있더라구요.

너무 맵지도 않고 인위적인 상업적인 맛이 아닌

아주 우리 입맛에 꼭 맞는 찜이었어요.

양도 푸짐해서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정말 맛있게 먹었지요.

배가 부른데도 불구하고

밥을 볶아먹는걸 포기할 순 읎잖아요? ㅋㅋ

정말정말 너무나 맛있게 배부르게 먹어서

저녁은 생략하기로 했을 정도였으니깐요.

울형님 맛있게 잘 드시니 마음이 흡족했어요.

형님께서 몽땅 싸주신 땅콩으로 강정을 만들어 볼라구요.

'주저리 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19.03.06
딸랑구의 생일선물  (0) 2019.03.03
딸랑구의 결단  (0) 2018.12.29
냥이들의 탐구활동  (0) 2018.11.30
초록손가락 꽃곰신놀이  (0) 2018.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