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링거 두 병으로 좀 우선했나 싶더니만
겨우 하루 반짝하고선 다시 열이 오르며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
결국 병원에 갔다가 붙들려서 옴싹달싹 못허고 입원까지 하게되는 신세가 되얏었구먼요.
날마다 얼음주머니를 양겨드랑이에 끼고
한기와 싸워내느라 을매나 심이 들었던지요...
주부가 어느날 대책없는 입원을 하게 되면
집안은 워찌 될 것이며...
하여간 너무 힘이 드닝게 한동안은 이런저런 생각헐 겨를도 없었구만이라.
울신랑 맨날 허는 야근즉슨...
체력보다 넘치는 일을 헌다고 늘상 궁시렁궁시렁 허고는 혔는디
이제는 이 몸도 손 볼 곳이 하나 둘 생기는겐지
좀체로 회복이 쉽지가 않구만이라.
감옥같은 병실에서 병마와 싸우느라
얼마나 외롭고 힘이 들었던지
이제보텀은 내 몸 내가 애껴가며 달래가며 잘 사용혀얄까봐요.
오늘 대단헌 보석금(?)을 지불허고 풀려나서
집으로 돌아왔씀다마는...
아직도 한 쪽 귀에서는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로
정신이 아득허고 내 목소리를 쥔도 못알아듣는 신세가 되얏지마는
내 집 내 구데기에 안기닝게 워찌코롬 이리도 편안허고 좋은지
맴이 날아갈것 같으요잉...
거의 떼쓰다시피 병원서 탈출을 혔응게로
아직은 틀림없는 환자지만
그래도 내 사랑허는 가족들과 내 손길이 묻어있는 집안 곳곳을 보며
행복허기 그지없구만요.
다시 병원으로 붙들려 가지 않으려면
울신랑 말 잘 듣고 주는대로 잘 먹고...
우선은 순~헌 양이 되야서 빨리 훌훌 털고 일어나도록
기운을 차려야긋죠잉?
울아부지께서 올여름 울신랑헌티 살림살이 훈련을 아조 혹독허니 시키시능만유. ㅎㅎㅎ
쉽지않은 여름나기일텐데도 기꺼이 온갖 궂은일 마다 안 허는 울신랑헌티
먄시러워서라도 얼렁 털고 일어날끼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