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식품

2019년도 뽕잎차 제다사업

꿈낭구 2019. 5. 8. 22:00


마악 저녁을 먹으려는 찰나

지주냥반으로부터 전화를 받었쓰요.

뽕잎을 따갈가믄 얼렁 주말농장으로 오라고요.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는 시각인지라

서둘러 저녁을 먹고 단단히 옷을 챙겨입고 집을 나섰지요.

지주냥반께오서 뽕나무에 올라 길다란 전지가위로

뽕나무 가지를 잘라주믄

우리는 가지 하나씩 붙들고 쪼그리고 앉아서

뽕잎을 따는디 왜케 바람이 불고 춥던지요...

다른 해에 비허믄 절반도 안 되는 분량이지만

글두 요거 따느라고 깜깜해졌네여.

뽕잎 따다말고 두릅을 딴다고 잠시 자리를 이탈허기도 혀서

더 늦어졌구만요.

뽕잎을 따낸 가지들이 어느새 수북헙네당.

뽕나무 가지가 거름으로 아주 좋당만요.

지주냥반 가지 정리허는거 거들다가 집에 돌아오니

추운데서 떨고 오래 있어서 그런지 피로가 몰려오지만

하필 내일이 어버이날이라서

오늘 따온것을 내일 오후까지 그대로 둘 수 없어서

씻어서 건져놓아 물기를 빼는 작업까지만 해놓기로 했지요.

요즘 미세먼지도 미세먼지지만

송화가루가 엄청 날리는 산 아래 마을인지라

씻어도 씻어도 요런 물이...

도대체 얼마를 씻고 또 씻느라 엄청난 시간이 걸렸어요.

그 많은 뽕잎을 씻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나 몰러요.

에고고...허리 아프고 다리도 아프공...

막상 씻어놓고 보니 너무나 엄청나서

바로 커다란 곰솥을 꺼내다 물을 끓여서

소금 약간 넣고 끓는 물에 뽕잎을 순식간에 넣었다 꺼내서

채반과 소쿠리에 건지는 작업을 남푠과 함께

2인 1조루다...

작년에도 뽕잎차 만들믄서 하도 힘이 들어

이제는 우리 먹을것만 하기로 작정을 했었는데

글두 해마다 가족들 생각하며 나눔을 했던지라

그게 그렇게 되질 않더구만요.

요런 상태로 늘어놓고 있을 수 없어서

여기까장만 하기로 했다가

다시 재빨리 건조시키기 위해서

옷걸이에 걸어서 말리기로 했어요.

둘이서 옷걸이에 뽕잎을 너는 과정이 어찌나 시간이 많이 걸리던지요...

이렇게 순식간에 끓는 물에 넣었다가 꺼내서

3~4번 덖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데

올해는 너무 힘이 들어서 덖는 과정을 포기하기로 했어요.

어차피 맛을 즐기기 위한 뽕잎차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 마시는 거라서

맛을 포기하기로 했어요.

해도 해도 끝이 없을것만 같던 제다사업이

자정이 다 되어서야 마무리 되었네여.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뒷베란다 빨래건조대에 주렁주렁 걸린 뽕잎옷걸이를 보니

ㅎㅎ밀림속 어드메에 와 있는 느낌입니당.

그늘에서 말려야 하니까

이렇게 미세먼지 걱정없는 실내에서 시나브로 마르도록 걸어두려구요.

오늘 시댁 형님내외분 모시고 손위 시누이와 함께

맛있는 점심을 대접해드리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시골집에 갈 수 없게되어

간밤에 밤늦도록 뽕잎차 사업을 벌이게 된거구요.

그릇이란 그릇들이 총출동돼서

간밤에 씻어서 엎어둔 그릇들을 원위치고 정리해놓고

옷걸이에 걸 수 없이 작은 봉잎들만 따로 모아

국간장과 들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밑간을 하고 있노라니

자기가 누에도 아닌디 맨날 뽕잎만 먹일거냐고...ㅋㅋㅋ

제발 내년에는 쬐끔만 딸거라믄서 농성을 헐 기세야용.

지퍼백에 한 번 먹을 분량씩 소분해서 담는것도 일입니당.

그렇게 소분한 지퍼백들을

다시 작은 상자에 차곡차곡 넣어서

견출지에 이름표를 적어서 냉동실에 들여보내고 나니

아~! 아침밥을 해얀딩...

부리나케 쌀을 압력밥솥에 안치고

요 밑간해둔 뽕잎을 위에 올려서 맛있는 뽕잎밥을 지었어요.

항상 차로 한 번 우려낸 뽕잎으로 뽕잎밥을 짓다가

요걸로 밥을 지었더니 훨씬 맛이 좋다고...

'거봐요~! 요렇게 해서 딸랑구한테 보내주믄

가끔씩 별미밥으로 얼마나 맛나게 먹을텐데요.'

히히...반찬 마땅찮고 급할땐 뽕잎밥이 그만이랑게여.

뽕잎밥에 고등어구이만 있으면 아주 간딴허니 한 끼 해결되잖긋써라잉?

너무나도 고단했던지 자꾸 드러눕고 싶어서

잠깐 쉬다보니 어느새 약속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더라구요.

꽃단장 하고 외출을 서둘러

즐거운 시댁모임을 끝내고 돌아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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