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냥3이의 모델놀이

꿈낭구 2019. 6. 6. 14:45


우리 여름별궁의 쥔 행세를 허는 냥이 세 마리중

가장 야생 고냥이 기질이 있는 냥3이의 도전.

어미인 냥1이가 어느날 새끼 두 마리를 낳아

물고 데려온 새끼고냥이 중

둘째 냥3이는 경계심이 많아

절대로 우리에게 곁을 주지 않아서

별로 사랑을 받지 못하던 냥이인데

무신 맴을 먹었는지 이날 이렇게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더이다.

틈을 이용해서 사진을 찰칵~!!

어미인 냥1이는 또 배가 잔뜩 불러있는게

새끼를 가진게 아닌가 싶네여.

이상해요. 지난 봄에도 배가 땅 닿게 불러있었는데...

새끼를 보살피느라 오후 나절에는 어디론가 사라지는줄 알았구마는...

이날은 의자 아래 그늘에서 쉬고 있네요.

냥3이가 깼다가 다시 눈을 스르르르~~

다른때 같음 화들짝 놀라서 도망갈터인디...

잔뜩 졸음에 겨운듯 허구만요.

어쭈구리~!

발꺼징 꼬구서뤼...

사진을 찍는걸 보더니

모델포즈를 취헝만유.ㅎㅎㅎ

아고고...팬 쏴비수꺼징

야가 아주 오늘 뭔맘을 묵었드래여잉?

오늘 지 맴을 사로잡을라고 작정을 혔나보요.

냥3이와 그러고 노는데도

냥2는 몸이 아파서 힘이 드는지

그저 요러구 시름시름...

다른때 같음 샘이 나서 다가와 부비적거림서

온갖 애교를 떨었을낀디 가엾네요.

때는 이때다 허구서 냥3이가 오늘 독무대를 차지허구서

아주 모델놀이에 심취해있구만요.

몇 주 전부터 켁켁 거리며 감기 증상 비슷허니

먹는것도 잘 못 삼키고 틈만 나면 꽃그늘 아래로 들어가

잠만 자던 냥2는 요즘 야옹거리는 소리도 아주 작아서

새끼고냥이들 소리 같다니까요.

걱정이 되는데 마땅히 방법도 모르고 안타까워요.

냥3이가 독무대를 차지허고 애교를 떨든말든

전혀 관심도 읎다는듯 그저 이러구 있네요.

아이 참!!

냥3이가 오늘 왠일이래여잉?

갖가지 포즈를 다 취해주공...

발꾸락 손꾸락도 이렇게 릴렉스허니 펼친게

경계태세라곤 하나도 읎는게 참말 놀랍구만요.

냥3이는 지나친 경계심으로 아무래도 냥1이나 냥3이 보다

사료도 잘 못 얻어먹다보니

냥3이는 청개구리나 꽃을 찾아드는 벌도 날쌔게 잡아채고

나무 둥지를 습격해서 새도 잡아먹으며

날로날로 민첩허게 야생의 기질을 발휘허던 참인디

이게 뭔일잉가 어안이 벙벙허용.

아쿠야~!

이왕 허는김에 확실허니 모델놀이를 헐랑게벼라.

다소 민망헌 포즈꺼징...

온갖 애교를 다 떨고 있어요.

이 순간 자기가 주인공이란걸 확실히 감지헌것 같으요.ㅎㅎㅎ

마지막으로 화끈허니 요염헌 자태를 이렇게 취해주고는

이날 생전 처음으로

냥3이가 제 가까이로 다가와서

바닥에 발라당 누워서 좌로 발라당 우로 발라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믄서 눈을 맞추고 온갖 애교를 다 떨더이다.

이제서야 우리에게 마음의 문을 연 모양인가 싶어서

맛난 사료를 주었더니 아작아작 맛나게도 먹더라구요.

그러는 사이 어미인 냥1이가 알고 다가와서 으르렁 대니까

던져준 먹이도 못먹고 기를 못펴서

어미에겐 아주 멀찌감치 던져주고

냥3이는 배불리 먹도록 주었는데

거의 손 끝까지 다가와서 먹더라구요.

하지만 아직은 손 안에 있는 먹이는 못먹네여.

조만간 얘도 냥2처럼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며

발에 밟힐 정도로 우리를 따를 날이 올까요?

냥3이가 이제야 우리에게서 경계심을 풀고

가까이 다가온게 너무나 신기하고 감동혔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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