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발틱3국 11부- 라트비아 시굴다(투라이다 성)

꿈낭구 2011. 7. 30. 16:38

 

 

7월12일 화요일. 여행 6일차 오후 여정인

라트비아의 알프스라 불리운다는 시굴다로 이동중이다.

내 자리는 중간 출입문 바로 위 특 A석이라서

이렇게 멋진 테이블이 있어서 카메라를 대기상태로 놓아둘 수도 있고

여행하며 기록한 내용들을 훑어보기에도 좋다.

뿐만 아니라 앞쪽의 시야도 비교적 우수한 편이고

바로 옆에는 울큰성이 아까 낮에 먹은 궁전특식으로 부른배를 부여안고

끄덩끄덩 졸음에 겨운 눈으로 뒷자리로부터 건네온 사탕을 전해준다.

16명이 45인승 럭셔리 버스를 이용하니

이쪽저쪽으로 자유롭게 옮겨 앉기도 편하고

첨엔 부부가 늘 함께 나란히 앉았다가도

옆자리로 옮겨앉아 다리도 쭈욱~뻗고...ㅎㅎㅎ

 

창밖에는 감자꽃이 한창이다.

내가 앉은 좌석쪽이 오후 내내 햇볕이 드는데

둘러보니 남자분들을 제외하곤 아무도 이쪽 좌석에 앉은 이가 없다.

블라인드처럼 아래로 내릴 수 있도록 된 해가리개를 약간만 내리고

그래도 이 먼곳까장 와서 이동하면서 잠을 잔다는건 말이 안 되지...

멋진 장면을 행여 놓칠세라 두 눈을 부릅뜨고 시선은 줄곧 창밖에 두면서

현지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기울인다.

지난번 갈적엔 반대쪽에 앉았으므로 해가 들어도 걍 이쪽을 택하기로 했다.

까이꺼~ 얼굴 그실르는게 문제여? ㅎㅎㅎ

 

난 여태껏 여행하면서 밖이 어두워지기 전에는 이동중에 절대로 잠을 자지 않는다.

두 눈이 초롱초롱해서 하도 열심휘 듣는다고 늘 현지가이드는

내게 촛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하고는 했더랬다.

한참을 듣다보면 장거리 이동중에는 가이드와 나 단둘이 남기도 했었지.

여행 전에는 철저히 나름대로 여행할 곳에대한 공부도 하고...

아는만큼 보인다지 않나.

그런데 이번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준비에 좀 소홀했었다.

여행을 떠나는 나 보다도 울신랑이 더 가슴 설레며 신바람이 났었다.

 

 

한쪽에선 수확이 끝나 비옥한 옥토가 펼쳐지더니

그 곁에는 이제 마악 자라기 시작한 식물들이 파릇파릇한게 꼭 봄풍경 같다.

 

 

하늘을 향해 찌를듯이 선 곧게자란 나무들이 끝도없이 이어진다.

그 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신비롭기조차 하고.

길가에는 이름모를 꽃들이 무리지어 계속 피어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평원에 숲이 울창해서

빽백한 숲이 드넓은 평원과 숨바꼭질을 하듯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 또 나타나고...

그래서 아무리 오래 차를 타도 지루함이 없다.

변화무쌍한 그림을 감상하는것 맹키로...

 

드넓은 평원에 난데없는 자작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자라는 모습이 재미나다.

농부들의 멋진 쉼터가 되어주기 위해서일까?

 

발트3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 해발300여m라던가?

등산용품을 파는 유일한 지역이라니...

어딜가나 울울창창 치솟은 산등성을 이곳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숲은 어찌나 울창하고 아름다운지...

 

5월의 장미아가씨 무덤.

투라이다 장미의 전설이 담긴 이곳은 전쟁후 죽은 어미의 품에 안긴 아이를 발견해

데려다 길렀는데 커가며 미모가 뛰어나 투라이다의 장미아가씨라 불렸다고.

그녀는 시굴다성의 정원사 빅토르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앞두고 있었을때

폴란드 귀족군인이 꾸민 음모에 속아 빅토르를 만나려 동굴에 갔으나

빅토르는 없고 폴란드 군인이 그녀에게 청혼을 했지만 그녀가 거절하자 도끼로 죽인것을

뒤늦게 알게된 빅토르에 의해 야콥스키는 교수형에 처해졌고

빅토르가 묻어준 그녀의 묘지에 보리수가 자랐다고...

후대 사람들은 결혼 후 이곳에 꽃을 헌화하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이게 보리수일까?

 

독일십자군들을 방어하기 위해 리브인들을 경계하기 위해 지었다는 13세기 건물인

투라이다 성.

투라이다는 리보니아어로 토르의 정원이라는 뜻.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

스웨덴 지배 당시 파괴되었던 것을 복원했다고 한다.

 

이곳에는 리브인들의 역사에 관한 자료와 이 성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여러가지 자료들이 전시된 전시관이다.

 

 

알베트 대주교의 초상화

리보니아의 성직자이며 지도자였던 카우포(Kaupo)가

나무로 축성한 성이었는데

그 자리에 알베르트 대주교가 벽돌로 고딕양식의 성을 쌓고 17세기까지 요새를 만들었단다.

 

 

성의 전망대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이처럼 좁은 계단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야 하는데...

투라이다 성 램프.

옥탑으로 올라가는 회전식 계단으로 되어있다.

 

어둡고 좁은 급경사의 계단을 한참이나 오르니

중간쯤에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이런곳이 나타났다.

이곳에서 적들의 동태를 살폈으리라...

 

비좁은 그곳에서 카메라를 쭈욱~빼밀어서 아래를 향해 찰카닥~!

망루 안에서 바라다보니 성 밖에 가우야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얼마를 올라왔는지 성 아래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어둡고 캄캄한 굴 속같은 미로속에서 또다시 카메라를 조그만 감시창을 통해

밖으로 내어밀고 또 한 커뜨.

히야...이렇게 아슬아슬허게 만들어진 사진인종 암두 모를끼라...

 

 

 

돌고 또 돌며 마주오는 이라도 있으면 중간쯤에서 기다려야 할 만큼 비좁은

전망대 오르는 길은 과연 수고한 만큼의 충분한 아름다움으로 보상을 해 주었다.

사방팔방으로 펼쳐진 경관을 감상을 하고...

 

 

이쯤 오르면 아구 아구~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ㅎㅎㅎ

 

여기는 내려와서 마지막 출구의 모습인데

한줄기 햇살이 눈부시다.

 

 

이들에게는 우리의 모습이 신기한듯...

무척이나 관심있는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전통복장인가?

머리에 쓴 모자같은게 특이하다.

 

가우야 국립공원 다이뉴언덕의 조각공원을 산책하고

 

 

잘 가꾸어진 모습이 보기에 아름답다.

시굴다는 발트3국에서 유일하게 케이블카를 볼 수 있는곳이라고 한다.

스키와 봅슬레이등 겨울 스포츠가 발달된 곳이다.

 

 

 

연로하신 분들이나 어린아이들이나 연인들이 자주 이용할것 같은 특이한 모양의 차.

 

사랑의 동굴.

동굴 가장자리의 수로를 따라서 동굴안에서부터 흘러 내리는 물이 샘물을 이루고.

ㅎㅎ 약효가 있다니 너도나도 한 모금씩.

 

 

사랑의 증표렷다?

이들의 사랑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리라...

 

 

수많은 이들이 새겨놓은 저들 마다의 사랑의 증표들...

사랑이란 정직한 농사와 같은것이 아닐까?

심고 가꾸며 보살피며 거두는 수고가 있어야 하듯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와 사랑의 수고를 기꺼이 기쁨으로 여길때

사랑은 무수한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되지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면서

 

이 아름다운 숲길을 천천히 음미하듯 걸었다.

아름다운 새소리와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산들 불어오는 바람에 갑자기 두고 온 내 사랑하는 가족이 보고파졌다.

돌아가면 더 좋은 아내, 더 좋은 엄마가 되어야지...

 

 

소박한 기념품가게.

눈요기를 잠깐 하고 가야징~~!

 

 

 나무로 만들어진

기념품가게는

이 숲의 정경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딸랑구를 위한

뭐가 적당한게 없을

까 하고 두리번두리번...

그런데...

유로화가 통용되지 않

는다니 그림의 떡이로고

... 

 

 

숲속에 자리한

호텔에 우리의 여장을

풀었다.

일정이 끝난 후에도

이처럼 해가 동동허니

호텔방안에 있기엔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린넨으로 꾸며진 멋진 방이다.

보송보송...잠이 너무나 달것 같지않은가.

일단 가방을 던져두고 저녁식사를 하러 내려가야쥐~!

 

 

와우~~!

분위기도 끝내주고 맛도 쥑여준다잉~!

 

 

그동안 함께했던 일행들과도 이젠 많이 친숙해져서

테이블마다 이야기꽃을 피우며

맛난 저녁을 먹다보니 워매~ 사진 찍어야쟈녀...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우리의 분위기는 더더욱 무르익어가더니만

소리가 점점...커져 ㅎㅎㅎ

우리 여기서 이러지말구 밖으로 나가자고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오후의 햇살이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있는 숲속.

가족들끼리 혹은 연인들끼리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이곳에서

우리도 현지인들처럼  즐기기로 했다.

 

 

몇 발자욱 나오니 호숫가 어여쁜 풍경이 여기 이렇게 숨겨져있다.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들...

그들을 바라만 보는것 만으로도 재미나다.

 

 

무장해제되어 우리도 동심으로 돌아가 신나게 그네도 타고...

삐그덕 삐그덕~~ 소리도 재미나다.

울큰성은 무섭다고 살살 타자는디...그럼 무신 재미람~!

있는 힘~껏 씨게 굴러서 하늘까장 날아보자.ㅎㅎㅎ

 

얼마를 놀다 와도 아직껏 물 속에 사람들이 있다.

여름이 짧은 이들에게는 이 햇볕이 얼마나 짜릿한 즐거움일꺼나...

시선을 워디 둘곳 없이 여기도 저그도 일광욕을 즐기는 무리들이여~~

 

 

한참을 놀다가 카메라 메모리칩을 바꿔 끼우려고 호텔에 들어왔더니

시간이 어느새~~

하지만 아직 바깥은 이케 환헌디 벌써 누울순 없쟈녀.

텔레파시가 통했던지...따르르릉~~전화가.

ㅎㅎㅎ 함께 산책나가자고 데이트신청이...

늘 조용하고 소녀같은 미소가 아름다우신 분께서

함께 호숫가로 나가보지 않겠느냐고...

울큰성은 이미 취침모드로 돌입을 허는 참인지라

혼자서 살그머니 빠져나왔다.

 

 

열 시가 한참이나 지난 시간인데

이런 멋진 광경을 만날줄이야...

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즐거운 추억을 만들면서

 

 

 

여행은 떠나는것이 아니라 만나는 것이라고 했던가?

새로운 풍경들을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내 삶의 한 자리에 이 저녁의 아름다운 노을을 가만히 담아두리라...

그래서 가끔 힘들고 지칠때나

그리운 이가 떠오르면 살며시 꺼내보며 힘을 얻을 수 있게끔...

 

 

 

내가 누리는 이 시간들...

돌아보았더니 사랑이 만들어 준 시간들이었다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지금 이순간 꼭 나에게 적절한 고백이 아닌가 싶다.

행복은 가진것의 양이 아니라

누릴 줄 아는 마음에 달려있다고...

이렇게 먼 곳에 있으면서도 바로 곁에서 속삭이는것 처럼

아...정말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내게 주어진 이 선물같은 시간들에 꽃보다 아름답게 성형되어 돌아가리라...

사랑은 서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인생은 짧고

우리 여행 동반자들을 기쁘게 해 줄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니

민첩하게 사랑하고 서둘러 친절하라.              

            -헨리 프레데릭 아미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