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시골집에서의 꽃놀이

꿈낭구 2019. 10. 22. 23:00


갇혀지내는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시골집으로 꽃놀이하러 갔다.

국화꽃이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환하게 반긴다.

라벤더 사이에서 뽀시시 얼굴 내미는 야가 뉘당가?

마치 제 구역인듯 으시딱딱헌 챠리의 꽃대다.

라벤더와 어우렁 더우렁~!

라벤더와 챠리와 민트가 한데 어우러져

얼크렁 설크렁~~!!

차 소리를 듣고 우리보다 앞장서서 출근한 냥1이는

배가 고팠던지 보자마자 앵앵거리며 현관문 앞에서 대기하더니

가는대로 따라다닌다.

에효~!!

마당의 잔디밭이 어느새 풀밭이 되얏네.

냥3이가 뒤늦게 와서는 댓돌 위에서

좌로 발라당 우로 발라당 아주 온갖 아양을 다 떨어서

ㅎㅎ잔디밭 속에 간식 찾아먹기 놀이를 하는 중이다.

대추나무를 타고 올라가 몸집을 키우던 호박이

밑으로 떨어진 모양이다.

요런 호박은 워디다 쓴당가?

땅콩이나 수확해서 씻어갖구 가야징.

지난번 솎아준 덕분인지 무우가 제법 잘 자라고 있다.

요만큼이면 우리에겐 충분허니께...

목화잎을 도르르 말아 은신처를 만드는 벌레들 극성에

목화가 고전을 면치 못하더니

이제 서늘해지니 뽀작보작 기운을 차려

뽀오얀 목화솜을 탐스럽게 선물하누먼.

오잉??

탱자울타리에 노오란 탱자가 주렁주렁.

보기만해도 상큼시큼~~

입안에 침이 고인다.

잦은 가을비로 비트가 땅위로 죄다 올라와 일광욕을 하고 있네그려.

그러다가 된서리라도 맞는 날이면 우짤라고.

대파와 비트가 어우렁더우렁 사는 틈바구니로 민들레가 슬그머니 들어와

쥔행세를 허네.

내 사랑시런 허브

깜찍발랄헌 핫립세이지는

보는것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

체리세이지와 핫립세이지가 한데 어우러져서

내년에는 따로 옮겨 심어얄까보다.

산국이 어느새 울집 꽃밭을 점령혔드랴?

향기가 너무너무 좋아서 요걸루다 또 차를 만들어볼까부다.

산국과 감국의 차이.

산국은 꽃이 감국보다 작고

감국은 주로 바닷가 지역에서 많이 자라는 반면

산국은 우리네 산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작고 귀여운

향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꽃이다.

잎모양으로도 알 수 있는데

산국은 작은 잎이 다섯 갈래로 갈라진 반면

감국은 세갈래다.

순수한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산국이 벌과 사랑에 빠졌나보다.ㅎㅎ

봐도봐도 신기한 백일홍

피어나는 전 과정을 담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순간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

변화무쌍한 꽃이다.

꽃에 비해 줄기가 가느다란게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데도

찾아온 손님에게 최고의 환영인사를 하는 중인겨?

종이를 말아올린듯

참 귀요미...

히히...파인애플이 먹고싶당~!

저마다 치장을 하고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 중이다.

나는 결혼 했어요...

꽃가루 범벅이어도 마냥 좋을터...



거미줄도 용케 잘도 피하네.

거미는 어디쯤서 몰래 숨어 기다리겠지?


오데코롱민트가 앞뜰을 접수했다.

귀여운 방울곷을 뾰족허니 내밀고

찾아올 손님을 기다리고 있나보다.

이렇게 꽃놀이를 하고 있는 사이에

팥을 수확해서 숙제를 내주는 남푠.

에구구...좀체로 진도가 안 나간다.

풋팥과 잘 여문 팥을 따로다로 분리해서 까는것도

상당한 주의력을 필요로 한다.

까다가 벌레가 꿈틀거리며 나오기라도 허는 순간이면

화들짝 놀라서 뒤집어 엎는 낭패도 볼 터이고...

아무래도 수상쩍은넘은 한쪽으로 밀어놔얄랑게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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