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깍두기와 석박지

꿈낭구 2019. 11. 7. 22:00


순전히 이것은 계획에 읎던 일입니당.

나박김치를 담글까 석박지를 담가얄랑가...

얼떨결에 깍두기꺼징 담갔네요.

간재미로 탕을 끓일란디 무우가 없어서

무우를 사러 마트에 갔더니

낱개 판매하는 길다란 무우 1개 가격하고

갓 뽑아온듯 흙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다발무 한 단하고

어케된게 가격이 거의 비슷허드랑게여.

그러니 어느 누가 망설이긋써라?

무겁고 손질하기 힘이야 들긋지만

당연히 다발무를 집어들어야지요.

그리하야 예정에도 읎던 김치담그기 사업에 돌입허게 되얏지 뭡니까?

싱싱해서 밭으로 가게 생긴 커다란 무우가 다섯 개

그치만 두 개 남겨두고 세 개로 탕도 끓이고

도톰도톰허니 썰어서도 담그고

깍두기도 썰어서 담글라구요.

깍두기에는 연한 무청을 약간 넣어줌 좋을것 같아서

일단 한 데다가 간절이기를 했어요.

그 사이에 김치밥물을 쑤어서 믹서에

배 1개 분 잘라넣고 새우젓이랑 양파청이랑 넣고 갈아주고요

먼저 석박지부터 갈은 양념에 햇고춧가루를 넣고

마늘과 까나리액젓을 추가해서 버무려주고요.

이젠 남은 양념으루다 깍두기를 넣고 버물버물~~

사실 깍두기 처럼 담그기 쉬운게 또 있을까여?

목발 짚고 하다가 어느 순간 내동댕이 치고

씽크대에 몸을 의지하고 손맛을 낼란디

남푠은 자기한테 맡기라고 노심초사...

간 봐달라 깨 꺼내달라 김치통 알맞은 크기로 꺼내달라...

주문사항이 오히려 버무리는것 보다 훨씬 에롭당만유.ㅋㅋ

워뜌?

진짜 먹음직시럽게 안 생겼다요잉?

요것이 새코~~~옴허니 익을라치믄

뽀오얀 곰탕국물여다가 밥을 말아가지고...

워따미~~~!

생각만혀두 입에서 군침이 흐른당만유.

깍두기를 보니께 울딸랑구 생각이 나네여.

어찌 한사코 김치를 마다고 혀쌌는지...

냉장고에서 김치냄새나는게 싫다며

김치좀 보내줄까 싶어서 야그허믄 손사래를 친당게라.

그렇다고 안 먹냐믄 그것도 아님서 말여라.

집에 내려오믄 잘만 먹드마는...

요거 새콤허니 익을때쯤 싸들고 올라가서

뜨끈헌 국밥여다 멕이고 싶구만요.

에구구...뚜껑을 덮는것이 뭣이 그리 에롭다고

이 김치통을 부여잡고 꼼지락꼼지락~~~

뚜껑이 잘 안 맞는다고

잠김이 잘 안 된다공...

망가지긴 뭣이가 망가졌다고 그런다요

내 손으로 기냥 뚝딱 잘만 덮어지는구만.


ㅎㅎㅎ민망했던지 눈치를 슬쩍 살피는 남푠.

맛나게 잘 익으라고 주문을 외우믄서 뚜껑을 덮어야 잘 덮어진당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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