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지리산의 하늘정원 / 남해나들이

꿈낭구 2011. 8. 9. 20:51

울신랑 벼르고 벼르던 나들이를 다녀왔답니다.

 

 

예전에는 새벽에 출발해서 노고단에서 일출을 보고

여름에 1주일 정도 잠깐 개방되는 하늘정원에 다녀왔었는데

올해에는 탐방객도 엄격하게 인원수를 제한하고

게다가 14일까지만 개방을 한다는데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을 했다가

태풍으로 인해 갈 수 없게 되어서 오늘 오전 9시로 다시 예약을 했었거든요.

출발을 해서 한참 달리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돌아올까...많이 갈등을 했었는데

입산통제가 되면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시기로 했는데

아무 연락이 없어서 일단 어차피 출발했으니 가보기로 했답니다.

모처럼 시간을 낸 울딸랑구 때문에도...

새벽부터 일어나 도시락 준비하고 간식 챙기고

여벌옷이며 비옷까지 야무지게 준비해서 갔는데

좀 여유있게 도착을 해서 차 안에서 아침을 먹었는데

울딸랑구 웜청 재밌어라 합니다.

9시에 예약된 탐방객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해서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향해 걷기 시작하는데 바닥에 재미난 너구리 발자국이

우리를 안내합니다.

 

 

구름이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춤을 춥니다.

여기쯤 오르니 등줄기에 땀이...

비옷을 벗어 허리춤에 질끈 묶고

힘을 내봅니다만 저만치 앞서가는 울신랑과 딸랑구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입네당.

역쉬~ 아직은 제 컨디션이 이런 산행에는 좀 무리가 아닌가 싶으요잉.

 

 

지름길로 오르니 한 시간쯤 걸렸나요?

저만치 노고단 정상이 보입니다.

가득한 구름과 세찬 바람으로 머리끝에선 물방울이 대롱대롱~~

얼굴 또한 세수하고 닦지않은것 맹키로...ㅎㅎ

 

 

정상에 오르자 바람이 예사롭지 않더이다.

추워서 옷을 입으려해도 제대로 입을 수 없을 지경으로...

세 사람이 힘을 합하여 겨우겨우 팔을 한 쪽씩 끼고

모자가 날아가고 몸이 휘청거릴 지경이어서

이 표지석을 의지하고 바람을 견디어 보려고 했지만 와우~~!

 

 

시간이 되자 관계자분이 올라오셔서 길을 열어 주십니다.

정상에 오르면 바람이 더 거세어지니 조심해얀다는 당부를...

 

 

첫발자욱을 남기게 된 우리 가족들은 마냥 신이 났었지요.

날씨 탓인지 9시 예약은 사람이 많지 않은가 봅니다.

구름위의 산책이 퍽 로맨틱하다면서

야생화에 눈을 맞추며 오르는데

울딸랑구 좋아서 겅중겅중...발걸음이 완죤 스폰지 발걸음이네여.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서일까요?

수줍은듯 고개를 들려 하지 않아요.

 야생화는 유독 보랏빛꽃이 많지요?


 

함초롬허니 안개비를 맞고 바람에 나부끼는 이 꽃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요...

 

 

이 사진을 찍느라 지가 날아갈뿐 혔구만요.ㅋㅋ

워찌나 바람이 부는지 몸 중심잡기가 쉽지 않아서 말입니당.

꽃잎 끝에 매달린 빗방울이 보석처럼 보여요.

 

 

이 꽃은 무주의 향적봉 오르는 길에 무리지어 핀걸 본 적이 있어요.

구름인지 안개인지 비인지 분간할 수 없는 물기로

카메라도 사람도 죄~ 젖었어요.

 

 

청초하기 이를데 없는 이 꽃을 보고 그냥 지나친다면 예의가 아니겠지요?

 

 

원추리가 드믄드믄 피어나기 시작하더라구여.

바람이 너무 거센지라 꽃이 사정없이 흔들려서 촛점맞추기가

여간 힘이 든게 아니랑게요.

 

 노고단 돌탑까지 오르는데

증말 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치는디...

체중45kg 이하는 보호자 없이는

골짜기로 날아갈지도 몰러요.ㅎㅎㅎ

이런 바람은 생전 처음 맞아(?)봤구먼요.

다리가 휘청휘청~~

몸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바람에 맞춰 춤을 추는디...

와따매~~

그 와중에도 울딸랑구는 바람과 맞장을 뜨며

바람놀이를 하며 깔깔댑니다.

딸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구름 속으로 흩어지네여.

굴비 엮듯 줄줄이 엮어서 가야 안전하겠더이다.ㅎㅎㅎ

도저히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넘치는 열정으루다가...ㅋㅋㅋ

이케라도 흔적을 남길 수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여기쯤에서부터는 참말로 몸을 가누기 웜청 에로웠다우.

서있을 수 없어서 쪼그리고 앉아서

바람과 사투(?)를 벌여 건져낸 사진이 되것씀돠.

이 엄청난 바람소리가 들리시나요?ㅎㅎㅎ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이마다 정다운 인사를 나눕니다.

11시 예약하신 탐방객들이 비가 내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서리...

줄곧 올라오시네여.

많은 비로 인해서 곳곳이 무너져 내리고

길이 끊기기도 해서

모험에 가까운 스릴있는 탐방이 되었구만요.

산 아래로 내려오니 하늘이 맑고 쾌청해서

우리의 발길을 남해로 돌렸답니다.

가는동안 내내 불어난 강물로 섬진강의 유순한 물줄기가

흙탕물로 변하여 사납고 거세게 바뀌어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사진찍을 겨를도 없었다니께요.

 

 

점심때가 지나서야 도착한 남해의 미조항.

오늘은 날씨때문인지 항구가 썰렁합니다.

 

 

울딸랑구 노래 부르던 멸치회가 나왔네여.

갈치회는 없다공...

에효~~갈치회가 더 맛난디...

깻잎에 상추에 싸서 열심휘 먹다봉게로

아참...사진을 찍었어얀디잉~~!

 

이거 먹고나서 밥을 쓱쓱 비벼 먹는 맛도 으뜸이지라.

매운탕까지 셋이서 가비얍게 해치우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미조항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여객선인지

아니면 유람선인지...

덩그마니 정박해 있네여.

 

 

물건리의 유명한 방풍림.

처음 남해에 왔을적에 이곳의 풍경에 반해뿐졌지라.

오늘은 차를 타고 지나가며 창문 너머로...

 

 

갯벌체험장의 모래톱을 향해

한 무리의 꼬마들이 재잘재잘 떠들며 저만치서 달려오네여.

 

 

 

죽방렴이 이곳에서는 또 한 풍경 합니다요.

이곳에서 잡은 멸치는 웜청 비싸게 팔려 나간다지요?

 

 

바람에 요리조리 출렁이는 모습이 마음을 흔듭니다요.

내려서 고만 죠~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하지만 오늘은 울딸랑구 땜시로 발걸음을 서둘러야닝게...

 

 

남해의 명물들이지요.

 

 

요 아래 아기자기한 섬들이 점처럼 흩뿌려진 아름다운 풍경은

남해의 가장 멋진 작품이지요.

이렇게나마 공부허는 딸랑구 콧바람을 쐬야주고

돌아오는 길엔 물폭탄을 만나 에쿠구...

하루 죙일 이케 쏟아졌었다능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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