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디저트

모주

꿈낭구 2020. 2. 15. 16:18


하늘이 잔뜩 흐리더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네요.

즘심에 동치미국수를 만들어 먹었더니

따뜻헌 무언가가 생각나서

냉장고 속 우유를 뜨끈허게 데워서 마셔봤어요.

꼬순맛이 아주 좋더라구요.

찬 우유 보다 이런 따뜻헌 우유가 더 좋다고 했더니

남푠이 산양분유라도 사줘얄랑갑다공...ㅎㅎ

아가들 먹는 분유 말여라.

어릴적엔 전지분유를 따뜻하게 마셨던 생각이 납니다.

비는 더 굵어지고 하늘은 시커먼스...

안 되긋네여.

보다 더 자극적인 무언가가 생각나는데 그게 뭣인지를 몰긋는규.

대추와 계피와 생강을 넣고 뜨거운 차를 마셔볼까 하다가

모주를 만들었네여.

어제 마트에서 사온 쌀막걸리 한 병이 생각났어요.

모주 만드는거 배우고 싶다기에

그거 엄청 쉽다고 했더니 어느새 한 병을 챙겨넣었더라구요.

넉넉한 크기의 웍에 쌀막걸리 한 병을 넣고

계피와 대추와 흑설탕을 넣었어요.

생강도 넣어얀디 냉동실의 생강 슬라이스한것을 찾을라믄

냉동실이 아래에 있어서

다리가 아직은 온전치 못한 관계루다가

또 고난이도의 포즈를 취해야허기 땜시로

건생강을 이용하기로 했어요.

남푠은 자기한테 얘기했음 찾아줄터인디 그랬다공...

그치만 남푠에게는 냉동실의 식품을 찾는게

보물찾기 보다 더 에롭다는거...ㅋㅋ

암튼 이 없으믄 잇몸이라공

건생강을 넣고 중약불로 뚜껑을 열고 끓이다가

알콜이 날아가면 약불로 줄여서 뚜껑을 덮고 뭉근하게 끓여서

충분히 우러나오도록 했어요.

온집안에 아주 매혹적인 냄쉬가 폴폴 납니당.

계피와 생강과 대추와 막걸리의 향이

아주 적절히 어우러져서

비오는 오후에 요렇게 마주앉아서 마시기에 딱입네당.

강원도로 여행가던중

이천에서 이 잔 두 개를 샀었지요.

모주용으루다...

집안에 술 마시는 사람이 없다보니

요런 잔이 필요했었거덩요.

모주나 대추차나 쌍화차 같은거 마시기에 딱 좋아요.

알콜이 다 날아가서 술 못마시는 저도

이런 달달헌 모주는 맛나게 마셔요.

한옥마을의 모주 보다 제가 만든 모주가 훨씬 맛있다네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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