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나박김치와 물김치

꿈낭구 2020. 3. 31. 12:25


어제 청매 한 그루 사다가 여름별궁에 심자기에 따라나섰다가

뜻밖의 새벽시장이 서는 재래시장 맞은 편 천변의 장터에

호기심이 발동해서 구경만 하자며 갔다가

너무나 야물딱시럽고 싱한 무우를 보구서

갑자기 마음이 동해서 예정에도 없던 장보기를 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부터 내내 동동거리며

끙끙대믄서 일에 파묻혔어요.

무우가 참 맛있어 보여요.

도톰도톰하게 썰어서 간을 해둔 사이에

마트 문 열기 기다렸다가 배를 사와서

양파와 함께 곱게 갈았어요.

물김치에도 넣을거라서 먼저 배와 양파부터 갈아서 덜어두고

나머지에 새우젓을 넣고 나박김치용 양념을 만들었지요.

고춧가루가 매운맛이라서

나박김치를 곱게 담글 수 없네요.

울집 부녀는 매운것을 못먹어서...

갈은 양념에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과 생강을 넣고

준비 완료~!

간이 적당히 절여진 무우에 양념을 넣고

쪽파와 양파 조금 넣어 버무리면서

사이다를 약간 넣었어요.

요즘 아이 때문에 아무래도 반찬에 신경이 쓰입니다.

울 둘이만 있을땐 그저 묵은김치와 갓김치와

고들빼기 김치로 김치3종세트로만 있어도 좋았거든요.

그런데...아이는 묵은 김치는 찌개나 국으로는 먹는데

김치로는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그러니 매번 겉절이를 하게 되는데

이렇게 나박김치를 담가서 새콤하게 익어

사이다맛이 나게 톡 쏘는 상태가 되면

아주 잘 먹을것 같아서 일을 벌였구만요.

마침 작은 캔에 들어있는 사이다가 있어서 여기에 넣어봤어요.

간도 아주 슴슴하게...

아이의 입맛에만 맞추려다보믄

또 남푠 눈치가 보입니다.

아이가 오면서부터 식생활이 바뀐것을 어찌 모를리 있긋써라.

그런데도 그저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아파서 제대로 주부노릇 못해 남푠 고생시킨것도 미안하고

오래 서있기 힘들다고 대충대충 했던것도 미안해서

자꾸만 제가 눈치를 보게 되네여.

이 나박김치는 아픈 다리를 끌어가며

혼자서 살곰살곰 담갔으니

익을때까지 숨겨뒀다가 쨘~! 하고 꺼내놓을라구요.

아...그런데 막바지에 남푠이 제 끙끙대는 소리에

주방으로 납셨네여.

이거 맛나게 익으믄 사골곰탕에 먹음 좋긋다공...

수리수리 마수리~!!

맛있게 익어주려므나.

무우 납작하게 썰어서 소금에 절여뒀다가

알배추를 몽땅 넣고 물김치도 담갔어요.

양파와 배 갈은것도 요렇게 넣어주고요

아참~! 나박김치에 넣고 남은 사이다를 요기다 넣었어요.ㅎㅎ

쪽파와 풋마늘과 홍고추랑 꽃당근도 넣어

물김치도 새콤하게 익혀서 먹을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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