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파김치와 얼갈이김치

꿈낭구 2020. 4. 24. 10:54


파김치를 담그고 지가 파김치가 되얏쓰요.ㅠㅠ

울시골집 작년에 심었던 쪽파가

월동을 해서 요렇게 파릇파릇허니 올라오기 시작허믄서부터

비록 난쟁이 똥자루 맹키로 몽땅허지만

완죤 유기농이니께 멀대 같이 지드란헌 쪽파 보다

맛이 좋답니다.

작년에도 요 쪽파로 락교도 담그고

가을 김장용 쪽파로 심을때 종자로 쓰이기도 했는데

올봄에는 아무래도 리모델링 공사로

이 공간을 내어줘얄것 같아서 다 뽑아냈답니다.

아고고...요거 다듬느라 월매나 심들었나 몰루.

그래도 요렇게 파대가리가 뭉툭헌게

파김치로 담그믄 월매나 시원하고 맛있는지 몰러요.

때아닌 준태풍급 찬바람을 피해

앞마당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앉아서

다듬노라니 냥이들이 와서 같이 놀아달라고 요리조리 비비대고

하도 앵앵거려서

요렇게 달래줘감서야 겨우 끝마쳤네요.

씻어서 소금에 살짝 절여서 집으로 가져왔어요.

어차피 일을 벌이는거니 얼갈이도 한 단 담글라구요.

작년에 시골집에서 수확했던 홍고추 말려둔게 있어서

배와 사과랑 양파와 액젓, 새우젓,양파청, 찬밥 한 술 넣고

이렇게 갈았어요.

이젠 저도 닌*머슴 다루기 선수가 되얏네요.

확실히 힘이 좋아서 이렇게 잘 갈아집니다.

혹시 몰라서 미련을 두고 전에 쓰던 믹서를 시골집에다 뫼셔놨는디

이제는 처분해도 될것 같구만요.ㅎㅎ

매실액을 넣고 버무리는데

울집은 아무도 익지않은 파김치는 먹지 않는지라

파김치 담글때 간 보는게 젤루 성가셔요.

애먼 남푠 불러서뤼 젤루 쬐끄맣게 생긴거 하나 맛좀 봐달랬더니

화들짝 놀라서 소방차 불러달래여.ㅋㅋ

무신 남자가 그리 엄살이냐고

할 수 없이 지가 하나 먹어봤는디

아쿠야~~이건 고춧가루 고문이 따로 읎어라.ㅠㅠ

왜 이렇게 매울까요?

애시당초 울집은 매운걸 못먹어서

맵지않은 고추만 사다 심었었는디...

그러거니 저러거니 우짤것여라.

어차피 이리 된것을...

익으면 좀 덜 매워지려나...

그림의 떡이 되믄 어쩌나 걱정이 슬그머니 되능만유.

파김치 버무리고 얼갈이를 버무리는데

요것은 항상 싱싱한 상태의 채소를 좋아하는 딸랑구 땜시

맘묵고 담그는 것인디

이것 또한 고추 갈은 양념이 이렇게나 매워서

낭패로고~!

양념을 조금만 넣어서 눈으로 보기에도

이렇게 시리시리허니 시원찮게 생겼어도

이 또한 먹어보니 매워서 클났쓰요.

남은 양념은 냉동시켰다가 매운탕에나 넣어얄랑가...

가뜩이나 매운걸 못먹는 딸랑구가

과연 이 얼갈이김치를 먹을 수 있으려나 몰긋기에

저녁에 슬그머니 한 보시기 꺼내서 식탁에 올렸더니만

풋풋한 생 배추 느낌에 생각보다 잘 먹네요.

매운맛이 김치 담근지 몇 시간 지나니까

슬그머니 순해진 모냥입니다.

먹고 나믄 여전히 좀 매운맛이 있지만

그래도 못먹을 정도는 아니고

제 입맛에는 쌈빡허니 좋구만요.

ㅋㅋ울집 셋 중에서 지가 젤루 매운걸 잘 먹거덩요.

시댁식구들 모두가 매운것을 못먹는지라

이런 집에 시집와서 오래 살다보니

저도 매운것에 길들여지지 않아서

남들에 비하면 못 먹는 편이거든요.

남푠이 섭섭혀서 얄미웁거나

요노무 딸랑구 엄마 말 안 들으믄

요리에 매운맛으로 소심헌 반항을 혀봐얄랑게뵤.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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