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속리산나들이

꿈낭구 2011. 8. 25. 13:06

 

 

저 혼자만 발틱여행을 다녀와서 안 그려두 울신랑헌티 먄헌디

원치않은 질고로 병원에 입원꺼정 혀서 회복되기까지

그러고서도 이러저러헌 일들로 들쭉날쭉 해서

좀처럼 휴가일정을 잡기가 어려웠던지라

울신랑은 휴가다운 휴가를 못누렸거덩요.

아이가 개학하고 겨우 이틀 쨤이 나서

워디로든 좌우지간 길을 떠나보자고 벼르던중에 어디선가 전화가 오네여.

에잉~~!! 또 누군가 비보(?)를 전해와서...

그중 또 하루가 피치못헐 사정으로 갑작시레 빠져나가고

결국 하루 일정으로 속리산에 다녀오기로 혔구만요.

주로 Drive가 될것 같다기에 약간의 간식만 준비하고 별 준비도 없이 집을 나섰답니다.

대둔산을 지나 국도와 지방도로를 이용하여 이곳 충주호에 이르른 때가 점심.

예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서 어리둥절합니다.

 

 

지나면서 이정표를 보고 그야말로 발길 닿는대로 구석구석 도중하차를 허는 스따이루라서

어제도 역쉬... 이곳에서 중간치기를 좀 했습죠.

돌아가는 길엔 이곳을 지나지 않을지 모릉게로...

 

 

그란디 아쉽게도  잠시외출중이라는 팻말이 걸려있고

문이 잠겼네여.

이곳을 관리하시는 분께서 잠깐 볼일을 보러 나가신 모냥입네당.

그렇다고 걍 돌아나오기는 넘 억울허쟈뉴?

담벼락 위로 고개를 디밀고 이렇게라도 귀경을 혀야징.

 

 

꽤 너른 앞마당에는 어울리지 않는 잔디가 심어져있네여.

사람이 밟지 않으니 억쑤로 기세등등허니 세를 불리는 잡초를 감당키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정갈허니 빗자루로 쓸어놓은 흙마당이면 훨씬 정감이 넘칠터인디...

 

 밖에서 바라본 풍경인데

커다란 아름드리 나무가

세월의 흔적을 남기네여.

 앞쪽으로 가서

철조망 사이로

들여다 보았구먼요.

 역시 우리네 한옥은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지요.

 

 

 이 초가집을 보고 싶었는디

납작 엎디어 있어서

울타리 담장 너머로

아무리 까치발을 해봐두

소용이 없더구만요.

쩝쩝...아쉬웠어요.


 

글두 울신랑 아쉬워허는 아내를 위하야 있는대로 키를 늘려서

위태위태헌 폼새로 겨우 한 장 건졌구먼요.

다음번에 언제 이곳을 지날 기회가 오면 다시 찾아보기로 하고

아쉬움을 달래며 길을 떠납니다.

 

 

속리산...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 나무.

안타깝게도 이러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네여.

 

 

 

 

이곳이 원래의 옛길이었다지요?

 

 

이쪽으로 봐도 저쪽으로 봐도 반쪽인 모습이 안타까우요잉...

이 정이품송을 살려내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래도 이곳에서 바라보면 뒷산의 배경으로 감쪽같구먼요.

 

 

그런대로 이 각도가 가장 기품을 드러내는것 같지 않으요잉?

긍정에너지를 팡팡~~!!!

 

 

바야흐로 잠자리의 계절인가여?

완죤 잠자리 세상입니다.

어느새 연꽃 진 자리에 연밥이 여물어가고 있네요.

잠자리의 편안헌 쉼터로 그만인가 봅니다.

 

 

 

꽃과 무슨 대화를 이렇게 진지허게 나누는 걸까여?

 

 

엄훠나~~ 연꽃 안에 이렇게...

수줍은듯 몸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걸요?

 

 

산중은 산중입니다.

이렇게 풍성헌 점심상을 받었구먼요.

온갖 산나물에 각종 버섯꺼정...

탁월헌 선택입니당.

안그려도 때가 기울어 시장끼가 돌던참에

월매나 맛있던지...

배가 불러서 산행이 쉽지않게 생겼쓰요.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더러 우리처럼...

숲이 주는 싱그러움을 만끽헐라믄

신발끈을 단단히 묶고...

 

수려한 산세에 어울리는 기와지붕이

정말 아름다우요.

 

법주사에서 가장 유명세를 톡톡히 허는 5층 목조탑입니다.

법주사 팔상전이라 불리우는 이 탑은

신라 진흥왕 14년에 처음 건립되어 임진왜란 때 불탄것을

조선 인조4년에 다시 지었다고 하네요.

1968년에 완전 해체 복원공사를 하여 오늘에 이르른 이 탑은

현존하는 한국의 탑 중에 제일 높은 탑으로 국보로 지정되었답니다.

 

 

법주사에서 나와 하늘이 보이지 않을만큼 우거진 숲길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노라니

목이 쇤 메미가 기진맥진해서

마지막 생을 불태우며 짝을 부르네여.

우리의 뒤를 따르는 두 사나이의 수다가

산 속의 정적을 깨는지라 잠시 발걸음을 늦추어 앞서 보냈지요.

 

ㅎㅎㅎ 이제 우리 두 사람 발소리만 들리네여.

비가 많이 내렸음에도 계곡의 물은 그리 많지 않은게 이상합니다.

이곳은 목욕소라고...

 

 

 

 

높이로는 천왕봉이 가장 높은데

거리로는 문장대가 가장 머네여.

오래전 이 길을 따라 문장대에 함께 올랐던 추억을 떠올리며

그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ㅋㅋㅋ 문장대에 오르고 난 뒤 울신랑 두고두고 놀릴 잼난 야그가 있걸랑요...

이날에도 야곰야곰 그때 일을 꺼내들고

울신랑 약을 올리는디...

세월이 많이 흘러서일까요?

이제는 슬며시 인정을 헙디다요.

그렇게도 아니라고 완강허니 부정을 험서 억울함을 호소허던 냥반이...

궁금허신가여?

야글 허자므는...그 당시 운동도 하지않던 시절에 문장대꺼정 단숨에 올랐으니

집에 돌아와서 어찌나 종아리고 허벅지고 땡김서 아픈지

앉고 일어설적마동 어쿠쿠...소리가 절로 나오는규.

함께 올랐던 울언니도 나도 그렇게 어쿠쿠 2중창을 부르능만

울신랑은 하나도 안 아프대여 글씨...

내가 눌러보아 젤루 아픈 부위를 콕콕 찌르고 눌러가며 여기도 안 아프냐고 이래도 안 아프냐고...ㅋㅋㅋ

우린 이렇게 엄청나게 아픈디 안 아플리가 있느냐고...

심문비슷헌 고문을 장난끼가 발동혀서 수시로 허는디도

끝내 자긴 하나도 아프지 않다는규...

그러다가 결정적인 챤스를 지가 목격을 혔구만이라.

높은곳을 오르기 위해 잠시 방심헌 틈에 고만 자기도 모르게 '끙~!!'허는 신음소리를 내고 말었단말유.

ㅎㅎㅎㅎㅋㅋㅋㅋ ㅍㅍㅍㅍ

거 보라고 아픈걸 숨기고 끝내 안아프다고 허등마는

내헌티 들키고 말었으니...

아니 그런디도 절대로 그건 아파서 낸 신음소리가 아니고

오르기 위한 기압을 넣었을뿐이라며 끝내 발뺌을 허능규...

내는 그래두 그럴일이 없다공...

괜찮응게 쪼매 아프긴 아프다고 솔직허니 야그허라공...ㅎㅎㅎ

울언닌 엥간히 짖궂게 놀리라며 우리 두 사람을 보며 웃고말이죵.

그 후로 속리산이야기만 나오면 그때 이야기를 하며 웃었는디...

 

 

신혼시절  친정의가족들이 모두 이곳 속리산으로 피서를 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가장 싱싱했던 우린 문장대에 오르고

아이들과 부모님께선 이곳에서 발을 담그며 쉬셨던...

 

 

울창한 숲의 나무들 사이로 언뜻언뜻 하늘이 보입니다.

세심정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고...

 

 

 

 

ㅎㅎㅎ 갑자기 이 절구를 봉게 인절미 생각이 나능만요.

 

 

돌을 쪼아서 이렇게 오르내리기 쉽게 계단을 만들었네여.

 

 

요넘은 대체 몇 살이나 먹었을까요?

밑둥의 모습이 범상치 않습니다요.

우리네보다 훠얼씬 오래 살았을 이 나무의 나이테에도 세월의 더께가 잔뜩 얹혀져 있겠지요?

 

 

쉿~!!

산토끼 한 마리가 잠시 먹이를 구하러 내려왔나봐요.

이곳 근처에 사람들이 버린 먹이를 찾아온것 같아요.

우리가 다가온 줄도 모르고 뭔가를 열심히...

숨을 죽이고 한참을 바라보는데 앗~! 눈치를 챈 모냥입니당.

눈 깜짝할 사이에 풀숲으로 달아났어요.

 

 

거울처럼 맑은 물에 물고기들이 고물고물...

사람 발자욱 소리만 듣고도 엄청난 물고기들이 몰려듭니다.

요넘들도 고즈넉한 산속에서 사람들이 그리웠을까요?ㅎㅎㅎ

 

 

무언가 자취를 남기고 싶어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가 봅니다.

 

 

이곳의 바위들은 지층처럼 이렇게 켜켜로  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싱그럽게 살아가는 나무들이 경이롭지요.

 

 

약 세 시간이 넘는 산행으로 우리의 여름휴가를 마감해야 한다는게

조금은 아쉽지만...

비가 오려는지 한 두 방울씩 떨어집니다.

아...베란다 밖에 보송보송 말리려고 내널어둔 거의 다 마른 울딸랑구 운동화 두 켤레가 생각났쓰요.

에잉~~기냥 들여놓고 올것인디...

향기 나라고 허브잎을 따서 신발 속에 넣어두기꺼정 혔구마는...

울동넨 비가 안 올거라고

만약 비가 오면 자기가 신발 다시 빨아줄팅게 걱정말라공...

그랴...어차피 이리된거 억울해헌다고 무신 수가 나는것도 아니고

에라 모리긋따~!!

"그란디...뒷베란다 마늘과 양파로 비가 들이쳤음 워쩐다죠?"

이 못말릴 주부근성을 우찌허리요잉~~!

그것도...아따 모리긋따~!!

시방은 중요헌 사업중 아닝게벼...ㅋㅋㅋ

울신랑허고 녀름을 마감허는 나들이를 허는 중이구만...

 

차를 타고 구비구비 이정표를 따라 지도를 보며 또 달리다보니

아슬아슬헌 손에 땀을 쥐게허는 난코스를 지나고

마을이라고는 있을것 같지 않은 첩첩산중에

그림같은 딴세상이 들어선 모습도 만나고...

아마 속리산 둘레를 한 바퀴 돌지 않았을까요?

경상북도꺼정 진출을 허게 되얏구먼요.

해질녘이 되어서야 우리의 잔소리꾼 내비아짐니를 초청을 하야

집으로 향하려는디...자꼬만 고속도로를 고집헙니다.

아니 글씨...고속도로는 재미없다고요...

그러거니 말거니 그 수다시런 아짐니 들어가 쉬라고 허고

또 꼬불텅꼬불텅헌 산길을 돌고 돌아

대둔산쯤 이를때엔 비가 억수로 내렸어요.

이상하게도 우리는 대둔산에 올적마다 비가 내린단 말씸여라.

ㅎㅎㅎ 울딸랑구 집에 오기전에 도착을 혀서 감쪽같이...

'풍경이 있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  (0) 2011.09.17
망해사의 낙조  (0) 2011.09.04
진도  (0) 2011.08.22
추억만들기  (0) 2011.08.21
다산초당  (0) 201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