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

꿈낭구 2011. 9. 17. 23:07

 

 

여기가 워디냐굽쇼?

ㅎㅎㅎ 우리 별장이구먼요.

꽤 오래전에 백수해안도로의 아름다움에 반해

제법 먼 길 임에도 자주 이곳을 찾곤 했었지요.

여기 쪽마루에 앉아 저녁 노을을 바라보면 얼마나 멋지던지

걍~ 우리 맘대루 별장을 삼어뿐졌구먼요.

여기 쪽마루에 걸터앉아 두 발을 내둘거림서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좌며는 기냥~~!!

 

 

바로 이곳이 영화 마파도의 촬영지로

한때 많은 이들의 발길이 잦았던 곳이기도 했지요.

우리가 이곳을 찾았을땐 한참 이곳에서 영화를 촬영하던 시절이었어요.

 

 

도로변에서 한참 아랫쪽에 위치한 이 마을은

그야말로 때묻지 않은 어촌마을의 소박한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던 곳이었어요.

 

 

청춘남녀들의 사랑을 약속하는 낙서들이

부뚜막 위의 선반에도 수북합니당.

얌전한 강아지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는 말이 왜 이 순간 떠오른대여?ㅎㅎㅎ

 

 

궁딩이 큰 사람들은 중량제한을 혀얄만치 조붓헌 쪽마루에 앉으면

이 커다란 나무 사이로 바다가 그대로 내려다 보였었는데

여기서 노을빛에 물들어가는 바다를 바라보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발길이 뜸한 사이 어느새 팬션들이 즐비허게 들어서서

완전 우리의 별장이 형편없이 돼뿐졌더라니까요.

 

 

돌아오는 길에 이제 별수없이 이 별장을 처분허자공...

이곳을 찾던 수많은 이들이 욕심을 냈던 이곳이

이렇게 험상궂은 모습으로 방치되어 있어서 좀 안타까웠구먼요.

 

 

그래두 옆집은 그런대로 반듯허구마는...

돌아오면서 이제 다른곳의 별장을 알아보자고 의견일치를 봤구먼이라.

 

 

어느새 감나무는 가을빛으로 물들었네여.

아무도 살 것 같지 않은 이 집에서도 잡음 섞인 TV소리와 인기척이 들립니다.

이 마을에 팬션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친 모양이어서

상대적으로 어촌의 소박한 모습이 퇴락해보여 안타까웠어요.

 

 

한낮인데도 바다엔 해무가 가득 몰려옵니다.

먼 바다 저만치의 올망졸망한 섬들이 해무에 갇혀 보이질 않더라구여.

 

 

이곳에서 만난 해당화는 여전하더이다.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당화가 어찌나 반갑던지요.

목청을 가다듬고...ㅎㅎㅎ

어린 시절 즐겨 불렀던 노래를 불러봅니다.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그런데 수평선도 안 보이고 갈매기도 안 보이게 해무가 모든걸 감싸버렸쪄요잉...

 

 

얼마를 달리다가 드댜~갈매기를 만났어요.

갈매기들이 점령한 이 녹슨 철다리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모두 한 곳을 바라보고 앉은 모습이 재미나요.

 

 

우리 말고도 지나가던 차들이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이 그림같은 풍경을 담아가기에 바쁩니다.

 

 

소금을 뿌려 놓은듯 온통 새하얀 메밀꽃이 눈 부십니다.

강한 바닷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용케도 잘 버티어 냈네요.

해안을 끼고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할 수 있도록 조붓한 길도 생겼더라구여.

맑은 날이면 노을을 보려는 사람들로 이곳이 북적이겠지요?

 모싯잎떡을 사먹으리라 작정을 했던터라 해가 기울도록 밥을 안 먹었구마는

도로변 모싯잎떡을 파는 아줌니를 끝내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그런데...우리의 많은 추억이 담긴 이곳이 예전과 너무 많이 달라져서 좀...

둘이서 마주보며 약속이나 한듯

'그때가 좋았는디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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