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할미꽃 단상

꿈낭구 2020. 4. 22. 22:00


춘래불사춘 이라는 말을 쓰기에도 멋적은 4월 하순의 날에

작은 태풍급의 강풍과 함께 몰아닥친 추위에 놀란 할미꽃.

오랜만에 여름별궁에 갔더니

어느새 할미꽃이 이렇게 다른 옷을 입고 있다.

열매가 흰털로 덮여 있는 모습이

할미 머리 같다 하여 할미꽃이다.

꽃줄기는 꽃을 매단 채 나오고

꽃이 피면 고개를 숙인다.

잎과 줄기에 털이 부월부월~~

이 할미꽃은 지금 몇 살이나 되었을꼬...

할미꽃에게는 이 때가 절정일지도 몰라.

희끗희끗 흰머리가 보여 염색을 할까 하다가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 만날 일도 없고

나다닐 일도 없으니 그냥 두기로 했다.

이 할미꽃들의 나이는

사람 나이로는 몇 살쯤 되었을까?

굳이 할미 나이는 알아서 뭐할라구?

그러게나...

내 나이 조차도 의식 안 하고 살믄서뤼...

나중에 할미꽃 맹키로 은발 바람에 휘날리믄서

이 꽃들과 항꼬 늙어갈테야.

납작 엎드려 핀 이메리스가 눈부시다.

방풍나물도 씨앗을 만들기 위해 열심이다.

아직 썰렁한 시골집 텃밭에서

초록초록한 모습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니사과가 그 사이에 이렇게 꽃을 피웠다.

아침 햇살에 꽃문을 활짝 열고

차갑고 심술궂은 봄바람에도 의연하다.

꽃 목덜미에 스카프라도 둘러주고 싶네.

황금회화나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닷새만에 잎이 이렇게 자랐다.

가녀린 줄기에서 이렇게 열심히 꽃 같은 잎을 키우는데

봄바람이 차가워서 어리둥절하겠다.

따신 눈맞춤으로 바람을 막아서고

조곤조곤 쬐매만 젼뎌내라고 부탁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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