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짐 정리로 고단한 하루

꿈낭구 2020. 4. 27. 21:00


울여름별궁을 드디어 리모델링 하기로 마음을 먹고

몇 곳을 통해 견적을 받아보고

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곳을 통해 큰 그림을 그린 결과

그곳에 맡겨보기로 했다.

2020년 4월 27일 계약서를 작성하고

곧바로 공사를 진행하기로 하여 대대적인 집 치우기에 돌입~!

이 딸기밭은 어쩐다지?

아마도 올해 딸기는 공사하시는 분들이

우리 대신 즐기게 될듯...ㅎㅎ

남푠의 QT테이블을 버리려다 보니

울딸랑구 낙서가 이렇게나...

낮은 테이블 밑에 기어들어가 누워서

이런 재미난 놀이를 했을줄이야~~!

우선 주방부터 버릴것과 보관할것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그런데 참 많은것들을 여기에 물어다 놓았넹.

전세 세입자가 나간 뒤로 3년이 지났는데

그동안에 온갖것들이 다 있다.

각종 효소부터 시작해서 저울, 대용량 설탕,

각종 양념류와 컵과 찻잔, 식기류들과 조리기구들까지...

처음엔 코펠과 텐트로 간소한 여름별궁 생활을 시작했었는데

샐러드마스타로 조리도구를 바꾸면서

그동안 쓰던 버리기엔 너무 아깝고 해서 여기다 가져다두고 쓴것들도

너무나 많은데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고민 끝에 과감하게 정리를 하기로 마음먹고 치우다보니

어느새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났다.

바깥에서 의자에 앉아 정원을 내려다보며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는데

바로 앞에서 새 한 마리가 아까부터 오두마니...

자세히 보니 입에 먹이가 물려있는게

새끼에게 먹일 벌레를 사냥해서 둥지로 돌아가려는데

우리 때문에 살피고 있는것 같다.

어디쯤에 얘 둥지가 있을까?

냥이들이 오르내리는 오엽송은 아닌것 같고

그 아래 청목에 보금자리를 만들었을까?

안타까운 어미새의 마음을 헤아려 자리를 비켜주기로 했다.

봄햇살에 모란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다른때 같으면 나른한 오후 꽃들을 가꾸며 쉬엄쉬엄 할텐데

해야할 일들이 산더미라서 다시 일어서서 정리하기로 한다.

거실은 거실대로 짐이 한가득이다.

언니네서 가져온 전자렌지와

아주 비싸게 들였던 가스히터를 마침 마을에 온 고물장수에게

25,000원에 처분을 했다.

전자렌지는 오븐 기능까지 있어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던것인데

딸랑구 원룸 살림살이에 전자렌지가 있어서 처분하기로 했다.

고물장수 아저씨는 화들짝 반기시며

마침 전자렌지가 고장나서 새로 사야할 형편이었다며

가져다 쓰시겠다고 한다.

가스히터 역시 10kg짜리 가스통에 그대로 들어있는 가스까지 있어서

너무 아깝긴 한데 공사하려면 최대한 짐을 줄여야해서

눈 딱 감고 가스값 정도나 받고 팔기로 했는데

반색을 하며 짐을 옮기기 위해 차에서 내린 아내분 역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셨다.

이게 왠 횡재냐는듯 좋아하시면서도

미안해하는 기색이...

25,000원이면 말도 안 되는 거지만 잘 쓰시겠다며 두고 가셨다.

ㅎㅎㅎ살림살이 팔아묵은 돈이니 맛난거 사먹으라고 주머니에 찔러넣어준 남푠 때문에 웃고

다시 짐정리에 돌입.

그동안 차를 덖느라 가져다 놓은 전기팬이며

갖가지 묵나물을 만든다고 채반이며 소쿠리며 그릇들이며

크리넥스며 화장지며 끝도 없이 나온다.

게다가 얼마전 가까운 곳으로 발령이 나서

원룸 이삿짐들이 또 방안에 이렇게나 많다.

제습기며 각종 전자제품에다 침대와 책상이며

혼자 살아도 있을건 다 있어야니 아이의 살림살이도 장난이 아니다.

여름살이 옷박스만 아파트로 챙겨가기로 했다.

이사올때 그대로 포장된 이 짐들을 어디에 보관해얄지...

필요한 짐들은 이미 아파트로 가져갔으니 이 정도지

아니면 정말 고민스러울뻔...

화장지는 뭐한다고 커다란 묶음으로 둘씩이나...

세제도 대용량들이다.

건조대도 둘 씩이나 되고...

아무리 봐도 짐을 보관할곳이 마땅치가 않다.

에라~ 몰긋다.

일단은 버릴것 부터 골라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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