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2020년의 봄을 보내며

꿈낭구 2020. 4. 29. 21:00


정말이지 탐스럽게도 피었다.

목단이라고 부르시곤 했다. 울엄만...

엄마 생각이 새록새록 나는 꽃 앞에서

엄마를 그리워하다 사진을 찍어

울언니들 한테 날려보냈다.

냥2가 물먹는 모습이 넘나 귀엽다.

뒷발을 이렇게 접어야지 균형이 잡혀서 이러구서 먹는걸까?

ㅋㅋ어미가 물 마시는 모습은 우아하던데...

오동통헌 뒷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궁디 한 번 때려주고 싶다.ㅋㅋ

한 그루에서 무려 활짝 핀 모란꽃만해도 50송이가 피었다.

엄마가 이곳에 심으셨으니 이곳에 터잡고 자란지 40년이나 되었다.

 1979년도 봄에 이곳에 집을 지으셨는데

부모님께서 갖가지 꽃과 나무들과 과실수를 사다 심으셨다.

그래서 당시 심었던 꽃들을 보면

마치 엄마 아빠를 뵙는듯...

노후에 사시겠다고 다시 증개축을 하셨으나

서울생활을 오래 하시다 보니

일주일 정도씩은 그런대로 지내실만 한데

아주 내려와 사시기에는 답답하실것 같다셨다.

그 무렵 신혼이던 우리가

당시 대학생이던 동생을 데리고 이곳에서 살게 되었으니

우리의 신혼시절의 추억과

딸아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6개월 전에

도시로 이사할때까지 살았으니

구석구석 우리의 흔적들이 그대로인게 아직도 많다.

그동안 조카를 잠깐 데리고 지내기도 했고

집을 짓고 이곳에서 몇 년 사시는 동안에

큰조카가 태어나 이곳에서 유치원 다니기 전까지 지냈으니

그야말로 이 집은 많은 이들의 추억이 담긴 공간이다.

가족들의 공간으로 쓰여도 좋을...

봄 내내 텃밭을 꾸미느라 애를 쓴 남푠의 수고가

아무래도 수포로 돌아갈듯...

아무리 봐도 짐을 보관할 공간이 마땅치가 않아

이 텃밭 한 켠을 내어줘얄듯...

아로니아가 하얗게 꽃을 피웠다.

옥상에 올라가 내려다보니 아로니아꽃이 눈부시다.

위에서 내려다 본 흰라일락도 꽃이 피기 시작해서

바람에 향기를 내뿜고 있다.

딸기가 어느새 이렇게 생겨났다.

이 딸기가 맛나게 익을때쯤이면

공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려나?

딸기꽃들이 여기저기서 방긋방긋.

너무너무 맛있는 딸기맛을 아는지라

벌써부터 입안에 군침이 돌기 시작한다.

홍매실이 보송보송 솜털을 달고 살랑거리는 바람에

햇빛바라기하며 자라고 있다.

강전정을 해서인지 위기상황으로 알고 이렇게나 많은 열매들을 맺었을까?

장미원에 심겨진 이메리스도 눈부시게 피어 정말 이쁘다.

올해엔 우단동자를 뒷뜰에만 자라게 하기로 했다.

씨가 떨어져서 여기저기 어찌나 많이 자라고 있는지

우단동자 밭이 되어가게 생겼다.

탱자울타리 너머로 오후 햇살에 비치는 모습이 무척이나 어여뻐서 한 컷.

이 꽃은 우리의 신혼시절에

시어머니께서 가져다 심어주신 꽃이라서

내내 어머니꽃이라 불렀었다.

그래서 이 꽃을 보면 시어머님 생각이 자동으로 난다.

고들빼기가 온 사방으로 씨가 떨어졌는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데

벌써 이렇게 꽃을 피울 태세다.

고들빼기 좋아하는 남푠을 위해서 그대로 두었더니

얘도 밭고랑이고 어디고 텃밭 전체로 세를 과시하는 중이라서

조금만 남겨두고 뽑아내얄것 같다.

냉이가 하얗게 꽃을 피워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이 이뻐서 두었더니

어느새 이렇게 씨가 생겼다.

요것은 그대로 둬야징...

고들빼기의 자태가 이토록 아름다울줄이야.

오후 햇살에 참말 어여쁘다.

아로니아가 단감나무 곁에 심겨져서 그런지

얘는 키가 훌쩍 크다.

꽃도 핑크빛이 조금 더한것 같고...

작년에는 근처에 피마자를 심어서 키재기를 했더랬는뎅.

지난 가을 너무 작아서 뽑지 않고 그대로 둔 무우에서

이렇게 꽃을 피웠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모든 생명들이 다 사랑스럽다.

무우꽃은 모양도 빛깔도 참 특이하게 생겼다.

씨가 맺혀서 떨어지도록 그냥 꽃을 즐겨보기로 했다.

항암배추 한 포기 포기가 덜 차게 지난 가을 김장때 그대로 남겨뒀는데

이렇게 예쁜 꽃이 올망졸망 피었다.



아이가 집으로 온 뒤로는 퇴근시간에 맞춰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이런 멋진 노을을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마침 오늘은 회식이 있다기에

마음놓고 시골집에서 지내다가 귀가하는데

자동차 전용도로가 속도를 못내고 차들이 밀려있는걸 보고

국도를 이용하기로 했더니

이렇게 멋진 풍경을 선물로 주신다.ㅎㅎ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적한 길가에 차를 잠시 세우고

지는 노을을 마음껏 감상하기로 했다.

오늘은 미세먼지도 없어 바다에서 낙조를 보았으면 정말 멋졌을텐데...

돌아오는 내내 도시의 아파트 숲을 떠나

시골살이를 결정하길 정말 잘했다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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