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스파게티

팥국수

꿈낭구 2011. 8. 28. 13:59

 

 

노염인가여?

오늘 낮기온이 31℃를 훌쩍 넘었어요.

그동안 며칠 선선했던 탓인지 따가운 햇볕에 귀가 오그라질것 같더라니까요...ㅋㅋㅋ

그래두 곡식과 과일들이 알차게 영글어 가려면

앞으로도 얼마쯤은 이런 날씨가 계속되어야 할텐데요...

오늘 점심은 팥국수로 정했답니다.

지난번 팥빙수를 해먹으려고 팥을 몽땅 삶아둔게 있거든요.

갑자기 가을날씨가 되어서

이제 팥빙수는 시즌마감을 해야겠다 싶어서

빙수기며 팥빙수용 그릇들을 죄다 들여놓았거든요.

뭣이든 다 때가 있는지라

한창 맹렬허게 만들어 먹던 팥빙수가 시들해져서 말입니다.

상할까봐 한 번 더 삶았더니 팥이 뭉그러지게 삶아져서

팥국수를 하기 적당해졌어요.

 

 

모처럼 밀가루 2C을 소금 약간 넣고 낭창낭창허게 반죽을 했어요.

손목에 힘이 없는 저는 이런 일이 젤루 힘들어요.

그래서 종종 시판되는 면을 사다가 하고는 했는데

오늘은 햇볕이 따가워서 다시 밖에 나가기 싫더라구여.

그래서 걍 집에서 쬐끔만 반죽해서 만들기로 했어요.

 

 

 

오늘따라 울신랑은 예배후에 회의 참석하고 교회에서 식사를 한다 하고

울딸랑구는 예배후에 이 더위에 악기까지 짊어지고 도서관에 갔는지

집에 돌아오니 아무도 없네여.

아무도 없응게로 셔~~언헌 옷차림으로 반죽을 거쳐 밀대로 이렇게 얄포롬~허니 밀었지요.

울딸랑구 있었음 이쯤에서 나도 하겠다며 밀가루 반죽을 조물딱거리며 일을 만들텐데...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오기 전에

서둘러서 끓여두려구요.

 

 

어릴적 여름이면 가끔 저녁으로 팥국수를 끓여주시곤 했더랬죠.

반죽해서 이렇게 썰면 옆에서 이걸 가지고 말짓을 하면 얼마나 재밌던지요...ㅎㅎㅎ

 

 

 

요즘 손 가비얍게 쓰는 이 국수냄비가 얼마나 요긴헌지 몰러요.

손목이 시원찮은 요즘 무거운 냄비가 부담스러워져서 아주 착헌가격에 마트에서 들고 왔거든요.

깊어서 끓어 넘치지도 않고 아주 맘에 들어요.

저는 먼저 밀어서 썰어둔 국수를 끓이다가 삶은팥 갈아둔것으로 농도를 맞춰요.

그럼 더운 가스불 곁에서 내내 저어줘야 하는 번거로움을 면할 수 있거든요.

 

 

 

그릇에 담아서 한 김 나간 후에 먹음 젤 맛있더라구여.

소금과 설탕으로 적당히 간을 맞추어서...

 

용케 알고 딸랑구가 돌아왔어요.

별식이라고 좋아서 신바람이 났네요.

어릴적 배부르게 먹고 아침에 일어나면 퉁퉁 불어서

국물도 없어진 팥국수를 수저로 떠먹던 생각이 납니다.

그정도로 이걸 좋아했거든요.

엄마표 팥칼국수...

땅거미가 질때꺼정 뛰어놀다 들어와서 먹던 어린시절 이야기를 하며

딸아이와 마주앉아 맛나게 먹었지요.

 

우리 딸아이도 언젠가 제가 엄마표 팥칼국수를 그리워하듯

오늘의 이 팥칼국수를 그리워하겠지여?

그러면 손쉽게 사다 하는 팥국수가 아닌

오늘처럼 직접 만들며 추억을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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