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

앞으로는 각자 취향대로

꿈낭구 2020. 6. 20. 14:42

모처럼 늦잠이란걸 실컷 잤구먼요.

주말아침은 빵식이 좋겠다는 주문이 들어와서

샐러드를 준비했어요.

양배추, 상추, 파프리카2종, 사과와 오렌지

각종 견과류와 새싹보리 분말에다

글두 뭔가가 허전하여 냉장고 속의 비트좀 꺼내달랬더니

아니나다를까...냉장실 야채박스 오른쪽 왼쪽 다 봤는데도 없다공...

분명히 어제 넣어둔것을 없다하니

다시 찾아봐두 읎대여.

에효~!! 토스터에 빵 구우랴 뭐하랴 분주한 손길을 뒤로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야채박스 안에 보란듯이 있는것여라.

그 사이에 토스터가 말썽을 부려 구워진 빵이 올라오지 않아

시컴둥이가 되얏고만... 

비트가 없긴 뭐가 없냐믄서 하여간 뭐 못찾는데는 선수라고

한 마디 했더니

자기도 인정한대여.

뒨정뒨정 코 앞의 것도 못찾는 선수라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눈을 흘기려는 찰나

남푠의 한 말쌈~!!

"찾는데는 젬병인 내가 김**는 어떻게 찾았능가 몰러"

아쿠야~~이 냥반 너스레는 증말이지 못말려요.

한바탕 웃었더니 주방에서 뒷짐을 지고 어정거리믄서 한 수 더 뜨네여.

"이런 멘트를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씩은 날려줘얀디 말여."

이러니 워쩌긋써라.ㅋㅋㅋ

시커멓게 탄 부분을 못먹게 되얏으니 버려얀다기에

바삭바삭할때 과도를 눕혀서 살짝 긁어내면

감쪽같이 탄 부분만 떨어져나가는것을

그거 하는 사이에 어느새 

 식빵 두 장을 또 토스터에 집어넣었네여.

이럴땐 또 번개같으요잉.

그리하야 오날침 식빵이 8장이나 되야서 탑을 쌓았구먼요.

 

그란디...

이번에는 또 딸랑구가 딴지를 겁네당.

샐러드를 이렇게 말고 그냥 재료 그대로 잘라서 

드레싱 없이 올리브오일만 살짝 넣어 먹는게 좋다능규.

자기 취향은 이렇게 섞여있는건 아니라믄서...

참나~!!

참 까다로운 고객이라고 남푠헌티 하소연 했더니만

또 한다는 말쌈인즉슨

"참 까다로운 고객이란 말 대신

섬세한 관리를 요하는 제품"이라고 말해얀대여.

이 제품을 만든이가 우리니까 어쩌긋냐믄서...

오날침 이래저래 또 한바탕 웃었구만요.

떨어져 지낸 7년이란 세월동안 아이의 생활패턴도

식습관이며 소소한 부분들에 이르기까지

이제와서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 만만치 않네여.

 

독립을 허긋다는걸 혼자 어영꾸영 대충 먹고 지내느니

델꼬 있으면서 집밥도 챙겨먹이고

좀더 시간적으로도 여유롭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주려고 했더니

붙드는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이다.

30 될때꺼징만 있어볼까 했는데

온전히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로 지내온 세월이 있어서 그런지

서로가 눈치를 보게되고 그동안 둘만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 또한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하고

외출했다가도 아이 퇴근시간에 맞춰 귀가해야하는데다

둘이만 지낼때는 대충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는데

반찬 하나라도 아이한테 맞추려면 괜히 또 남푠 눈치가 보여요.

이거 꼼짝없이 새로운 시집살이를 하고있네요.

하지만 그게 또 싫지만은 않으니 참 묘허지라잉?

이렇게 함께 지낼날이 앞으로 얼마나 되긋나 싶으면

하루하루가 또 얼마나 소중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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