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네 번째 세탁기

꿈낭구 2020. 6. 27. 07:25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에어컨이며 가전제품들을

이사할때 그곳으로 배송하는게 좋을것 같아

생각지도 않았는데 세탁기 내부의 보풀걸름망이 하나 없어졌다.

뉘 소행인지는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울집 부녀중 하나일터...

아이가 있으니 세탁기가 아무래도 용량이 작기도 하여

겸사겸사 그리하야 새 세탁기를 들이기로 했다.

그런데 딸랑구가 이사하는데 뭔가 필요한 걸 하나 부담하고 싶다하여

쓰기 편한 통돌이를 선택하여 배송되얏다.

 

뒷베란다 김치냉장고 옆에 짜란허니~~

용량이 커서 일주일에 한 번만 세탁을 해도 거뜬할듯...

삶는 빨래를 하기에는 뭐니뭐니해도 통돌이가 젤이지 싶어서

드럼세탁기 대신 이것을 선택했는데

전에 쓰던것과 달라 메뉴얼을 익히는게 좋겠다.

그러고보니 결혼후 네 번째 세탁기다.

이것으로 우리 생의 마지막 세탁기가 되지 않을까? ㅎㅎ

퍼내도 퍼내도 서재의 책들은 좀체로 줄어든거 같지 않으니...

까다로운 조건에 맞추어 중고로 넘기기도 했지만

아직도 끝이 안 보인다.

이제는 눈도 침침하고 집중력도 떨어지니

꼭 두고두고 보고싶은 책들과 필요한것들만 남기고

대부분의 책들을 기증하거나 버리기로 작정했다.

가까운 고물상에 싣고 갔더니

주인 아저씨께서 책 박스를 버리려다가 책을 보시더니

아들이 책을 엄청 좋아한다시며

군대 갔다온 아들 줘야겠다며 따로 박스째 빼놓으셨단다.

 

한 달이면 아이 책값으로 십여만 원씩 지출하던 시절이 있었다.

책이라면 아끼지 않고 사주었지만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도서관과 정기적으로 책을 대여하던것까지...

암튼 속독을 하기에 책이 어마어마했었다.

지금은 전자책으로 대신하기에

종이책이 익숙한 우리 세대와는 달리

서재라는 개념이 사뭇 우리와는 다르다.

 

아이는 우리에게 전자책을 권하며 사준다고 하지만

우리는 어쩐지 책 읽는 맛이 안 나고

익숙하지도 않아 한사코 사양하고 있다.

책에 밑줄도 그어가며 책장 넘기는 종이의 촉감도 즐기고

다 읽고 나면 마지막 장에 

날짜와 싸인을 하는 즐거움을 무엇에 비할것이냐면서...

구닥다리 세대라서 어쩔 수 없나보다.

하지만...훗날에 아이도 곁에 두고 자주 꺼내보았으면 하던 책들도

이번에 처분하기로 했다.

미련없이 과감히......

물려줄거라곤 책 밖에 없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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