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라 집안 곳곳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그려.
특히나 가족의 건강을 지켜내기 위한 주방의 주부들의
활약이 아주 중요헌 시기라서 말 입죠.
수세미...
어떤 걸 주로 쓰시나요?
저는 직접 떠서도 써보고 이것저것 사서 써보기도 했는데
요즘엔 요걸 즐겨 쓰고 있어요.
식구가 적으니 가장 오래 사용한 게 대충 한 달 정도?
거품도 잘 나고 물 빠짐도 좋고 썩 맘에 들어서
암튼 한꺼번에 몽땅 사두고 꺼내 쓰는데
새로 꺼낸 지 며칠 만에 수세미가 이케 되얏쓰요.
흰색이 이렇게 노랗게 된 것이야
엊저녁에 먹은 이 카레라이스 때문이라 쳐도
이 수세미로 대관절 무얼 했기에
이렇게 죄다 뜯겨나가서 너덜너덜 요모 냥이 되얏으까여잉?
범인은 바로 울 신랑이 틀림읎구만요.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읎는 관계루다
심층 분석을 혀본 결과...
왜 채소 물기 빼는 용도로 쓰이는 쇠 소쿠리 있쟈뉴?
아마도 그것을 이 수세미로 씻었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
새것으로 바꿔 쓰면서 오날침
슬슬 뉘 소행인지 밝히려드니
남푠은 황급히 발뺌을 허드구만유.
색깔을 문제 삼은 게 아니라
수세미의 처참헌 형상을 야그 허니께
글두...절대로 자기는 아니랑 규.
우리 집에 우리 둘 말고는
누가 수세미를 쓴다고...
딸랑구야 기껏 전용 텀블러를 씻는 거 말고는 없는 데다
전용 브러쉬가 있으니 해당사항이 없고
분명히 범인은 딱 한 사람인디...
그랴서 보통의 설거지로는 이렇게 될 까닭이 없으니
분명히 어제 즘심 때 비빔국수를 만든 남푠이 아니긋냐구요.
이러저러헌 심증으로 점점 포위망을 좁혀가자
그제서야 남푠이 자꾸 그러믄 자기는 넘 억울 허니께
이 설거지 업계에서 물러나긋다네여.
ㅋㅋㅋ
누가 뭐래두 뻔허구마는
까이꺼 수세미 하나에 이 보다 막대헌 손실을 선택 헐
어리석은 사람이 워디 있긋써라잉?
아따~!!
전용 수세미를 하나 더 끄내 와서
맘 놓고 쓰시라 공...
지가 완승 헌거 맞쥬? 낄끼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