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식물은 듣고있다.

꿈낭구 2020. 7. 22. 09:45

장마철이라서 잎채소들이 수난을 겪고 있네요.

여름별궁 텃밭은 잦은 비에

연한 상추며 쑥갓이랑 쌈채소들이 뭉그러졌어요.

그래서 매일 샐러드에 넣어먹을 어린잎채소를

베란다에서 키워보려고 새싹씨앗을

지난 봄 새싹보리 심었던 용기에 그냥 뿌렸는데

파종한지 하루만에 발아하여

뾰족뾰족 올라오는가 싶더니

오늘 보니까 이렇게나 자랐네요.

7월 19일에 드디어 흙을 밀치고 첫인사를 했어요.

신기해서 하루에도 수시로 나가서 들여다보는데

이렇게 여기 저기에서 깍꿍하네요.

생명의 신비로움을 지켜보는 새로운 놀이가 생겼어요.

식물도 듣는다는 놀라운 사실 아세여?

눈높이를 맞추고 가만가만 속삭여주니까

이렇게 이쁘게 자라는거라구요.ㅎㅎ

얘는 사실 이 곁에 있는 마사토를 치워주고 싶었는데

애써 참고 지켜보기로 했는데

어때요?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장애물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열심히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보니

저는 엄청 엄살꾸러기였더라구요.ㅋㅋ

7월 20일 입니다.

어때요? 정말 많이 자랐지요?

사실...여름별궁에 배양토랑 상토가 있는데

 또 사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있는것을 이용했더니

마사토가 섞여있었나봐요.

작은 씨앗들에게는 엄청난 장애물일텐데도 

용케 이렇게 싹을 틔웠었거든요.

생명의 힘이 놀랍지요?

해바라기를 하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새싹들을 위해서

가끔씩 용기를 돌려주는데

어김없이 해바라기를 해요.

뒤늦게 발아한 솜털 보송이들이며

씨앗 투구를 뒤집어쓰고 있는 어린 새싹들을 보면

너무 귀여워요.

여름별궁에서 떠온 바질 모종은 아주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요.

달걀껍질 말려서 빻은것을 넣어줬더니

초록초록해서 매일 아침마다 잎을 따서 샐러드에 넣어 먹지요.

 

바질의 향은 아무래도 밖에서 자라는 것 보다는

부드러워서 그리 자극적이지 않아

바질향이 좀 부담스러운 분들은

이렇게 베란다에서 화분에 키워보심 좋을것 같아요.

아침마다 잠 깨어 베란다로 향하게 됩니다.

얘들과 눈 맞추고 아침인사도 나누고요.ㅎㅎ

이틀만에 이렇게 이쁘게 자랐네요.

새싹들에 한눈 파는 사이에

어느새 아디안텀이 민달팽이의 제물이 되었네요.

수분이 많은 아디안텀 화분에 터잡고 알을 낳은것은 아닌지...

이렇게 달팽이가 연한 잎을 갉아먹고

반짝반짝 흔적들을 남기고 사라졌어요.

지난 봄에 밤마다 달팽이사냥을 해서 퇴치를 했나 했더니

한동안 뜸하던 달팽이의 흔적들이 다시 생생하게 남아있네요.

맥주캔으로 유인해보기도 하고

별의별 퇴치방법을 동원했는데도

그들의 왕성한 번식력을 당할 수가 없네요.

벼룩 빈대 잡긋다고 초가삼간 태운다더니

민달팽이 없앤다고 이 아디안텀을 삭발시킨 적도 있었답니다.

이제 제법 무성하게 자랐는데

얘네들이 또 희생당할까봐 근원지로부터 분리시켰어요.

베란다의 화초들 중에서 라벤다와 로즈마리를

여름별궁에 옮겨 심었어요.

아무래도 햇볕과 바람과 비를 맞으며 자연속에서

맘껏 자라는게 행복할것 같아서요.

 

앞베란다와 뒷베란다까지

화초들로 빼곡해서 게걸음을 걸어야할 지경이었는데

이사를 앞두고 짐을 줄일겸

봄부터 여름별궁에 옮겨심어서 이젠 많이 줄였어요.

예전에 이곳 아파트로 이사올때도

화분들 때문에 작은 탑차 한 대를 더 이용했었는데

이제는 이웃들에게 나눔하고

미리미리 옮겨다 놓을까봐요.

'주저리 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쿠야~!!  (0) 2020.08.06
때로는 눈을 질끈 감아줘얍죠.  (0) 2020.07.22
다시 만난 고양이  (0) 2020.07.12
베란다에서 놀기  (0) 2020.07.07
네 번째 세탁기  (0) 2020.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