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식품

비트청 만들기

꿈낭구 2020. 8. 3. 13:54

내친김에 뽑힌 비트로 청을 만들었어요.

가을까지 자랐으면 엄청 탐스러울텐데

고라니가 비트잎을 엄청 좋아하나봐요.

울주말농장을 쑥대밭을 만들어놓고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고라니 지나간 자리마다

비닐멀칭도 다 찢겨져 나갔어요.

이렇게 한 번 맛들리면 제집 드나들듯 할텐데

내년엔 주말농장을 포기해얄까 생각중입니다.

작아도 제법 달달해서 그나마 다행이네요.

비트즙이 많이 나오라고 이렇게 썰었어요.

비트가 820g인데 자일로스설탕은 530g을 넣었어요.

원래 청은 동량의 설탕을 넣어야하지만

오일스킬렛에 청을 할때는 설탕을 절반 분량만 넣어도 되니까

청을 만들기에 딱 좋답니다.

살구나 앵두나 보리밥 처럼 당도가 많은 재료들에 비해서

비트는 당도가 낮으니 설탕을 조금 더 추가했어요.

온도는 65℃로 설정하고

타이머는 12시간 설정한 다음

뚜껑을 덮고 기다리기만 하면 완성되지요.

저는 청을 상온에 두고 먹을거라서 안전하게 한 번 더

시간을 12시간 더 연장했어요.

24시간 저온에서 발효가 된 비트입니다.

예전에 일반적인 방법으로 비트와 콜라비를 섞어서

동량의 설탕으로 상온에서 발효시켜 청을 만들어본 적이 있는데요

콜라비가 무우처럼 생겨서 수분이 많아서인지

그때는 양이 많이 나왔었는데

이번에 제가 만든 비트청은 수분이 그리 많지 않네요.

상온에서 발효과정을 거치면

일정한 온도로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아무래도 청을 담그면 약간의 술냄새 비슷한 냄새가 나는데 비해

여기에 청을 만들면 아주 깔끔한 청이 완성됩니다.

뚜껑을 한 번도 열지 않았어도 설탕이 모두 녹아서

맑은 청이 잘박하게 만들어졌어요.

이제 건더기를 걸러내고 비트청을 저장용기에 옮겨 담았어요.

소독된 적당한 크기의 용기가 없어서

얼마전에 손님용 위스키 빈병이 있어 여기에 보관하려구요.

소독하지 않아도 부패하거나 변질된 염려가 없을테니까요.ㅎㅎ

위생장갑을 끼고 꾸욱 짜서 담았는데도

요만큼이네요.

주말농장에 또 가봐서 뽑힌 비트가 있으면

마저 더 만들어서 가득 부어두려구요.

건더기는 샐러드에 넣거나 우유넣고 갈아서 먹어보려고

글라스락에 담아뒀어요.

설탕이 동량으로 들어간게 아니라서

그냥 먹어도 약간 달달하니 좋네요.

병에 옮겨담은 비트청은 상온에서 2차발효가 될테고

내년쯤엔 탄산수나 생수에 희석해서 마셔도 좋고

샐러드드레싱에 넣어 먹어도 좋을거예요.

ㅎㅎ비록 손톱밑은 시커먼스가 되었지만

만 하루 만에 청이 완성되어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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