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발전소장이 된 남푠

꿈낭구 2020. 10. 9. 11:03

2020년 10월 7일

태양광 설치작업이 오전중에 마무리 되었다.

전기안전공사에서 나와서 점검한 후에

한전에서 계량기를 바꾸면 되는데

약 보름정도 시간이 걸릴거란다.

아침 일찍 설거지도 하기 전에 들이닥친 시공팀들이

믹스커피를 원하는데 우리집엔 믹스커피가 없어서 난감!

그래서 커피를 내려서 설탕을 넣어드렸는데

믹스커피를 좀 사다놓아얄것 같다.

이런때를 대비해서.

두 분이서 오셨는데 젊은 분은 시공 담당 전문 기술자이신듯하고

조금 나이드신듯한 분이 자재들을 옮기시느라

힘에 겨워 보여서 서둘러 커피와 빵을 챙겨드리고

조금 후에 과일과 따뜻한 누룽지차와 생수 두 병

그리고 단호박죽을 새참으로 마련해드렸다.

생각보다 금세 끝났다.

우리 지붕의 각도가 아주 적당해서 좋다하신다.

요즘 새로나온 자재라서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단다.

계량기 처럼 생긴게 햇볕에 노출이 되는게 좀 걱정이긴 한데

팀장님 오시면 덮개라도 만들어 달랠까보다.

이제부터 전기가 생산되어 한전에 저축이 되는거란다.

옆집 살구나무가 너무 커서 우리집 울타리 넘어온 가지들로

지붕 홈통이 막히고 옥상의 배수구가 막혀서 성가셨는데

이번에 양해를 구해 나무를 좀 잘라주십사 부탁드려얄것 같다.

토란대를 옥상 데크에서 말리는데

너무 가늘게 찢어서 바람에 날아가고

요만큼 남았네.

모르면 물어나 보고 한단 말이지...

궁시렁댔더니 자기 딴엔 가늘게 해야 되는줄 알고

최대한 신경을 쓴거란디 무신 말을 허긋는가.

잠깐 사이에 황금물결이던 벼들이 

추수가 끝나 휑덩그레...

가을햇살에 빨래를 말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붕에서 띄워서 시공하는것 보다

오히려 이 방법이 더 안전하다고 하는데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했더니

생각보다 이 자재가 가볍다며 걱정 말라신다.

바로 전기가 생산된다며 확인해보란다.

이럴줄 알았으면 난방을 전기판넬로 하거나

라지에터로 할걸 그랬나?

요즘엔 심야전기보일러도 정부보조금이 안 나온다던데...

동무네도 얼마전 태양광을 설치하고

여름내 에어컨을 맘놓고 쓸 수 있고

심야전기라서 너무 흡족해라 했었다.

우리는 전기 소모가 그리 많지 않아서

글쎄...보조난방기구를 전기를 이용해보는 방법을 모색해봐야긋다.

그래도 2층 다락방과 다용도실에 설치한 전기판넬을

마음놓고 쓸 수 있어서 다행이다.

ㅎㅎ발전소장이라믄서 수시로 전기가 얼마나 생산되었나 본다며

이렇게 나가서 들여다보곤 하는 남푠 때문에 또 웃는다.

해질녘의 가을 하늘에 구름이 그림같다.

이사오면서 어항을 버리지 못하고 가져왔는데

깨끗이 씻어서 말리다 보니

구피를 몇 마리 사다가 키워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럴줄 알았으면 수초들이며 돌멩이를 버리지 말고 가져올것을...

2층 다락방 내 책상앞에 앉으니

모악산 정상이 바라다보인다.

앞쪽의 지붕들만 아니면 능선이 그대로 한눈에 보일텐데 아쉽다.

우리가 수시로 오르내리던 산의 능선을 눈으로 더듬어보며

언제쯤 회복되어 저곳에 다시 오를까 생각해본다.

이런 멋진 저녁노을을 뒷쪽 데크에서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딸랑구가 이사하기 전부터 미리 해외직구를 했던

런닝머신이 드디어 배송이 되었다.

택배기사님이 감당이 안 되는 중량이었던지

도움을 요청하여 남푠과 함께 겨우 대문에서 현관까지 옮겨놓은것을

딸랑구 퇴근하고 아빠와 둘이서 영차끙차~~

매트를 깔고 위치를 물색하여

달리거나 걸으면서 거실의 TV 시청도 가능한 창문 아래에 두기로 했단다.

시험삼아 걸어보라는데 버둥거리는 모습이 우스워서 

한참을 웃었다.

붙박이장에 침대와 앉은뱅이 책상과 의자 하나

그리고 침대옆의 작은 서랍장과

대학시절 하숙집에서 쓰던 라탄서랍장으로 그럭저럭

지낼만하던 공간에 런닝머신이 들어오니 꽉 찬 느낌이라 답답한데

아이는 마냥 신바람이 나서 자기는 만족스럽단다.

앞으로 엄마아빠도 열심히 이 기구를 이용하라는데

소음이 생각보다 커서 아파트나 원룸같은 곳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울것 같다.

접었다 펴는 제품이라지만 무게가 만만치가 않아서 

사용할때마다 접고 펴는게 어려울것 같다.

이사하기 전에는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서 천변을 뛰고 오던 아이가

이곳에서는 마땅히 뛸 장소도 없는데다

이른 시각에 딸아이 혼자 호젓한 길을 뛰게 하는것도 그렇고 하여

소음에 잠을 깨는 한이 있어도 기꺼이 감수하리라 마음을 먹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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