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서리가 하얗게 내렸어요.

꿈낭구 2020. 11. 5. 14:06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더니만

서리가 하얗게 내렸어요.

무우가 맨정다리를 다 내놓고 있는데

다행히 무청이 덮어주어 얼지는 않았을것 같아요.

무청 위로 하얀 얼음꽃이 겨울그림을 그려놓았네요.

어제 항암배추에 거세미나방 애벌레들이 아주 들앉아서

배추를 죄다 뜯어묵어서 

젤루 심한 망사배추 두 포기 뽑으면서

배춧잎 사이사이로 대추나무 이파리가 날려서

이렇게 묶어줬는데

다행히 배추는 서리에 많이 놀라진 않았을것 같아요.

겉잎이 배추를 포근하게 감싸안고 있으니

속이 꽉 찰 때까지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좋겠어요.

혹시 벌레들이 추위를 피해서

배추 속으로 더 깊숙하게 파고 들어오는건 아닐지 몰긋네여.

김장때 쓰려고 남겨둔 갓도 서리를 흠씬 맞았어요.

방풍나물도 갑작스런 추위에 어안이 벙벙하겠지요?

에고고...어린 상추랑 쑥갓을 어제 조금 수확을 해둘것인디...

미니비닐하우스를 만들어줘얄까봐요.

새들이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를 따먹느라

아주 요란하네요.

제법 큰 새들이 서너 마리씩 한꺼번에 다녀가기도 하고

작은 새들도 차례를 기다리는듯

자엽자두 가지 끝에서 재잘거립니다.

침실 창문을 통해서 

살구나무에서 식사중인 참새들도 바라보고

어느새 잎이 지고 가지만 앙상한 나무 사이로

파란 하늘과 긴 띠를 이룬 구름이 그림같네요.

아직 햇빛을 받는 가지들은 고운 단풍을 매달고 있다가

새들이 다녀갈때마다 노랗게 단풍을 흩날립니다.

서재 책상앞 창문으로 하늘의 양털같은 구름들을 보며 놀아요.

화분 분갈이해서 들여놓느라 무리가 되었던가봐요.

다시 한의원에 허리 치료를 받으러 나간 남푠 없이

이렇게 혼자서 지내기는

이사하고 오늘이 처음인것 같아요.

깊어가는 가을도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성큼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요.

겨울 장갑이랑 머플러도 찾아놓고

따뜻한 털모자도 찾아둬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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