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시골살이도 겁나 바뿌요잉.

꿈낭구 2020. 11. 13. 00:49

2020년 11월 11일

오늘이 빼빼로데이 구만유~!

아침 한 끼 집에서 밥을 먹는 딸랑구 때문에

주로 아침 메뉴는 딸랑구한테 식단을 맞추는 편입니다.

생선을 그리 즐기지 않는 아이지만

생선회와 구이는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번에 새로 주문한 안동 간고등어 두 마리와

제주산 고등어구이용 마지막 남은 한 마리를 구워서

맛을 비교해보기로 했는데

크기는 이전 것이 훨씬 큰데 비해서

안동 간고등어의 식감이 쫀득허니 더 깊은 맛이 나네요.

냉동실에서 꺼낸 쑥으로 된장 풀어서 쑥국을 끓이고

집에 있는 재료들로 만든 샐러드를 곁들였지요.

아이는 생선구이를 깨끗이 비웠네요.

밥에 넣어먹던 건채소가 떨어져서

갈무리해둔 채소 말려둔 것을 꺼내다가

오전 일과를 시작했어요.

작년에 만든 거라서 부지런히 먹어얄것 같네요.

고구마를 튀겨먹으려고 이렇게 잘라서 말렸었는데

밥에 잘게 잘라서 넣어 먹으니 좋더라구요.

연근을 샐러드 머신에 내려서 말려둔 것인데

연근조림으로도 먹고 밥에 넣어 먹어도 좋지요.

작년에는 호박도 이렇게 말려둘 정도로 제법 많이 열렸었는데

올해는 공사 때문에 영농을 포기한지라...

가지 말려둔 것도 모두 가위로 작게 잘라서

이렇게 통에 고루 섞어서 마련해두었어요.

밥 지을 때 한 줌씩 넣으면 

밥 한 공기에 채소들이 가진 각각의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이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시종 밖에서 무언가를 하는 남푠 따라서

정원으로 나왔는데 샛노란 황금 회화나무가 눈길을 끄네요.

이른 봄에 눈부신 황금빛이었다가

여름에는 살짝 연둣빛으로 변하더니

다시 가을이 되면서 원래의 황금빛으로 돌아와

비록 작지만 시선을 잡아 끄네요.

꽃이 피었을 때 줄기 아래에 표시를 해뒀다가

내년에 특별관리를 해서 국화를 공들여 키울 거래여.

늦가을 꿀을 찾아드는 곤충들도 분주해졌네요.

오늘은 틈날 때마다 직접 만드셨다는

어제 가져다 놓은 틀에

데크목을 잘라서 붙이는 작업을 하네요.

테이블이 생각보다 커서

8명 까지도 넉넉하게 앉을 수 있겠네요.

공사가 지연된데 대한 미안함과

여러 차례 양해해준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팀장님이 직접 정성 들여서 만들어 주신답니다.

혼자 나무를 켜서 2층까지 옮기느라 수고하시는 걸 보면서

남푠이 곁에서 잔심부름이라도 거들까 했더니

일머리가 있으니 혼자 하는 게 편하다네요.ㅋㅋ

하긴... 도움이 될 정도의 실력이 못되니까

곁에서 어정거리는 게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긋져.

공구함이며 각종 자재들이 

전문가의 포스를 보여주능만유.

이거 보구서뤼 남푠 또 이런 공구함 산다고 할까 봐

얼렁 잡아끌었쓰요.ㅎㅎ

지난번에는 항암배추에서 돌아다니더니

오늘은 무우로 옮겨왔네요.

설마 여치가 무 잎을 뜯어먹는 건 아닐 테지요?

벌레나 열심히 잡아먹으라고 가만 뒀어요.

하도 배추를 뜯어먹는 거세미나방 애벌레와 배추벌레 땜시

그대로 뒀다가는 배추가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아서

배추를 묶어줬더니 그 속에 있던 벌레들이

아주 신나게 먹고 있는 낌새가 보였나 봐요.

묶은 끈을 풀고 체포영장을 가지고 왔다믄서

벌레 수색작업에 들어갔다네여.ㅋㅋ

고얀 넘들 같으니라구...

즉결심판에 넘기긋답니다.

이러다가 망사 배추로 김장허게 생겼구만요.

염치가 있어야지 이거야 원~!

얼마나 뜯어먹었는지 벌레 똥이 그득허다네여.

유기농의 실상이 이렇답니다.

상품성이 좋은 것은 벌레들이 피했다는 것이니

볼품없고 못생겼다 하여 불평할 것도 아니랑게라.

모종을 사다 심어놓고 조석으로 살피며 벌레를 잡아주고

공을 들였으니 올해 항암배추 김장을 맛나게 혀야쓰긋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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