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당근수확하기

꿈낭구 2020. 11. 18. 19:43

11월 17일 화요일

 하다만 마무리 공사를 하기로 해서

이번 주 모든 일정을 조정해놓았는데

몸살이 나서 못 오신단 연락이 왔다네여.

어차피 그리된 거 그동안 미용실에 갈 틈이 없어서

차일피일 미루던 머리손질을 하고

추워지기 전에 당근이나 뽑아갖고 오기로 했지요.

얼마만의 외출인지...

오후 서너 시 경에나 비 소식이 있단디

빨래와 옥상에 널어둔 무시래기를 걷어놓고 갔어얄것을

주말농장에 도착해서 당근을 수확하려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네요.

땅이 어찌나 딱딱한지 

당근을 뽑을 수가 없어서 삽으로 캐얀다네여.

당근이 제법 굵고 크다고

생각보다 양호하다고 신바람이 났는데

왠 걸요.

워째 갈수록 짜부러 들어요.

생김새가 반듯한 게 거의 없이

이렇게 기형 당근들이 계속 나옵니당.

그 사이 빗줄기가 조금씩 굵어지더니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뒤늦게 발견한 사실.

당근을 뽑아낸 당근밭에

손바닥 만한 냉이들이 여기저기 겁나게 많아서

그거 캐는데 재미가 나서 당근은 뒷전이고

노다지를 캐는 듯 저는 마냥 신바람이 났다우.

때마침 지주 냥반께오서 밭에 납셨네여.

우리 당근이 훨씬 굵고 실하다고 부러워하시믄서

동무네 당근은 너무나 가늘어서 실내키같이 생겼다네여.

냉이 캐는데 정신 팔려서 

우리 당근이 이렇게 생긴 줄도 모르고

마냥 흐무져서뤼 으쓱으쓱혔다지요.ㅋㅋ

반듯한 것으로 몇 개 골라서 동무네 주고

비닐봉투에 담아 집으로 가져왔는데

박스에 담아두고 먹으려고 꺼내보니

시상으나...멀쩡허게 생긴 게 거의 읎어라.

당근의 형상을 보믄서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어떻게 하나같이 다 요 모양 이 꼴인지...

참으로 희한헌 형상을 허고 있네여.

자라믄서 땅속에 장애물이 많았을까여?

글두...달큰헌 당근 향이 제법 좋습네당.

크고 미끈헌 수입 당근의 밍밍함을 너무나 잘 알기에

비록 모냥은 이렇지만 맛으로는 전혀 손색이 없음을 알기에

그저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으려구요.

올해 당근중 압권은 바로 흑삼 당근이라 이름 지은 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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