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주말농장 영농

꿈낭구 2021. 5. 26. 20:21

왜가리를 만났다.

머리꼭대기는 흰색.

눈 위에서 뒷머리까지 검은색이고2~3개의 댕기깃이 멋드러지다.

앞목의 가운데 부분에 검은색 줄무늬가 있고

어깨깃도 검은색이다.

날 때 검은색 날개깃이 회색의 등

날개덮깃과 대조를 이룬다.

여름깃은 부리는 주황색을 띠고

다리는 붉은색 또는 붉은색을 띤 갈색이다.

겨울깃은 부리와 다리의 붉은색이 없어진다.

어린새는 머리에 댕기깃이 없으며 몸 윗면의 회색이 흐리고 갈색을 띤다.

어깨깃의 검은색도 없고.

왜가리가 먹이를 향해 우아한 걸음을 내딛는다.

눈은 목표물에 꽂혀있다.

머리의 멋드러진 댕기깃과 있는 힘껏 목을 곧추세운

콧대 높은 자존감을 목선의 우아함에 담고...

내가 사진을 찍는걸 의식해서일까? ㅎㅎ

오늘따라 유난히 더 느긋하고 우아하다.

기왕 선심 쓰는김에 날개를 펼치고 멋진 비행을 선보이면 좋으련만...

김장 전까지 뽑아서 먹을 대파 조금만 남기고

한 단 산것을 주말농장에 죄다 심었다.

거리를 이렇게나 많이 두고 심지 않아도 되었을것을...

맞은편 지주냥반의 깔끔한 밭이랑을 보며 도전을 받아

본격적으로 꽃장화꺼징 신고 땡볕 아래서 풀을 뽑는데

전심전력을 다하는 사이에 남푠은 밭 끝자락에다 옥수수 쬐끔 심고

지난번에 심은 땅콩이 제법 이쁘게 자라고 있다.

가끔 비집고 빌붙어 자란 잡초만 뽑아주믄 되니 한갓진 작물이다.

지난번 당근 씨 뿌려놓은것에서 달랑 당근이 하나 났다믄서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투덜대며 고구마순을 심었다.

조금씩은 안 판다는 아주머니께 고구마순만 따먹을거라

쬐끔만 필요하다고 아양떨어서 한 줌 사왔는데

심고 보니 조금 아쉽다. 옥수수나 고구마를 조금 더 심을것인디...

 

그리고도 남은 자리에 비트씨를 뿌려두었단다.

올해도 비트잎을 뜯어먹으려고 고라니들이 내려왔다가

나풀나풀 자라난 비트잎이 없으면 다시는 안 올거라믄서...

늦게 심었어도 늦가을에나 수확하면 되니까 희망을 가져보잔다.

주말농장 풀 뽑는 사이에 시장에서 사온 대파씨를 

비닐멀칭도 하지 않고 이렇게 심어버린 남푠.

시장 아주머니께서 갈촤주신 대로 한 뼘 정도 남겨두고 잘라서

다섯 개씩 심으라고 했다믄서

오직 거기에만 집중을 했던지 멀칭하는걸 까묵었단다.

에잉...나도 모르겠다. 혼자 알아서 풀을 뽑던지 말던지...

대파는 김장때나 뽑으러 갈테니까.

오메낭~! 

근대쌈밥을 할까 하고 잎을 따려는데

가시허리노린재들이 공공연히 사랑을 나누고 있다.

하필 근대잎 위에 신방을 차릴건 뭐람?

벼나 보리등의 작물에 해를 끼치는 벼가시허리노린재인지

우리가시허리노린재인지는 루페를 들고 확인해봐얄듯...

암컷이 크고 산과 들의 초원에서 서식하는 노린재다.

작년에 고춧잎 뒷면에 이 노린재들이 알을 낳아서

거의 매일 노린재와의 전투를 벌여야했던 기억이 나서

처단을 하고 싶었으나 차마 지금은 아니다 싶어서

조용히 물러나기로 했다.

고수가 좁쌀같은 크기의 하얀꽃을 피웠다.

그 가녀린 줄기 끝에 흰나비들이 날아와 앉은듯 어여쁘다.

씨가 너무 많이 떨어져서 근처의 작물들에 피해를 주지 않을 만큼만

키우고 싶은데 얘도 개체수가 줄어 위기감을 느낀듯

엄청난 꽃송이를 피워올렸다.

울딸랑구 좋아하는 고수라서 조금만 남겨둬야지

안 그럼 함께 자라는 근처의 채소에서도 고수의 향이 느껴질 정도라서...

고들빼기의 가녀린 꽃 위에 내려앉은 흰나비

지난 겨울에 실내로 들인 화분에서 우화해

서재와 거실을 팔랑거리던 흰나비가 생각났다.

동백나무 아래 꽃무덤도...

쑥갓잎에 날아든 메뚜기

더듬이가 길기도 하다.

눈이 동그란게 물고기 눈 처럼 생겼다.

감각기관인 길다란 더듬이가 안테나 처럼 요리조리 움직인다.

뭔가 수상쩍은 낌새를 눈치 챈듯.

몸집은 커도 아직 어려보이는게

겹눈은 흰색이고 윗부분은 검은색인데

눈빛도 맹하고 어쩐지 어설퍼 보인다.

낮은 산지나 풀밭에서 주로 서식하는

팔공산밑들이메뚜기 같아 보이는데...

잼난 곤충 메뚜기 이야기 하나!

곤충은 몸의 크기아 무게를 생각하면

모든 동물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육상선수라 할 수 있단다.

메뚜기는 한 번에 75cm나 멀리 뛸 수 있는데

이것은 메뚜기의 몸길이의 15배 이상 되는 거리라고...

메뚜기의 몸길이와 사람의 키를 비율로 생각하면

사람은 20m이상 멀리 뛰어야 한다니

메뚜기가 단연 육상선수 메달급 아닌가 말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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