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자랑

타임머신을 타고

꿈낭구 2021. 1. 10. 20:16

생일선물로 받은 노트북을

거실의 원적외선 반신욕기 위에 두고

요즘 아이의 어린 시절 비디오를 CD로 만들어서

보고있는데 시간 가는줄 모르고 지냅니다.

26개월때 신었던 리본이 달린 앙증맞은 구두를 보니

원피스 입고 이 구두를 신고 좋아라 했던 생각이 나네요.

봄날에 아주 진지하게 두 손 모으고 기도하던

아이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랐어요.

"하나님! 우디 아빠 돈 마이 벌게 해주데여.

덤덤 여듬이 돌아오는데 샌달이 필요하거든요."

ㅎㅎㅎ그래서 사주었던 하늘색 운동화였지요.

이 핑크색 운동화는 백화점에서 신어보고

맘에 들었던지 신고 혼자 줄행랑쳐서

결국 사줘야했던 신발이랍니다.

보통은 요맘때의 어린 아이들은 신발이 작아져서 못신게 되어

새 신발을 사는데

울딸랑구는 떨어져서 사야할 정도였다니깐요.ㅋㅋ

특히 이 운동화를 무척 맘에 들어해서

옷하고 어울리지 않는데도 기어이 이 신발을 신겠다고 고집을 부리곤 했었지요.

그래서 너덜너덜 하도록 즐겨 신었던 신발이랍니다.

신발에 관심이 많았던지

자기 운동화를 신발장에서 죄다 꺼내놓고

옷솔로 신발을 털곤 했지요.

아빠의 구두솔로 닦지를 않나...

암튼 참 유별난 말썽꾸러기였는데

태어났을때 부터 초딩2학년쯤 까지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영상을

나중에 혼수1호로 주려구요.

한겨울에도 양말을 신지 않았던 아이는

지금도 춥다면서도 집에서는 언제나 까치발로 지냅니다.

25개월때 이미 한글을 깨쳐서 거실의 탁자에서

공부를 한다며 손으로 짚어가며 집중모드로 책을 읽는 영상을 찍어서

점심시간에 아이한테 보냈더니 빵~터져서

ㅎㅎ퇴근하고 돌아와서 깔깔대며 어린 시절 모습을 함께 보았답니다.

그 시절에도 겨울이면 이렇게 화분들이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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