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식품

된장 손보기

꿈낭구 2021. 1. 21. 14:35

재작년에 산골마을 장터에서 메주 네 덩이를 사다가
야심차게 담근 된장위에 
굵은 소금을 비닐에 넣어 위에 얹어두라는 어설픈 조언을 듣고
따라 했다가 소금이 녹아든 바람에 너무 짜서 망했다지요.
작년봄에 묵은 된장을 다 먹고 새 된장을 먹으려고 개봉했다가
그제서야 알고 뒤늦게 일부분만 된장에 콩을 삶아 치대서 
염도 조절을 했는데 겨울철이 아닌 봄날에 하게 돼서
김치통에 담아 김치냉장고에서 저온숙성을 시켜서 먹었거든요.
이사와서 된장항아리에 남아있는 짠 된장을 손봐야는데...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우.

어제 보리를 불려뒀다가 오늘 거사를...

찰보리 2리터 짜리 생수 병에 담아둔것을 불렸더니

솥단지에나 삶아얄만큼 양이 많네여.

너무 많으면 조금 덜어뒀다가

보리비빔밥을 해먹음 되긋다 싶었는데

남푠은 행여 눓을까봐 물을 자꾸 가져다 부어서

보리가 이렇게 질어졌어요.

그래서 잠시 두었더니 보리가 퍼지면서 조금 되직해지긴 했어요.

된장을 맛보니 여전히 짜더라구요.

그래서 한꺼번에 치대려면 힘들어서

조금씩 덜어서 된장에 삶은 보리를 넣고

조물조물 고루 섞으면서 치대서 김치통에 담아두고

또 다시 반복해서 된장과 보리를 치대기를 몇 번이나...

고루 치대서 섞어둔 김치통 속의 된장을 된장단지에 담았더니

항아리에 절반 쯤 이었던 된장이

양이 엄청 늘어났어요.

보리 삶은게 질어서 전체적으로 농도가 너무 질은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햇볕에 두면 된장이 되직해지니까 괜찮을것 같기도 하네요.

마무리를 하려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재작년 봄에 된장 담그면서 윗부분을

건다시마로 덮어주면 좋다기에 따라 해봤더니

다시마가 녹아들었는지 윗부분이 시컴시컴한 조각들이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상한줄 알고...

서둘러서 된장항아리 윗부분에서 걷어냈던 것을 덮어주려다가

예전에 된장 담글때 하던 방식대로 생김을 덮어두기로 했어요.

꼼꼼하게 생김으로 이불을 덮어주고 다독다독~!

그리고는 망을 덮어주고 그 위에 비닐을 덮고

굵은 소금 넣은 봉지로 위에 눌러두었어요.

광목으로 덮고 고무줄로 꽁꽁 싸매는데

비가 내려서 급히 2층 데크 처마밑으로 항아리를 옮겨

서둘러서 마무리를 해서 다시 원래 위치로 가져다 두었어요.

드댜 숙원사업을 끝내게 되얏네여.

이런 작업은 날씨가 추운 겨울에 해야 한다기에 이제나 저제나

언제쯤이 좋으려나

콩으로 해야할까 보리로 해야할까

고민고민만 하다가 이번에는 소신껏 그냥 마음 가는대로 했어요.

이제부터는 햇볕과 바람과 자연이 숙성시켜주는 일만 남았네요.

작년 봄에 짠 된장의 일부분 덜어서 콩을 삶아서 치댄 다음 때가 늦어서

김치통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넣어 저온숙성을 시켰었는데

염도도 좋고 맛은 좋았는데 햇볕에 두지 않아서인지

된장 농도가 질어서 좀 아쉬웠거든요.

이번에는 성공적으로 숙성이 되어얄텐데...

일단 제 역할은 여기까지고

이제는 자연에 맡기렵니다.

광목으로 씌워 꽃꽁 묶어서 유리뚜껑을 덮어주었는데

2층 데크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좀 불안해서

항아리 뚜껑을 사다가 교대로 덮어줘얄까봐요.

간장 단지를 열어봤어요.

간장 항아리 속에 하늘이 담겼네요.

햇볕에 간장이 많이 줄어들었네요.

간장은 얼마나 맛난지 몰라요.

된장도 맛있었는데 장가르기 하면서 소금을 덮는 바람에...

앞으로는 절대로 이와같은 실수는 하지 않을꼬야용.ㅠㅠ

이제 숙원사업을 끝냈으니

날 좋을때 가끔 열어서 맛을 보면 알겠지요?

장갑 끼고 에프런 입고 두건을 쓰고 했는데도

소매끝에서도 짠내가 솔솔 풍겨나고

들썩일때마다 된장냄새가 나서 샤워하고

오늘도 빨래가 한가득이네요.ㅎㅎ

 

 

'저장식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돼지감자 손질하기  (0) 2021.04.01
종합간장 만들기  (0) 2021.01.23
고추장아찌  (0) 2020.10.22
짠 된장 손보기  (0) 2020.10.18
아로니아청 만들기  (0) 2020.08.16